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13년 A매치 첫번째 상대는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다. 두 팀은 한국 시간으로 오늘 저녁 11시 잉글랜드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맞붙는다. 크레이븐 코티지는 프리미어리그 풀럼의 홈 구장이며 한국 대표팀이 2007년 그리스전(1-0 승), 2009년 세르비아전(0-1 패)와 평가전을 가졌던 경기장이다.

한국은 크로아티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2승2무1패를 기록했으며, 가장 최근이었던 2006년 1월 29일 홍콩에서 진행된 칼스버그컵에서 김동진과 이천수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독일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8차전을 대비하는 입장이다. 크로아티아는 최정예 멤버가 출격할 예정이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에게 최적의 평가전 상대로 꼽히고 있다.

1. 한국과 상대하는 크로아티아는 어떤 팀?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으로부터 분리 독립된 동유럽 국가다. 올드 축구팬들에게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3위 돌풍을 일으켰던 팀으로 회자된다. 당시 골든 슈(득점왕)를 달성했던 다보르 수케르를 비롯해서 즈보니미르 보반, 로베르트 야르니 등이 두각을 떨쳤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0위다. 34위를 기록중인 한국보다 월등히 높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A조에서는 3승 1무로 2위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유로 2012에서는 C조 3위(1승1무1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대회 우승팀 스페인에게 0-1로 패했음에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당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루카 모드리치는 날카로운 패싱력과 감각적인 기교, 부지런한 움직임을 과시하며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사비 알론소가 버텼던 스페인 중원을 공략했다. 그때의 강렬한 활약은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일원이 되는 계기가 됐다.

크로아티아는 모드리치를 비롯해서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 에두아르두, 다리요 스르나(이상 샤흐타르 도네츠크) 믈라덴 페트리치(풀럼) 등 축구팬들에게 낯익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했다. 만주키치와 페트리치는 각각 볼프스부르크와 함부르크에서 구자철과 손흥민 동료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공격진에 한 방이 강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것이 눈에 띈다. 한국 대표팀은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90분 동안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2. 경계 대상 1호. 마리오 만주키치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은 만주키치다. 올해 27세이며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8경기에서 14골 넣으며 득점 1위를 기록중이다. 볼프스부르크에서 활약했던 지난 시즌의 12골을 넘어섰다. 지난해 유로 2012에서 세 골 기록하며 독일 최고의 명문 클럽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으며, 물 오른 득점력을 과시한 끝에 독일 대표팀 간판 공격수 마리오 고메즈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겼다. 최근 3경기 연속 골(5골)을 터뜨리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골잡이로 거듭났다. 크로아티아의 지난해 마지막 A매치였던 10월 16일 웨일즈전에서 선제골을 작렬하며 크로아티아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만주키치는 공중볼 다툼과 몸싸움에 강한 타겟맨이며 동료 선수들이 밀어주는 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집중력이 강하다. 전형적인 타겟맨치고는 왕성한 움직임과 적극적인 수비 기여가 돋보인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4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것이 약점이나 지금 페이스라면 분데스리가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다.

만주키치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출 또 다른 공격수로는 니키차 옐라비치(에버턴)와 올리치를 꼽을 수 있다. 옐라비치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4경기에서 6골 기록중인 에버턴 부동의 타겟맨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9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진 것이 약점. 올리치는 올해 34세이며 전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 시절 고메즈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전성기가 지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0경기에서 7골 넣으며 소속팀의 준우승을 공헌했던 활약상, 그동안 많은 치렀던 경험을 무시하기 어렵다. 볼프스부르크에서는 왼쪽 윙어와 중앙 공격수를 번갈아 맡았다.

3. 이동국-박주영 투톱? 아니면 손흥민 공격진 가세?

크로아티아전 최대의 관심은 이동국(전북) 박주영(셀타 비고)의 공존 여부다. 두 선수는 한국 정상급 공격수라는 네임벨류와 달리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최상의 호흡을 과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실전에서 호흡을 맞출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전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8차전을 앞두고 펼쳐지는 평가전인 만큼 두 선수의 공존 여부를 실험하는 사실상 최종 테스트가 될 것이다. 따라서 최강희호는 이번 경기에서 이동국-박주영을 투톱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주영이 셀타 비고에서 지난해 11월 30일 알메이라전 이후 8경기 연속 골 침묵에 빠진 것이 변수로 작용한다. 소속팀에서는 로테이션 멤버로 분류된 상황.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7골 넣으며 팀의 에이스로 떠오른 손흥민(함부르크)과 대조적이다. 손흥민은 최근 첼시, 토트넘, 리버풀 같은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으며 크로아티아전이 런던에서 펼쳐지는 만큼 이번 경기에 대한 충분한 동기 부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중앙 공격수보다는 윙어로 많이 나섰다. 선발 출전 경험도 적은 편.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4. 김보경-이청용, 크로아티아전 맹활약 펼칠까?

