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사령탑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함부르크 전 감독의 경력에 대하여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판 마르바이크 전 감독은 2000년대 페예노르트 감독 시절 송종국과 이천수, 일본의 오노 신지 같은 동양인 선수들을 활발하게 기용했던 경험이 있다. 페예노르트 시절이 자신의 클럽팀 사령탑 최고의 경력이었다면 함부르크 시절 8연패는 최악의 경력으로 판단하기 쉽다.
냉정히 말해서 함부르크 시절 8연패는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이 사실이다. 네덜란드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을 이끌었던 감독 답지 않게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8번 연속 패한 것은 그의 지도자 생활의 대표적인 꼽을만 하다. 그러나 글쓴이는 8연패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사진=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전 함부르크 감독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판 마르바이크 전 감독의 함부르크 시절을 되짚어보자. 함부르크가 그를 영입한 것은 지난해 9월 23일이며 분데스리가 1승 1무 3패로 부진했을 때였다. 토어스텐 핑크 전 감독을 경질하면서 판 마르바이크 당시 신임 감독 영입이라는 승부수를 꺼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9월 28일 프랑크푸르트전 2-2 무승부, 10월 6일 뉘른베르크전 5-0 승리, 10월 20일 슈투트가르트전 3-3 무승부, 10월 27일 프라이부르크전 3-0 승리를 통해 분데스리가 4경기에서 2승 2무 성적을 거두며 함부르크의 위기를 잠재우는듯 했다. 4경기 동안 13골 퍼부었던 화력이 놀라웠다.
11월 초순에는 삐끗했다. 2일 묀헨글라드바흐전 0-2 패배, 9일 레버쿠젠전 3-5 패배가 아쉬웠다. 특히 레버쿠젠전에서는 손흥민에게 해트트릭을 허용당했다. A매치 데이 이후에 치렀던 11월 24일 하노버전에서는 3-1로 이기면서 2연패를 만회했고 11월 29일 볼프스부르크전에서는 1-1로 비겼다. 12월 3일 DFB 포칼컵 16강 FC 쾰른전에서는 2-1로 이기면서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어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함부르크는 9월 28일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9경기 동안 22골 퍼부었다. 이때까지는 함부르크의 판 마르바이크 체제가 순항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함부르크 8연패 경기는 이렇다. 분데스리가 7연패 DFB 포칼컵 패배까지 겹쳐서 8연패가 맞다.
2013년 12월 7일 아우크스부르크전 0-1 패 (분데스리가)
2013년 12월 14일 바이에른 뮌헨전 1-3 패 (분데스리가)
2013년 12월 21일 마인츠전 2-3 패(분데스리가)
2014년 1월 26일 샬케04전 0-3 패(분데스리가)
2014년 2월 1일 호펜하임전 0-3 패(분데스리가)
2014년 2월 8일 헤르타 베를린전 0-3 패(분데스리가)
2014년 2월 12일 바이에른 뮌헨전 0-5 패(DFB 포칼컵 8강)
2014년 2월 15일 브라운슈바이크전 2-4 패(분데스리가)
판 마르바이크 전 감독이 8연패를 당했던 원인은 수비력 약화였다. 지난해 12월 14일 바이에른 뮌헨전부터 브라운슈바이크전까지 7경기 연속 3실점 이상의 패배를 당했다. 팀의 수비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면서 연패의 늪에 빠졌던 것. 함부르크 수비는 손흥민이 활약중이었던 핑크 전 감독 시절에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3월 31일 바이에른 뮌헨전 2-9 대패를 봐도 알 수 있다. 함부르크의 수비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판 마르바이크 전 감독은 브라운슈바이크전을 마친 뒤 경질됐다. 함부르크 지휘봉을 잡은 이후 분데스리가 15경기 3승 3무 9패, DFB 포칼컵 2경기 1승 1패를 포함하여 총 17경기에서 4승 3무 10패에 그쳤다.
현재 판 마르바이크 전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한국 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받았다.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으나 현재까지 국내 여론에서는 그의 한국행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어쩌면 판 마르바이크 전 감독의 함부르크 8연패를 보며 그가 한국 감독을 맡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월드컵 준우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것은 사실이나 유로 2012 본선 3전 전패 및 함부르크 8연패는 그의 지도력 오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글쓴이는 오히려 그 약점이 대한축구협회가 그를 영입하기 좋은 상황이 되었다고 판단된다. 판 마르바이크 전 감독의 가치가 낮아지면서 대한축구협회가 제시하는 연봉을 수락할 확률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현실적으로 대한축구협회가 외국인 감독 영입에 엄청난 규모의 연봉을 지출하기는 어렵다. 대략 10~25억 원의 금액에 외국인 감독을 데려와야 하는 상황이다. 판 마르바이크 전 감독이 그 금액을 만족할지 알 수 없으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높은 연봉을 고집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 판 마르바이크 전 감독의 최종 선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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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가요. 좋은 하루 되세요. ^^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