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아스널로 이적했던 메수트 외질이 선덜랜드 원정에서 환상적인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보냈다. 후반 35분까지 뛰면서 짧고 정확한 패싱력과 가벼운 몸놀림을 과시하며 아스널의 3-1 승리에 힘을 실어줬다. 전반 11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골대 중앙쪽으로 왼발 크로스를 올린 것이 올리비에 지루의 선제골로 이어지면서 프리미어리그 첫 도움이자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패스 성공률은 90%였으며 핵심 패스는 팀 내 1위(3개)였다.

 

외질은 유럽 톱 클래스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그 명성 그대로 선덜랜드의 중원을 초토화시켰다. 짧은 패스가 많았지만 볼을 처리하는 속도가 간결했고 동료 선수에게 정확하게 향했던 패스가 대부분이었다. 선덜랜드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패스를 뿌려주면서 때로는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며 동료 선수의 골 기회를 도와주려했다. 최근 독일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아스널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적었으나 자신의 개인 클래스로 팀 공격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사진=메수트 외질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사실, 외질의 선덜랜드전 선발 출전은 불투명했다. 독일 대표팀 일정을 마친 뒤 감기로 고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널이 오는 19일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1차전 마르세유 원정을 떠나는 만큼 이번 경기에 무리하게 투입 할 필요는 없었다. 팀 전술과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적응도 필요했다. 이렇게 불리한 상황은 오히려 외질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최상의 몸 상태에서 경기를 펼치면 선덜랜드전보다 더 나은 활약을 과시할지 모른다.

 

외질의 존재감은 마치 아스널 에이스 같았다. 아직 한 경기 소화했기 때문에 아스널 에이스로 도약했다고 볼 수 없지만, 재치 넘치는 패싱력을 통해 팀 공격을 전개하면서 동료 선수 득점을 엮어내는 장면을 보면 팀의 중심 선수에 어울리는 활약상이었다. 이러한 활약이 지속될 경우 아스널 득점력이 향상 될 것이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4경기 연속 골(4골, 리그 득점 1위)을 기록중인 지루는 앞으로 꾸준히 골을 터뜨릴 것으로 보이며, 시오 월컷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두 자릿수 득점을 노릴 것이다. 선덜랜드전에서 2골 넣었던 애런 램지는 산티 카솔라 부상 공백을 잘 메울 것으로 보인다.

 

선덜랜드전을 놓고 보면 외질을 보며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떠올랐다. 파브레가스는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중이지만 그 이전에는 아스널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팀 전력에 없어서는 안될 만큼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정확하게 연결하면서 때로는 직접 골까지 넣으며 아스널 공격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 했었다. 2012/13 시즌에는 당시 이적생이었던 카솔라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맹활약 펼쳤지만, 8년 동안 하이버리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뜨겁게 달구었던 파브레가스를 기억하는 축구팬이 여전히 적지 않을 것이다.

 

파브레가스가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을 시절에는 로빈 판 페르시(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리몸으로 고생했던 때였다. 팀에서 많은 경기에 뛰면서 믿음직한 활약을 펼치는 공격수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파브레가스의 분투가 있었기에 아스널이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을 유지했었다. 오히려 파브레가스가 없었던 2011/12, 2012/13시즌에는 아스널이 시즌 중반까지 4위권 바깥으로 밀리면서 빅4 탈락 위기에 시달렸다. 결정적 이유를 파브레가스 이적 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에이스를 잃은 팀으로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다.

 

아스널은 외질 영입에 구단 최고 이적료(5000만 유로, 약 722억 원)를 쏟으면서 2003/04시즌 이후 10시즌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8시즌 연속 무관의 악연도 이제는 끝내고 싶어할 것이다. 향후 행보가 어떨지 알 수 없으나 외질 효과를 통해 우승을 기대할 것임에 틀림 없다. 그만큼 외질의 무게감이 강하다. 외질이 레알 마드리드 시절의 포스를 재현하면서, 카솔라 또는 루카스 포돌스키가 왼쪽 측면에서 제 몫을 다하면서, 월컷이 미들라이커를 굳히면서, 지루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득점력을 뽐내는 아스널이라면 우승을 기대해도 될듯하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티아고 알칸타라와의 계약이 불발되면서 FC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와 윙 포워드를 맡는 세스크 파브레가스 영입에 눈을 돌렸다. 그의 이적료로 첫번째 시도에서는 2600만 파운드(약 445억 원), 두번째 시도에서는 3000만 파운드(약 513억 원)를 바르셀로나에 제시했으나 거절당했으며 그 이후의 진전은 없었다. 더 많은 이적료를 책정해도 바르셀로나의 승낙을 얻을지 의문이다.