한국 축구는 최근에 측면 공격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달성했으나 윙어들의 경기력이 미흡했던 단점이 있었다. 국가 대표팀도 마찬가지. 지난해 하반기에 펼쳐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 4차전 이란 원정에서 측면 공격의 위력이 살아나지 못했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 좌우 윙어를 맡았던 김보경(카디프 시티) 이청용(볼턴) 부진이 아쉬움에 남았다. 김보경은 안정감이 부족했으며 이청용은 2년 전 오른쪽 정강이 이중골절 부상에 따른 긴 공백기를 보낸 것이 대표팀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다.

김보경과 이청용은 크로아티아전 맹활약을 통해 대표팀 주전을 굳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활동중인 선수들 답게 잉글랜드 경기장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과시해야하는 기대치가 있다. 이 밖에 손흥민, 이승기(전북)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윙어로 나설 수 있는 인물들이다. 과연 어느 선수가 지난해 대표팀에서 펄펄 날았던 이근호가 차출되지 못한 공백을 메우며 최강희호 측면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5. 구자철vs모드리치, 중원 사령관 맞대결

당초 기대를 모았던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모드리치의 중원 대결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기성용은 피로누적으로 3일과 4일 훈련에 불참한 상황. 크로아티아전을 뛰더라도 최소한 풀타임 출전은 힘들 듯 하다. 최강희 감독이 그동안 유럽파들의 체력 안배를 도왔다는 점에서 어쩌면 결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있다. 런던 올림픽 대표팀 주장으로서 동메달을 이끌었던 그가 크로아티아전 승리를 주도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구자철은 최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오른쪽 윙어를 맡고 있으나 주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패스 성공률은 팀 내 미드필더 2위(83.6%)로서 정교한 패싱력을 자랑하며 부지런한 움직임과 빼어난 탈압박이 일품이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13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했으며 지난 주말 원 소속팀 볼프스부르크전에서 1도움 올리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딱히 부진한 경기가 드물 정도로 최근 페이스가 좋다.

반면 모드리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적료 3500만 유로(약 513억 원)의 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선발과 교체 출전을 번갈아가는 상황. 프리메라리가에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패스 성공률은 팀 내 10경기 이상 뛰었던 선수 중에서 가장 높다.(87.1%) 지금까지 크로아티아의 중원 사령관으로 맹위를 떨쳤던 경험과 유로 2012를 통해 세계 최정상급 플레이메이커로 도약한 명성을 놓고 볼 때 한국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모드리치 공략에 나설 한국의 중원 전략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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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지난 21일 첼시-아스널 경기에서는 페르난도 토레스가 삭발한 머리를 선보이며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같은 날에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의 공격수로 뛰었던 지브릴 시세의 카타르 알 가라파 임대가 공식 발표됐다. 이들에게는 한 가지 교집합이 있다. 공격수로서 골이 부족했던 책임을 지고 말았다. 토레스는 지난 2년 동안 첼시에서 먹튀 논란에 시달렸고 시세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8경기에서 3골에 그쳐 QPR 꼴찌 추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게 됐다.

토레스와 시세는 1월 이적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들을 맞이했던 공통점이 있었다. 토레스 소속팀 첼시는 뉴캐슬 간판 공격수 뎀바 바를 750만 파운드(약 126억 원, 토레스 이적료의 15%!)에 영입하며 공격력 보강을 꾀했다. 뎀바 바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6일 사우스햄프턴전에서 2골 넣으며 첼시의 5-1 대승을 이끄는 임펙트를 과시했다. 열흘 뒤 사우스햄프턴전에서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강력한 파워와 위력적인 제공권 장악능력, 적극적인 몸놀림에 이르기까지 '드록바 대체자'로서 부족함 없는 활약을 펼쳤다. 7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진 토레스와 달랐다.

