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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함부르크의 2-9 대패, 사상 최악의 졸전

 

토르스텐 핑크 감독이 지휘하는 함부르크가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 원정에서 대량 실점 패배를 당했다. 3~4골 실점한 것도 아닌 9실점을 범하며 사상 최악의 졸전을 펼쳤다.

함부르크는 한국 시간으로 31일 오전 2시 30분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7라운드 뮌헨 원정에서 2-9로 패했다. 전반 5분 세르단 샤키리에게 실점을 범하면서 거듭 골을 내줬다. 이날 클라우디오 피사로에게 4골을 허용했으며, 아르연 로번에게 2골, 샤키리-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프랑크 리베리에게 1골씩 내줬다. 후반 30분에는 제프리 브루마, 후반 41분에는 하이코 베스터만이 득점을 올렸으나 많은 축구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의 시즌 10호골은 무산됐다.

뮌헨 원정에서 대패를 당한 함부르크는 8위에서 9위로 미끄러졌다. 4위 샬케04와의 승점 차이가 1점에서 4점으로 벌어지면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전망이 어려워졌다. 분데스리가 선두 뮌헨은 2위 도르트문트와의 승점 차이를 20점으로 벌리면서 조기 우승을 눈 앞에 뒀다.

함부르크, 전반전에만 5실점 허용...매우 불안한 수비

홈팀 뮌헨은 샤키리 선제골에 의해 산뜻한 출발을 했다. 샤키리는 전반 5분 함부르크 진영 중앙에서 크루스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 이후에는 뮌헨이 유리하게 경기를 풀었다. 지공을 통해 점유율을 늘리면서 때로는 문전 침투를 시도하여 함부르크의 역습 의지를 떨어뜨렸고, 수비 전환시에는 함부르크가 패스 지점을 다양하게 확보하지 못하도록 미드필더들이 강력한 압박을 가했다. 다음 경기인 유벤투스전 때문인지 경기 초반부터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았으나 공수에서 완급을 조절하며 함부르크 선수들을 압도했다.

반면 함부르크는 뮌헨에게 기선 제압을 당하면서 평소보다 힘든 경기를 펼쳤다. 0-1 열세로 수비라인을 올리지 못하면서 미드필더들의 공격 부담이 커졌으나 뮌헨 진영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다. 원톱 루드네브스는 일찌감치 뮌헨 수비에 봉쇄 당하고 말았다. 전반 17분에는 손흥민이 박스 바깥에서 필립 람을 따돌리고 오른발 터닝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낮게 향하면서 노이어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슈팅 시도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

뮌헨은 전반 19분에 추가골을 얻었다. 슈바인슈타이거가 골대 가까이에서 샤키리의 왼쪽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밀어 넣으면서 뮌헨이 2-0으로 앞섰다. 그 이후에도 함부르크의 불안한 수비를 틈타 골 기회를 노렸다. 전반 21분 피사로가 박스 안으로 쇄도했을 때 직접 함부르크 수비를 따돌리고 슈팅을 날렸으나 볼은 골대 바깥을 스쳤다. 전반 30분에는 로번의 코너킥이 피사로의 오른발 슈팅에 이은 세번째 골로 이어졌으며, 전반 33분에는 로번이 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안쪽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피사로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함부르크는 경기 시작 후 33분 만에 4실점을 범하며 수비에서 거듭 약점을 드러냈다.

뮌헨은 전반 45분 피사로 추가골에 의해 5-0으로 달아났다. 샤키리 슈팅이 골 포스트를 강타하면서 볼이 굴절되었으나 근처에 있던 피사로가 왼발로 리바운드 슈팅을 날리면서 추가 득점을 얻었다. 만주키치-뮬러-리베리-고메스를 선발 투입하지 않았음에도 전반전에만 5골 넣는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함부르크는 총체적인 수비 약점을 노출했다. 수비수들이 수없이 뮌헨 선수들을 놓친데다 위치선정까지 매끄럽지 못하면서 뮌헨에게 수비 빈 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미드필더들은 샤키리-크루스-로번을 번번이 놓쳤으며 바델리-링콘으로 짜인 더블 볼란치도 포백 보호에 충실하지 못했다. 거듭된 실점 이후에도 집중력 저하로 또 실점을 범한 것은 선수들의 정신력이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손흥민 후반 12분 교체, 함부르크의 뮌헨전 2-9 패배

손흥민은 후반 1분에 기습적인 슈팅을 날리며 함부르크의 첫 골을 노렸다. 단테를 앞에 두고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노이어 정면으로 향했다. 하지만 함부르크가 46분까지 날렸던 유효 슈팅 2개는 모두 손흥민이 기록했다. 팀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다했다고 볼 수 있으나 함부르크의 대량 실점에 의해 빛이 바랬다.

뮌헨의 득점쇼는 후반전에도 변함 없었다. 후반 8분 피사로 골에 의해 6-0으로 앞섰다. 로번이 오른쪽 공간에서 밀어줬던 컷백을 피사로가 골문 중앙에서 오른발 힐킥으로 받아낸 것. 피사로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13경기 무득점 침묵을 깨고 함부르크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피사로와 로번은 1분 뒤에도 추가골을 합작했다. 로번이 박스 왼쪽에서 피사로의 패스를 받아 왼발 로빙 슈팅으로 함부르크 골망을 흔들었다. 뮌헨은 순식간에 7-0으로 달아났다. 이에 함부르크는 후반 12분 손흥민-링콘을 빼고 아슬란-라이코비치를 교체 투입하게 됐다. 손흥민 교체는 A매치 출전에 따른 체력 안배 성격이 강하다.

후반 23분에는 피사로가 자신의 네번째 골을 터뜨렸다. 뮬러가 박스 왼쪽에서 리베리의 전진 패스를 받아 골문쪽으로 패스를 밀어준 것이 피사로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19분 뮬러와 함께 교체 투입되었던 리베리는 후반 26분 함부르크 선수를 따돌리고 슈팅을 날리며 득점을 노려봤다. 후반 30분에는 함부르크가 브루마 만회골에 의해 영패를 모면했다. 브루마가 판 데르 파르트의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 슈팅으로 받아내면서 골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함부르크는 1분 뒤 리베리에게 실점했으며 스코어는 1-9로 벌어졌다.

후반 41분에는 베스터만이 판 데르 파르트의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골로 엮어냈다. 함부르크의 이날 두 골은 판 데르 파르트 코너킥에 의해 연출됐다. 하지만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에 의해 필드골을 넣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함부르크의 뮌헨 원정 2-9 대패는 끔찍한 악몽이었다.

-뮌헨vs함부르크, 출전 선수 명단-

뮌헨(4-2-3-1) : 노이어/구스타보-단테-보아텡-람(후반 15분 하피냐)/슈바인슈타이거-마르티네스/샤키리(후반 19분 리베리)-크루스-로번(후반 19분 뮬러)/피사로
함부르크(4-2-3-1) : 아들러/아오고-베스터만-브루마-디에크마이어/바델리(후반 36분 카차르)-링콘(후반 12분 라이코비치)/손흥민(후반 12분 아슬란)-판 데르 파르트-스켈브레드/루드네브스

득점 : 5' 샤키리, 19' 슈바인슈타이거, 30' 피사로, 33' 로번, 45' 피사로, 53' 피사로, 54' 로번, 68' 피사로, 76' 리베리(이상 뮌헨) 75' 브루마, 86' 베스터만(이상 함부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