 

[사진=세스크 파브레가스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파브레가스를 맨유에 보낼 이유가 없다. 산드로 로셀 회장이 2010년 회장 선거 당시 파브레가스 영입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당선됐고 이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실현됐다. 로셀 회장의 임기는 2016년까지이며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파브레가스를 다른 팀에 넘기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맨유의 두 차례 제의를 거절했으며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파브레가스를 잔류시킬 것으로 보인다.

 

파브레가스는 잠재적인 사비 에르난데스의 대체자이며 측면과 중앙을 골고루 소화하면서 제로톱까지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아스널의 에이스로 이름을 떨쳤던 시절에 비해 임펙트가 약한 것이 아쉬우나 스페인 대표팀의 월드컵과 유로 대회 우승 주역 중에 한 명으로서 바르셀로나 전력에 필요하다. 그의 고향팀이 바르셀로나인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 따라서 맨유의 파브레가스 영입은 무리수라는 느낌이 강했다. 바르셀로나가 이적시장에서 팔고 싶어하지 않는 선수에게 영입 관심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파브레가스는 주 포지션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웨인 루니와 포지션이 겹친다. 맨유는 팀을 떠나고 싶어하는 루니의 이적을 허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파브레가스 영입을 시도했다. 혹시 모를 루니의 이적을 대비해서 파브레가스 영입을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할 수 있다. 반면 루니를 잔류시키면 파브레가스의 왼쪽 윙어 기용이 늘어난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윙어를 맡았을 때는 경기 상황에 따라 중앙쪽으로 움직이며 연계 플레이를 시도하거나 문전 침투를 노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왼쪽 윙어로 활약한 경험이 거의 없다. 측면보다 중앙에 어울리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맨유는 파브레가스 영입보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팀의 근본적 문제점이었던 중원 문제를 해소할 뚜렷한 대안을 세우지 못했다. 중원에서 제 구실을 하는 선수가 마이클 캐릭에 불과한 현실이다. 파브레가스는 4-2-3-1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에 어울리는 적임자가 아니며 4-4-2의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하기에는 공격적인 성향이 굳어진 상태에서 20대 중후반에 접어들었다. 아스널 시절이었던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 27경기에서 15골 13도움 기록했으며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32경기에서는 11골 11도움 올렸던 미들라이커로서 폴 스콜스(은퇴)와 성향이 다르다.

 

오히려 파브레가스보다는 일카이 귄도간(도르트문트) 영입에 눈을 돌리는 것이 낫다. 귄도간은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달성을 공헌했던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중원에서 현란한 패스 솜씨를 뽐내는 타입이다. 얼마전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백곰 군단의 일원이 될지는 의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아시에르 이야라멘디 영입에 3800만 유로(약 561억 원)를 쏟으며 잠재적인 사비 알론소 대체자 혹은 그의 파트너를 확보했다. 귄도간까지 데려오면 중원이 포화된다. 만약 귄도간이 이적을 고려중이라면 레알 마드리드행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최근에는 맨유의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영입설도 제기됐다. 모드리치는 지난 시즌 알론소-케디라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으며 이야라멘디의 등장에 의해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과 내년 본선(만약 유럽 예선 또는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에서 최상의 기량을 과시하려면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전 소속팀 토트넘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던 경험이라면 맨유가 관심을 가질만 하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가 모드리치의 이적을 허용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맨유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누구와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티아고를 데려오지 못했으며 파브레가스 영입마저 불투명하다. 특히 파브레가스 영입은 루니가 잔류하는 전제에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과연 맨유가 어느 시점에서 대형 선수를 영입할지 앞으로를 주목하자.

 

 

Posted by 나이스블루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는 아마도 스페인 국적의 인물이 아닐까 싶다. 후안 마타(첼시)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산티 카솔라, 미켈 아르테타(이상 아스널) 등 스페인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 시대를 열었다. 2012/13시즌에는 미구엘 미추(스완지 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으며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물 오른 성장세에 힘입어 소속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공헌했다.