시세는 QPR이 로익 레미를 영입하면서 사실상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다. QPR이 첼시 같은 빅 클럽이었다면 로테이션 시스템에 의해 팀에 잔류했을지 모를 일이지만 현실은 꼴찌 클럽의 공격수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3골 넣었음에도 최전방에서 위축된 플레이를 거듭하며 팀의 공격력 약화를 초래했다. 해리 레드냅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데 실패한 이유. 반면 레미는 지난 주말 웨스트햄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QPR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QPR로서는 레드냅 체제에서 시세의 부활을 기대할 필요 없게 됐다.

토레스와 시세의 명성만을 놓고 보면 첼시와 QPR의 간판 공격수로 맹위를 떨쳤을지 모른다. 시세의 경우 지난 시즌 후반기 QPR 이적후 8경기에서 6골 넣으며 반짝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프로는 실력으로 말한다. 아무리 네임벨류가 화려한 선수라도 실적이 저조하면 소용없다. 다른 선수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거나 팀을 떠나야 한다.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그 해 부진한 선수는 연봉 삭감의 책임을 지게 된다. 토레스와 시세는 프로의 숙명을 받아들이게 됐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주방에서 조리원들의 역할이 다르듯 축구에서는 선수 11명의 임무가 포지션마다 차이가 있다. 축구는 골로 경기 결과를 결정짓는 스포츠이며 상대팀 골대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공격수는 득점을 해결해야 하는 존재가 된다. 때로는 미드필더와 수비수가 골을 터뜨릴 때가 있지만(어떤 때는 골키퍼가 골을 넣는다) 어느 팀이든 공격수의 득점이 많다. '미추 효과'로 톡톡한 재미를 봤던 스완지 시티를 봐도 축구에서는 공격수 득점력이 팀의 승패를 좌우하게 쉽다.

로베르토 만치니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얼마전 현지 언론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차이는 로빈 판 페르시의 유무였다"고 밝혔다. 판 페르시는 지난 시즌 종료 무렵까지 맨체스터 시티 이적이 유력했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었다. 시티가 유나이티드보다 선수 영입 및 주급에 더 많은 돈을 쏟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 아스널 출신 선수를 두루 영입했던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판 페르시의 행선지는 올드 트래포드였다. 올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를 질주하며 퍼거슨호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반면 만치니호는 마리오 발로텔리 슬럼프, 다비드 실바의 시즌 전반기 폼 하락 등을 이유로 지난 시즌의 불꽃 같은 득점력을 재현하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발로텔리를 다른 팀에 보내고 판 페르시를 영입했다면 지금쯤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내달렸을지 모를 일이다. 공격수 한 명의 존재감이 라이벌끼리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국내 축구도 다르지 않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동국의 대표팀 발탁을 원치 않는다. 그가 국내용이라는 이유만으로 폄하한다. 그러나 공감하지 않는다. 이동국이 대표팀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원인은(지난해 한 번 제외되었음을 감안해도) K리그 클래식에서 그를 넘어설 국내 공격수가 없다. 2011, 2012시즌 이동국보다 더 많은 골을 기록했던 국내 공격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더욱이 이동국은 2011년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달성하며 아시아 정상급 공격수임을 실력으로 과시했다.

유럽파로 눈을 돌리면 이동국 대표팀 발탁이 설득력을 얻는다. 박주영은 셀타 비고의 백업 멤버이며, 지동원은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잘 치렀으나 아직 실전 감각이 쌓이지 않았으며, 손흥민은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두각을 떨치지 못했다. 누군가는 대표팀에서 지동원과 손흥민 같은 영건들에게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할지 모르겠지만, 최강희호는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본선 진출권을 획득해야 하는 절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변화보다는 안정, 그리고 이동국 경쟁력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

축구의 전술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거듭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가 유럽 최고의 리그로 군림했던 시절도 있었다. 불과 10년 전 호나우두와 지네딘 지단이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군림했다면 지금은 리오넬 메시의 시대다. 하지만 공격수가 골을 넣어야 한다는 교훈은 앞으로도 불변할 것이다. 많은 축구팬들이 선호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득점력이 뛰어난 공격수는 생존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선수는 외면받을 것이다. 토레스는 본인이 심기일전을 위해 삭발했지만 뎀바 바와 경쟁하면서 주전을 위협받게 되었고 시세는 결국 카타르로 떠났다. 축구는 치열한 생존 경쟁속에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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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홈에서 호주에게 덜미를 잡혔다. 14일 오후 7시 경기도 화성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진행된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전반 12분 이동국이 선제골을 넣었으나 전반 44분 니키타 루카비츠야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며 후반 42분에는 로버트 콘스와이트(K리그 등록명 코니, 전남 소속)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1998년 2월 11일 이후 14년만에 A매치에서 호주에게 패했으며 최근 A매치 2연패를 당했다.