 

스페인 출신 감독도 우승을 달성했다. 라파엘 베니테즈 전 첼시 감독(현 나폴리)과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위건 감독은 각각 소속팀의 유로파리그, FA컵 정상 등극을 이루게 했다. 스완지 시티의 캐피털 원 컵 우승을 지휘했던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은 덴마크 국적이지만 현역 선수 시절 스페인 무대를 화려하게 빛냈다.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새로운 스페인 선수가 등장할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끌어모으는 선수는 다비드 비야(FC 바르셀로나)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네이마르 영입에 의해 주전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 부상 복귀 후 로테이션 멤버로 분류되면서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이 제기되었으며 최근에도 줄기차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특히 득점력이 예전같지 않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27경기에서 9골 기록했으나 두 시즌 연속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후반기를 통째로 날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복귀 후의 스탯이 좋지 못했다. 불규칙한 출전 시간과 리오넬 메시를 도와야 하는 팀 내 역할이 득점력 저하로 이어졌다.

 

비야에게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정확히 1년 뒤에 펼쳐질 브라질 월드컵에서 스페인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하기 위해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 받아야 한다. 바르셀로나에 잔류하며 네이마르-산체스-페드로와 좌우 윙 포워드 경쟁을 펼치는 현 상황이라면 스페인 대표팀 입지를 걱정해야 한다. 원톱과 2선 미드필더 자원이 즐비한 스페인 대표팀 특성상 소속팀에서 강렬한 모습을 보여줘야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다. 현재 비야에 관심있는 팀은 아스널, 토트넘, 리버풀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의 동료'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휩싸였다. 바르셀로나에서 아스널 시절의 활약상을 재현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현시점에서 파브레가스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 가능성은 낮다. 그가 친정팀으로 돌아간 이유는 바르셀로나가 사비 에르난데스의 잠재적 대체자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파브레가스 영입이 부담스럽다. 파브레가스가 2년 전 친정팀으로 건너갔을 당시에는 '파브레가스가 팀을 떠나면 이적료 절반은 아스널의 몫이다'는 계약 조건과 더불어 바이백 조항까지 삽입됐다. 그러나 최근 이적시장에서 예측 불허의 상황이 연출되었다는 점에서 파브레가스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비야-파브레가스와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티아고 알칸타라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은 파브레가스에 비하면 그나마 현실성이 있다. 팀에서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고질적으로 중원이 취약했다. 그나마 올 시즌에는 마이클 캐릭의 분전에 의해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이 되었으나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 진출에 만족했다. 중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 중의 하나로 알칸타라 영입이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가 알칸타라 이적을 허용할지는 알 수 없다.

 

'말라가 에이스' 이스코는 맨체스터 시티 이적에 무게감이 실린다. 말라가가 재정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주축 선수를 다른 팀에 팔아야하며 이적료가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이스코와의 작별이 불가피하다. 이스코는 왼쪽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1992년생 테크니션이며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말라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계약하면 왼쪽 윙어를 놓고 사미르 나스리와 주전 경쟁을 펼칠 것이다. 최근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영입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말라가를 떠나면 많은 이적료를 기록할 수도 있다.

 

헤수스 나바스(세비야)의 차기 행선지도 맨체스터 시티로 거론되고 있다. 빼어난 드리블과 날카로운 크로스를 자랑하는 이타적인 윙어이며 테크니션들이 즐비한 맨체스터 시티 공격의 퀄리티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가 이스코-나바스 동시 영입에 성공하면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한다는 전제하에 이스코-실바-나바스를 2선 미드필더로 구축할 수 있다. 원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르히오 아궤로는 과거 프리메라리가를 빛냈던 인물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새로운 사령탑은 칠레 국적이자 9년 동안 프리메라리가에 몸 담았던 마누엘 페예그리니 말라가 감독이 유력하다. '스페인 커넥션'으로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탈환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박주영 동료' 이아고 아스파스(셀타 비고)는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예상된다. 그동안 첼시와 스완지 시티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으며 최근에는 리버풀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불거진 루이스 수아레스의 거취가 불투명하면서 아스파스가 수아레스 대체자로 떠오르게 됐다. 그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33경기에서 12골 6도움 기록했으며 만약 소속팀이 강등되면 이적이 유력하다. 셀타 비고의 현재 성적은 18위. 만약 셀타 비고가 극적으로 잔류해도 아스파스는 소속팀을 떠날 수도 있다.