[전반전] 이동국 선제골, 그러나 수비 집중력 아쉽다

양팀은 경기 초반에 탐색전을 펼쳤다. 한국은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끼리 볼을 돌리면서 호주의 수비 배후 공간을 찾는데 주력했다. 국내파 위주로 선발 라인업이 구성된 이유 때문인지 이른 시간부터 연계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호주 선수들은 원정팀 답게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다. 전반 10분을 전후로 3선 라인을 올리면서 한국의 후방을 압박하려는 자세를 취했다. 한국의 공격 템포를 늦추겠다는 의도. 하지만 호주의 달라진 전술이 한국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은 전반 12분 이동국 선제골로 1골 앞섰다. 이승기가 오른쪽 측면을 질주하는 과정에서 신광훈 롱패스를 받아 골문쪽으로 크로스를 띄웠던 볼을 이동국이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받아내면서 호주 골망을 흔들었다. 특히 신광훈 롱패스가 호주의 약점을 찔렀다. 호주 미드필더들의 활동 반경이 이전보다 앞쪽으로 빠졌던 틈을 노려 전방쪽으로 롱패스를 띄운 것. 그 이전인 전반 10분에는 하대성이 왼쪽에 있는 이근호에게 스루패스를 찔러주면서 역습이 전개됐다. 한국은 이동국 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면서 한동안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27분 이근호가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소강 상태에 빠졌다. 이근호처럼 그라운드를 활발히 질주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어줄 미드필더가 눈에 띄지 못했다. 패스 템포도 느려지면서 공격의 맥이 끊기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전반 중반까지는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전반 33분 슈팅 숫자에서 7-1(개)로 앞서면서 호주에게 쉽게 골 기회를 내주지 않으려 했다.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인 수비 가담에 의한 압박을 펼친것이 주효했다. 호주는 전반전 내내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1-0 리드에 도취되었는지 전반 막판에 수비 집중력이 저하됐다. 전반 37분 호주 공격수 루카비츠야에게 중거리 슈팅을 내줬을 때 미드필더들의 압박이 느슨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전반 42분에는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이 열리기도 했다. 정인환 커버 플레이에 의해 상대팀 공격을 끊었으나 전반 44분 루카비츠야에게 노마크 상황에서 동점골을 허용했다. 근본적으로 박스 바깥에서 압박이 약해지면서 오어의 스루패스를 허용했고 박스 안에서는 수비수가 루카비츠야의 움직임을 놓쳤다. 호주전에서도 수비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다.

[후반전] 답답한 경기력 거듭, 1-2 역전패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4명의 선수를 바꿨다. 신광훈-김영권-정인환-하대성을 대신해서 김창수-최재수-황석호-고명진이 교체 투입했다. 수비수 네 명 중에 세 명을 바꾼 것. 전반전에 무난한 모습을 보였던 김기희는 풀타임 출전을 보장 받았다. 한국은 후반전에 지공을 펼치면서 점유율을 높였다. 많은 공격 기회를 통해 골을 노리겠다는 의도. 하지만 호주의 빠른 수비 전환에 의해 박스 안쪽을 파고드는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못했다. 전반 27분 조커로 나섰던 김형범이 활기를 띄지 못하면서 이근호 부상 공백을 메우는데 실패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13분 김신욱을 김형범 대신에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6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썼다. 김신욱은 4-1-4-1의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했으나 때로는 최전방으로 올라가면서 호주 수비수와 몸을 부딪혔다. 왼쪽 풀백 최재수의 재치도 돋보였다.

한국은 후반 초반에 이어 중반에도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여전히 호주의 끈질긴 수비를 벗겨내지 못했다. 대표팀 경기에 자주 모습을 내밀지 못했던 선수 위주로 후반 남은 시간을 보내면서 조직력이 불안했다. 특히 미드필더 5명의 A매치 평균 출전 횟수는 4.25경기에 불과했다.(호주전 제외) 빠르고 정확한 패스가 지속적으로 연결되지 못한데다 호주 수비에 의해 공격이 거듭 끊기면서 후반 25분 이후 상대팀에게 주도권을 허용했다. 김신욱 투입 효과도 미미했다. 김신욱 머리를 겨냥한 긴 패스가 활발하지 못했고 정확도까지 떨어졌다.

수비까지 불안했다. 후반 40분 황석호가 동료 선수에게 횡패스를 연결한 볼이 바발리에게 차단 당하면서 역습을 허용했다. 2분 뒤에는 콘스와이트에게 역전골을 내주고 말았다. 호주의 프리킥 상황에서 양팀 선수가 문전에서 혼전을 벌일 때 콘스와이트가 앞쪽으로 접근하면서 왼발로 가볍게 볼을 밀어넣었다. 한국은 남은 시간 공격에 올인했으나 호주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고 경기는 1-2 패배로 끝났다.

-한국vs호주, 출전 선수 명단-

한국(4-1-4-1) : 김영광/김영권(후반 0분 최재수)-정인환(후반 0분 황석호)-김기희-신광훈(후반 0분 김창수)/박종우/이승기-황진성-하대성(후반 0분 고명진)-이근호(전반 27분 김형범, 후반 13분 김신욱)/이동국
호주(4-4-2) : 슈워처/트와이트-콘스와이트-닐-맥고원/오어-발레리(후반 12분 베히치)-홀란드-톰슨(후반 22분 로지크)/브로스케(후반 43분 렉키)-루카비츠야(후반 37분 바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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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왕' 이동국(33, 전북)은 지난 1월 23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했다. 당시 이경규는 "이동국에게 월드컵이란?"이라고 물었다. 이동국의 답은 이랬다.

"아직 제가 이루지 못한 숙제인 것 같아요. 모든 큰 대회 때마다 항상 골을 넣었는데 유독 월드컵에서는 아직 골이 없어요. 그거는 제가 풀어야 할 숙제인데, 글쎄요.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나갈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겠죠. 저는 국가대표 은퇴라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요. 축구를 시작하면서 마지막 축구화 끈을 푸는 순간까지는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을 가져야 하고, 월드컵에 대한 희망을 가져야 하고요. 2014년까지 제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뛸 수 있다면 도전해 보고 싶어요."

아마도 한국 축구 역사상 이동국만큼 월드컵 사연이 기구한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황선홍은 네 번의 월드컵 도전 끝에 국민적인 영웅이 되었지만, 이동국은 네 번의 월드컵에 도전했거나 그 직전 단계에 있었지만 '국내용' 오명을 떨치지 못했다.

물론 이동국이 국제 경기에 강할 때가 있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국제 경기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가 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한 탓도 있다.

이동국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 종료 직전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쳤다. 끝내 한국이 탈락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동국을 비난했다. 월드컵 종료 후에는 감독이 바뀌면서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렇게 그의 월드컵 도전은 끝나는 듯싶었다.

하지만 전북에서 절치부심 끝에 다시 태극 마크를 달았고, 자신의 부활을 도왔던 '스승이자 은인' 최강희 감독이 지난해 연말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최근까지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동국은 26일 발표된 대표팀의 이란전 원정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시 그의 월드컵 도전에 위기가 찾아왔다.

이동국, 파란만장했던 대표팀 14년

이동국은 대표팀에서 14년 동안 A매치 93경기에 출전하여 29골 넣었다.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은 없었지만 1998년부터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롱런했다. 그는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 원정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중에서 2000년대 이전에 대표팀에서 뛰었던 유일한 선수였다. 이동국은 온갖 실패와 시련을 겪었으나 월드컵에서 골 넣는 목표를 품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파란만장했던 이동국의 스토리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시작한다. 포철공고 졸업 후 당시 K리그 포항에서 발군의 골 결정력을 과시하며 당시 대표팀을 지휘했던 차범근 전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월드컵 본선 2차전 네덜란드전에서 후반 32분 교체 투입했을 때는 이미 한국의 패색이 짙어졌다. 그는 후반 막판에 빨랫줄 같은 중거리 슈팅을 날리면서 한국의 무기력한 경기력에 답답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록 한국은 0-5로 대패했지만 이동국은 대중들에게 '미래 한국 축구를 빛낼 유망주'로 부각되었고, 이는 K리그의 르네상스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동국은 대중들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근본적으로 혹사에 시달렸다.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 경기를 병행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부진은 무릎 부상 뒤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뛰었기 때문이다. 그해 아시안컵에서는 6골로 득점왕에 올랐으나 오른쪽 무릎을 붕대로 감으면서 이룬 악전고투였다.

2001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에 진출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도 무릎 부상 후유증과 연관이 깊다. 슬럼프에 빠진 이동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동국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때는 2004년이었다. 상무에서 재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면서 당시 대표팀 신임 사령탑이었던 본프레레 전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아시안컵 4경기 4골로 대표팀 주전 공격수 자리를 되찾았다. 그해 12월 A매치 독일전에서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였던 올리버 칸을 상대로 오른발 발리슛을 쏘아 올리며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고 국민적인 신뢰를 되찾았다.