 

스완지 시티는 호세 카냐스(레알 베티스)의 자유계약 영입을 앞두고 있다. 카냐스는 지난 1월부터 스완지 시티 이적설이 나돌았으며 이번 달에 소속팀과 계약이 만료된다. 볼을 가로채는 능력이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기성용의 공격력을 도와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는 스완지 시티에게 카냐스는 필요한 자원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스페인은 유로 2012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힙니다.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제패했으며 그때의 핵심 멤버 중에 적지 않은 선수들이 유로 2012에 임하고 있습니다. 다비드 비야, 카를레스 푸욜의 공백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들의 공백을 메울 선수층이 두껍습니다. 비야 공백은 페르난도 토레스, 푸욜은 라모스-피케 센터백 조합으로 대신하면서 아르벨로아를 오른쪽 풀백으로 활용했습니다. 특히 토레스는 이번 대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대표적 인물로 꼽힙니다.

토레스는 한국 시간으로 19일 새벽에 열릴 스페인-크로아티아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입니다. C조 본선 1차전 이탈리아전에서는 후반 중반에 교체 투입하면서 2개의 결정적인 슈팅을 놓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2차전 아일랜드전에서 2골 넣으며 골잡이의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3차전 크로아티아전에서 골을 터뜨리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대회 득점왕 후보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첼시에서의 극심한 부진을 유로 2012 맹활약으로 해소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2011/12시즌 막판에 소속팀 첼시에서 과시했던 민첩한 몸놀림, 유로 2012 활약상을 놓고 보면 크로아티아전, 토너먼트 무대에서 일취월장한 경기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스페인 우승은 토레스의 골 여부에 달렸습니다. 이탈리아전과 아일랜드전을 봐도 토레스의 골이 스페인 경기 결과를 좌우했습니다. 지금까지 유로 대회 2연패 팀이 없었다는 점에서 스페인 미래가 마냥 밝지 않지만, 어느 팀도 이루지 못했던 유로 대회 2연패 달성을 위해서 토레스 활약이 막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스페인에게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유로 2012 우승을 위한 플랜A와 플랜B가 갖춰졌습니다. 유로 2012 본선 2경기에서 토레스를 원톱으로 활용하는 전술, 토레스 대신에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미드필더 앞쪽으로 배치하는 전술을 모두 활용했습니다. 후자의 전술은 이탈리아전에서 먼저 활용했기 때문에 플랜A라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전자의 전술이 아일랜드전에서 득점 창출의 효과를 봤다는 점에서 '플랜A 변경' 또는 '강력한 플랜B'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경기 중에 특정 전술이 실패하면 교체 작전을 통해서 또 다른 공격 전술을 활용하는 이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토레스 등번호 9번을 두고 '진짜 9번'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토레스는 전문적인 공격 자원이니까요. 토레스가 빠지고 스페인이 제로톱을 쓸때는 '가짜 9번(False 9)'이라는 말이 주로 온라인에서 쓰였습니다. 가짜 9번은 파브레가스 입니다. 파브레가스는 올 시즌 FC 바르셀로나의 몇몇 경기에서 제로톱 역할을 맡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전 소속팀 아스널 시절부터 걸출한 득점력을 자랑했던 미들라이커로써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공격수로 배치됐습니다. 기본적으로 4-3-3 최전방 공격수지만 실질적으로는 4-6-0 포메이션의 제로톱입니다.

아일랜드전은 스페인이 토레스 득점에 많은 기대를 거는 팀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던 경기였습니다. 토레스는 전반 4분과 후반 25분에 걸쳐 상대팀 골망을 두번이나 흔들었으며 후반 29분에는 파브레가스와 교체 됐습니다. 제로톱을 맡은 파브레가스는 후반 38분에 골을 터뜨리면서 스페인 4-0 승리의 쐐기를 박았습니다. 이탈리아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날렸죠. 2경기 출전 시간은 총 90분이며 넉넉하지 않은 기회를 효율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파브레가스의 활용 가치는 지금도 무궁무진합니다. 스페인 입장에서는 토레스가 봉쇄 당했을 때의 대안으로 파브레가스를 투입시킬 수 있죠. 토레스는 최근 폼이 좋아졌지만 중앙 수비가 강한 팀과 상대할 때는 고립 되기 쉬운 타입입니다. 문전 침투에 이은 슈팅에 특화되었을 뿐이죠. 3백을 쓰는 이탈리아전에서 선발 제외된 이유와 일치합니다. 지난해 2월 리버풀전에서는 상대팀의 3백 변형 작전에 시달린 끝에 부진했었죠. 그런 현상이 유로 2012의 앞으로 남은 일정에서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파브레가스 출전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그런 파브레가스는 3차전 크로아티아전에서 스페인이 일찌감치 우세를 점할 때 이니에스타-사비-실바 같은 윙 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교체로 뛸 수 있습니다.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니까요. 바르셀로나에서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꽤 활약했습니다. 스페인이 토너먼트 무대에서 우승급 경기력을 보여주려면 주축 선수의 체력 관리는 꼭 필요합니다. 크로아티아전이 최적의 타이밍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토레스의 일희일비를 주목합니다. 지난해 1월 첼시 이적 당시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 5000만 파운드(약 909억원)를 기록한 이후부터 유난히 다른 동료 선수들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파브레가스도 토레스 못지 않게 주목해야 할 선수입니다. 토레스가 안풀릴 때는 파브레가스가 스페인 우승을 위해서 강력한 임펙트를 노릴 것임이 분명하니까요. 또는 미드필더 1명을 교체해서 토레스와 파브레가스의 공존이 가능합니다. 그와 동시에 3차전 크로아티아전은 진짜 9번과 가짜 9번 중에서 누구의 활약상이 빛날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이적은 아스널의 위기를 뜻합니다. 파브레가스가 아스널의 에이스이자 주장이기 때문이죠. 지난 14일 뉴캐슬전 0-0 무승부는 아스널이 파브레가스 공백을 메우지 못했던 결과입니다. 특히 공격을 이끌어갈 적임자가 없었습니다. 아르샤빈-램지가 부진했고, 제르비뉴는 퇴장 당했고, 판 페르시는 부지런한 움직임 속에서도 2선의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끝내 상대 골망을 가르지 못했죠. 그동안 자신의 골 역량을 도와줬던 파브레가스는 더 이상 북런던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진=잭 윌셔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그래서 아스널은 6시즌 연속 무관에 시달렸던 상황에서 프리미어리그 빅4 이탈 가능성까지 제기됐습니다. 파브레가스만 떠나서 그런것이 아닙니다. 가엘 클리시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고, 사미르 나스리도 클리시의 뒤를 이어 맨체스터의 하늘색 유니폼을 착용할지 모릅니다. 엠마뉘엘 에부에는 갈라타사라이 이적이 합의된 상황이죠. 키어런 깁스가 클리시 공백을 메울 수 있으나 경험이 아쉬우며, 제르비뉴는 나스리에 비해 피니시가 떨어집니다. 에부에는 만년 백업 멤버였지만 아스널 입장에서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해줄 선수를 잃었죠. 반면 빅 사이닝은 제르비뉴(1050만 파운드, 약 185억원) 한 명 뿐이었죠. 명문 구단 위상에 상처를 입을지 모를 고비의 순간이 왔습니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 7위를 기록하며 빅4에서 탈락했던 리버풀의 전례를 밟을지 모릅니다. 당시 리버풀의 대표적인 부진 원인은 사비 알론소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요인도 있었지만 누구도 알론소의 빈 자리를 메우지 못했습니다. 2000만 파운드(약 352억원)에 영입했던 알베르토 아퀼라니는 먹튀로 전락하며 다음 시즌 유벤투스로 임대됐죠. 알론소와 파브레가스의 공통점은 중원에서의 정교한 패싱력으로 팀 공격을 이끌어가는 미드필더 입니다. 세부적인 역할은 다르지만 리버풀과 아스널에 없어선 안 될 '패스 마스터' 였습니다.