본프레레호에 이어 아드보카트호에서도 발군의 공격력을 과시하며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4년 전 한일월드컵의 아쉬움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동국에게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2006년 4월 K리그 경기 도중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월드컵 본선 출전이 좌절됐다. 한일월드컵 좌절을 극복하기 위한 4년의 노력이 물거품됐다.
 
이듬해 1월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진출했으나 무릎 부상 후유증에 시달렸다. 그해 여름 아시안컵에서는 조재진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 끝에 무득점에 그쳤으며, 음주 파문에 휘말리면서 1년간 대표팀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2008년 5월에는 미들즈브러, 12월에는 성남에서 경기력 부진으로 방출되는 시련을 겪었다.

내리막길에 빠진 이동국에게 부활의 손길을 내밀었던 인물은 최강희 당시 전북 감독이었다.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의 믿음을 얻으며 예전의 기량을 회복한 끝에 2009년 K리그 21골로 득점왕에 오르면서 팀 우승을 이끌었다.

비록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부진했고, 조광래 전 감독과의 전술적인 괴리감을 지우지 못했지만 전북에서는 꾸준히 펄펄 날았다. 지난해 연말에는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다시 태극 전사가 됐다. 올해 2월 A매치 2경기에서는 3골 넣으며 자신의 건재함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골을 넣었으나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고, 결국 이번 이란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강희 감독의 '이동국 포기'는 옳았다

결과적으로 최강희 감독의 이동국 포기는 옳은 판단으로 보인다. 대표팀 발탁은 어느 선수든 공정한 시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축구 실력이 다른 누구보다 월등하거나 감독의 신임을 받는 선수라도 컨디션이 떨어지면 대표팀으로 발탁해선 안 된다. 대표팀은 최정상급 기량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가 모인 집단이어야 한다.

이동국은 33세 노장이다. 대표팀 벤치를 지키면 후배들 시선에 부담을 느끼기 쉽다. 최강희 감독도 이란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절대적으로 경기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동국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부진했다. 7월 이후 K리그 12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이란전 엔트리 발표 이전까지를 말한다.) 반면 3~6월 K리그 14경기에서는 12골 기록했다. 체력적 부담과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었던 과부하 때문인지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평소만큼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더욱 이란 원정은 10만 관중이 운집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그 경기장은 해발 1273m 고지대에 있다. 원정팀이 체력적으로 불리하다. 이동국처럼 컨디션이 좋지 못한 선수가 이란 원정에 참여하면 대표팀 전력의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참고로 한국 국가 대표팀은 지금까지 이란 원정에서 승리한 경험이 없다. (올림픽 대표팀은 승리한 적이 있다.)

이동국의 대표팀 제외는 최강희 감독의 소신으로 보인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 사령탑 시절부터 이동국과 인연을 맺었다. 대표팀 사령탑 부임 이후에는 조광래 전 감독의 눈도장을 받지 못했던 이동국을 주전 공격수로 기용했다. 하지만 이동국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최강희 감독이 이동국을 편애하는 것이 아니냐'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물론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 대표팀 제외'를 결단하면서 여론을 의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동국의 스승이 아닌 대표팀 감독으로서 마땅한 결정을 내렸을 뿐이다.

과연 이동국은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할까?

최강희 감독은 이란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동국이 소속팀에서 잘하면 다시 대표팀으로 발탁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자신의 임기가 2013년 6월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까지라고 못 박았다. 만약 최 감독 뜻대로 한국의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고 전북으로 돌아가면 새로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것이다. 최 감독이 브라질월드컵 본선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도 있지만, 2014년 한국 대표팀을 이끌 지도자가 이동국을 발탁할지 아직 알 수 없다.

이동국은 2014년이면 35세다. 사실상 브라질월드컵이 현역 선수로서는 마지막 월드컵이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에 포함되기까지, 그리고 본선에서 많은 시간 출전하기에는 체력적 한계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전북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K리그 2위) 2012년 32강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2013년에 만회해야 한다. 이동국은 전북의 에이스로서 앞으로 많은 경기를 뛸 수밖에 없다.

만약 이동국이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한다면 선발보다는 조커에 무게감이 실린다.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던 두 경기에서도 조커로 투입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A매치에서 교체 선수로 골을 넣은 경험이 많지 않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후반전 교체 투입이 빈번했으나 무득점에 그쳤다. 이동국은 후반전에 경기 흐름을 바꾸는 조커의 기질보다는 선발 선수로서의 경쟁력이 더 강했다.

그렇다고 이동국의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벌써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2014년에도 꾸준히 몸을 관리하고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준우승팀 네덜란드에서 주장으로 활약했던 왼쪽 풀백 판 브롱크호르스트는 4강 우루과이전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골을 성공시켰다. 당시 그의 나이는 35세였다.

한국에서 이동국은 어떤 선수였나

이동국을 향한 사람들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평소 K리그를 좋아했던 축구팬이라면 이동국을 현역 선수 중에서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꼽을 것이다. 그러나 K리그와 익숙하지 않거나 폄하하는 사람들에게 이동국은 비난의 대상이다. '이동국은 국내용'이라는 비아냥이 등장한 것도 이와 밀접하다.

실제로 이동국이 전북에서 골을 넣을 때 포털 뉴스 댓글에서 그를 비난하는 악플러를 흔히 볼 수 있다. 그가 대표팀이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안티팬이 쌓였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축구 선수로서 성공했다. 단지 월드컵 골과 인연이 없었을 뿐이다. '비운의 스타'라는 이미지는 그래서 생겼다. 예전에 비해 '대표팀이 K리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대표팀 중심주의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대중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K리그보다 대표팀이 더 익숙하다. 이 때문에 이동국의 K리그 활약이 평가절하된 측면도 있다. 

이동국은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해 골을 넣는 시나리오를 오랫동안 갈망했을 것이다. 그는 K리그에서 화려한 나날을 보냈고 대표팀에서 14년 동안 롱런했지만 축구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것은 아니다.

이동국은 여전히 꿈꾸고 있다. 이란전 엔트리 제외는 그가 지금까지 겪은 시련에 비하면 별 거 아니다. 이동국의 꿈 실현은 개인적인 영예로만 머물지 않는다. 그가 월드컵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면 많은 국민이 환호할 것이다.

사자왕 이동국의 포효가 기대되는 이유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무승부에 그쳤다. 11일 저녁 10시(한국 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크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13분 기성용 자책골로 힘든 초반을 보냈다. 전반 44분에는 곽태휘가 동점골, 후반 10분에는 이동국이 역전골을 넣었으나 후반 13분 산자르 투르수노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A매치 우즈베키스탄전 5연승 도전이 무산되었으며 A조에서 2승1무를 기록했다. 10월 17일 오전 0시 30분 이란 원정이 부담스럽게 됐다.

[전반전] 자책골 허용했던 기성용, 곽태휘 동점골 도왔다

한국은 경기 초반 우즈베키스탄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전반 1분 왼쪽 윙어 하사노프가 한국 오른쪽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돌파를 시도했으며 전반 5분에는 오른쪽 윙어 투르수노프가 김보경-박주호를 뚫으려 했다. 공격 옵션들은 한국의 빌드업이 시작되기 전에 포어체킹을 펼쳤으며 수비시에는 윙어들이 아래쪽으로 자주 내려오면서 포백을 보호했다. 원정팀 한국은 후방에서 볼을 돌리는 시간이 많았으나 전체적인 공격 전개 속도는 느렸다. 전반 8분 후방에서 이근호쪽으로 연결되는 롱볼을 띄웠을 정도로 미드필더진에서 유기적인 패스워크가 살아나지 못했다.

홈팀 기세에 눌린 한국은 전반 13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제파로프 오른쪽 코너킥이 한국 골문에서 투르수노프 헤딩 슈팅으로 이어졌고, 볼이 기성용 머리를 맞추고 말았다. 그 이전 바카예프에게 실점을 허용할 뻔한 장면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바카예프가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받아 골키퍼 정성룡을 제친 뒤 슈팅을 날린 것을 이정수가 걷어내면서 코너킥이 됐다. 문제는 한국의 수비 뒷 공간이 계속 뚫렸다.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부족했으며 특히 고요한이 하사노프를 비롯한 상대팀 선수를 번번이 놓쳤다.