하지만 아스널은 데니스 베르캄프(아약스 수석코치)의 은퇴 속에서도, 티에리 앙리의 바르사 이적 속에서도 공격의 구심점은 늘 존재했습니다. 지난 뉴캐슬전에서는 파브레가스 공백을 메우지 못했지만 또 한 명의 결장이 아쉬웠죠. 지난 시즌 PFA(프리미어리그 선수협회) 영 플레이어상을 수상했던 19세 신동 잭 윌셔의 영향력이 높아야 할 시점입니다. 윌셔는 2009/10시즌 후반기 볼턴으로 임대되면서 실전 감각을 익혔다면, 2010/11시즌은 아스널의 신성으로 주목 받으며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은 아스널의 새로운 에이스로 올라설 기회입니다.

물론 윌셔는 파브레가스 대체자라고 하기에는 포지션이 다릅니다. 파브레가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라면 윌셔는 수비형 미드필더 입니다. 볼을 예쁘게 다루는 아스널 공격 옵션과 달리 때로는 투박하면서, 때로는 정교한 플레이를 펼치며 중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했죠. 10대 후반의 선수로서 경험 부족을 지적하기에는 아스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앙리가 바르사로 떠났던 2007년에는 파브레가스가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파브레가스의 나이는 20세 였습니다. 이듬해 가을에는 주장으로 선임되었죠. 젊은 선수들이 즐비한 아스널 특성상, 19세 윌셔가 에이스로 떠오르는 것은 결코 어색하지 않습니다.

윌셔는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아스널 공격을 이끌어갈 기질이 발달됐습니다.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면서 팀의 빌드업 속도를 높이고 공격 옵션들에게 골 기회를 밀어주는 성향이죠. 상대 박스쪽으로 접근할때는 동료 선수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 수비진을 허물어줍니다. 그리고 상대 선수와의 볼 경합에서 이길려는 투쟁심까지 갖췄죠. 공격에 치우치는 경기를 펼치면서 다른 팀에 비해 거친 수비 견제를 받는 아스널이라면 윌셔 같은 싸움닭이 필요합니다. 마치 예전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보는 듯 하죠. 10대 돌풍을 일으켰던 루니의 당돌했던 자취가 지금의 윌셔에게 느껴집니다.

혹시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윌셔의 공격 포인트 부족을 아쉬워할지 모릅니다. 윌셔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5경기에서 1골 3도움에 그쳤기 때문이죠. 다른 대회까지 포함하면 49경기 2골 9도움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윌셔에게 공격 포인트를 요구하는 것은 발라드 가수에게 댄스를 부탁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윌셔는 동료 선수들의 공격 포인트를 도와주는 역할이었죠. 송 빌롱과 함께 아스널 중원을 주름잡는 살림꾼입니다. 축구에서 패스의 가치를 도움 기록으로 재단할 수 없듯, 지금까지의 윌셔 활약을 공격 포인트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윌셔라면 다를 수 있습니다. 아스널이 만약 파브레가스 공백을 메우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적 부진에 빠지면 윌셔의 포지션이 윗쪽으로 올라올지 모릅니다. 윌셔는 지난 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그 이전이었던 볼턴 임대 시절에는 4-4-2의 왼쪽 윙어를 맡았고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습니다. 아스널이 지금은 애런 램지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키우는 시점이기 때문에 윌셔의 포지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팀이 위기에 빠지면 윌셔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아스널 입장에서 윌셔는 파브레가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지녔습니다. 윌셔는 잉글랜드 국적 선수로서 앙리-파브레가스 같은 비 잉글랜드 선수처럼 다른 나라 리그로 떠날 가능성이 적습니다. 잉글랜드의 스타급 선수들은 스페인-독일-이탈리아 같은 리그에 진출하는 사례가 적습니다. 과거 잉글랜드 축구의 상징이었던 데이비드 베컴(LA 갤럭시)이 예외적인 케이스죠. 윌셔가 돈 때문에 부자 클럽으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품지 않는다면 10년 후에도 아스널 공격을 주름잡을 잠재력이 있습니다. 스타 선수들의 이적이 활발한 아스널에서는 드문 사례죠. 재정 적자도 착실히 메우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아스널 팬들이 윌셔를 사랑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파브레가스 시대를 청산해야 할 아스널의 앞날 과제는 '윌셔의 시대'가 우승과 꾸준한 인연을 맺는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