한국은 전반 23분까지 슈팅 1-5(유효 슈팅 0-4, 개)로 밀렸다. 우즈베키스탄의 강력한 압박을 받으면서 중원 장악에 실패했고 좌우 윙어들의 돌파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이동국이 고립됐다. 탈압박에 강한 구자철 결장이 아쉬웠다. 그나마 이근호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중앙과 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팀의 공격 기회를 마련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뒷받침하지 못했다. 전반 25분 이후에는 이근호가 오른쪽 측면, 이청용이 중앙으로 스위칭하면서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그러나 전반 27분 박주호 왼쪽 크로스가 완만하게 향하면서 왼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공격이 연출되지 못했다. 한국의 공격 불균형이 벌어진 것이다.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은 전반 44분 곽태휘 동점골로 1:1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기성용이 먼 거리에서 오른발 프리킥을 올린 것을 곽태휘가 헤딩골을 터뜨렸다. 이 골이 없었으면 한국은 남은 시간 공격에 올인하면서 수비에 부담을 느껴야 했다. 곽태휘 골은 1골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전반전 부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반전만을 놓고 보면 하대성-고요한 선발 투입은 실패작이다. 두 선수는 서울의 K리그 1위 도약을 기여했으나 그동안 대표팀에서 동료 선수들과 어느 정도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평가전과 달리 대표팀 경험을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하대성은 예상과 달리 최강희호 4-2-3-1에 어울리지 않는 듯 했다. 서울에서는 앵커맨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되면서 팀의 공격을 조율하거나 골을 노렸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평소와 다른 역할을 맡았는지 패스의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중원 장악 및 기성용과의 공존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성용은 김한윤(서울 시절) 김정우(남아공 월드컵) 박종우(런던 올림픽) 같은 수비력이 악착같은 선수와 호흡을 맞출때 공격력이 살아나는 타입이다. 최강희호가 기성용-하대성 공존을 생각해봐야 한다.

[후반전] 이동국 동점골, 그러나 3분 뒤 동점골 허용...2:2 무승부

한국 선수들은 후반전이 되면서 몸놀림이 가벼워졌다. 우즈베키스탄이 전반 초반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는지 전반 25분 무렵부터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한국에게 주도권을 허용했다. 그 흐름이 후반전에도 이어지자 한국 미드필더들의 패싱력이 살아났다. 후반 9분에는 김신욱이 이청용을 대신해서 교체 투입하면서 이동국과 투톱을 맡았다. 이근호는 오른쪽 윙어로 전환했다.

후반 10분에는 이동국이 역전골을 작렬했다. 골문 중앙에서 박주호 크로스를 왼발로 받아낸 뒤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부진했으나 결정적 한 방을 터뜨렸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13분 투르수노프에게 동점골을 허용 당하면서 스코어는 2-2가 됐다. 제파로프의 오른쪽 코너킥이 투르수노프의 헤딩골로 이어졌다. 한국은 제파로프 코너킥 상황에서 2실점 내줬다. 선수들의 세트 피스 수비가 매끄럽지 못했다.

한국은 2-2가 되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진 기색을 보였다. 공격 전개가 다시 둔화되자 후방에서 부정확한 롱볼이 올라왔다. 후반 20분에는 수비수들이 제파로프를 놓치는 장면이 있었으며 2분 뒤에는 이정수 패스미스가 우즈베키스탄 역습으로 이어질 뻔했다. 후반 25분 역습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우즈베키스탄에게 경기 주도권을 빼앗겼다. 1분 뒤에는 이근호가 벤치로 들어가고 박주영이 조커로 투입됐다. 박주영은 후반 31분 동료 선수에게 킬러 패스를 찔러줬다. 볼이 상대 수비에 막혔지만 시도가 나쁘지 않았다. 소강 상태였던 한국 선수들에게 과감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37분 하대성을 대신해서 윤빛가람을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대성이 교체 이전에 상대 수비의 거친 태클에 넘어졌던 요인도 있지만, 윤빛가람은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킥력까지 뛰어나다. 결정적인 공격 전개로 골 기회를 노리겠다는 최강희 감독의 심산이다. 후반 46분에는 박주영 슈팅이 우즈베키스탄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결승골을 놓쳤다. 끝내 한국은 2:2로 비겼다.

-한국vs우즈베키스탄, 출전 선수 명단-

한국(4-2-3-1) : 정성룡/박주호-이정수-곽태휘-고요한/기성용-하대성(후반 37분 윤빛가람)/김보경-이근호(후반 26분 박주영)-이청용(후반 9분 김신욱)/이동국
우즈베키스탄(4-4-1-1) : 네스테로프/가도예프-이스마일로프-필립오시얀-쇼라메도프/하사노프(후반 36분 갈리우린)-무사예프-카파제-투르수노프/제파로프/바카예프(후반 20분 게인리히)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