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첼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9승2패로 1위를 기록중입니다. 지난 여름에 사령탑을 바꾸면서 안첼로티 감독의 프리미어리그 적응 기간을 비롯해 다이아몬드 전술 정착 여부가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시즌 이전의 전망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2위로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선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성적임에 틀림 없습니다.

물론 지금은 시즌 초반이 지났을 뿐입니다. 첼시의 순위는 언젠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 시점은 박싱데이, 1월 이적시장 이후, 시즌 막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스콜라리 체제 시절에도 그랬습니다. 시즌 초반 1위였으나 중반에 접어들자 리버풀과 접전을 펼치더니 지난 2월 선두 맨유와 승점 10점 차이로 4위로 추락하면서 스콜라리 감독이 경질된 일이 있었습니다. 시즌 장기 레이스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안첼로티 체제도 스콜라리 체제와 똑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안첼로티 체제의 지금까지 행보를 놓고 보면 스콜라리 체제와는 다를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스콜라리 체제에서는 느슨해진 체력 훈련, 4-1-4-1 포메이션 정착 실패, 선수단 내분, '살림꾼' 마이클 에시엔 부상 등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안첼로티 체제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잡음과 문제점이 없습니다. 위건과 아스톤 빌라 원정에서 무기력한 경기 내용으로 패했던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의 행보는 밝으며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할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관건은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1위 수성 성공 여부입니다. 2위 맨유(8승1무2패)가 승점 2점 차이로 추격중이기 때문에 부지런히 승점 3점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주 월요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에 열리는 맨유와의 홈 경기가 중요합니다. 올 시즌 홈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고 전통적으로 홈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에 맨유전 전망이 밝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얕봐서는 안됩니다. 만약 맨유전을 이기면 승점 5점 차이로 벌릴 수 있어 독주 체제를 형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합니다.

무엇보다 스쿼드가 두꺼워진 것이 주목됩니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와 그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선수들이 제 폼을 되찾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스쿼드가 스콜라리-히딩크 체제 시절보다 두꺼워졌습니다. 특히 조세 보싱와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오른쪽 풀백 같은 경우 브리니슬라브 이바노비치가 가파른 맹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줄리아노 벨리티도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습니다. 한때 첼시의 영입 실패작이란 평가가 따랐던 이바노비치의 슬럼프 탈출은 팀 전력에 적지 않은 힘이 됐습니다.

미드필더진도 제법 두꺼워 졌습니다. 데쿠가 공격형 미드필더, 램퍼드-에시엔-발라크가 뒷쪽 공간에서 전력의 중추 역할을 만드는 체제에 로테이션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형성 됐습니다. 데쿠의 자리에서는 조 콜이 뛸 수 있고, 램퍼드-에시엔-발라크의 자리는 말루다(지르코프)-미켈-벨레티 같은 백업 자원들의 출전이 가능합니다. 특히 말루다와 미켈은 붙박이 주전으로 뛰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습니다.  

특히 콜의 복귀가 반갑습니다. 콜은 부상 이전까지 첼시 공격의 주축 역할을 담당했던 선수로서 창의적인 패싱력과 날카로운 킥력, 감각적인 기교를 자랑합니다. 다이아몬드의 성패가 공격형 미드필더의 파괴적인 공격력에서 좌우되는 것임을 상기하면 데쿠보다는 콜에게 무게감이 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데쿠는 지난 시즌보다 폼이 부쩍 좋아졌지만 지구력과 부지런함에서 여전히 강점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콜이 데쿠의 부족한 모습을 채운다면 첼시의 순항이 계속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첼시가 리그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비입니다. 11경기 8실점으로 리그 최소 실점 1위를 기록중이기 때문이죠. 특히 '테리-카르발류'로 짜인 센터백 조합의 호흡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두 선수는 무리뉴 체제 시절부터 지금까지 어떠한 기복없이 상대팀에 흔들리지 않는 철벽 수비를 과시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저력을 계속 이어가면 첼시의 1위 수성과 함께 우승 전망을 밝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백업 멤버인 알렉스는 테리-카르발류에 뒤지지 않는 수비력을 자랑하는 강점 요소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입니다. 첼시의 선발 라인업에는 영건들이 없고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연령의 선수들이 즐비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UEFA 챔피언스리그와 칼링컵을 치르는 바쁜 일정에 시달리면 선수들의 체력이 저하되고 몇몇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할 수 있습니다. 경기를 거듭하면 예상치 못한 약점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스쿼드가 다른 빅4팀보다 노련한 것은 좋으나 장기 레이스를 무사히 이겨낼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부분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디디에 드록바, 살로몬 칼루(이상 코트디부아르) 미켈(나이지리아) 에시엔(가나) 등은 내년 1월 앙골라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됩니다. 시즌 중반 4명의 주요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하기 때문에 그 공백이 만만찮을 전망입니다. 확실한 백업 공격수가 없는 첼시에게 있어 드록바의 공백은 적지 않은 후유증이 따를 수 있고, 미켈-에시엔의 이탈은 중원의 무게감이 약해지는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첼시는 지난해 1월 드록바의 네이션스컵 차출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볼튼에서 니콜라스 아넬카를 영입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난 9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2011년 1월 이적시장 전까지 선수 영입 및 임대 금지 징계를 받았지만 올해 크리스마스 전까지 징계 결정이 유보 되었습니다. 첼시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을 영입해야 시즌 후반 전망이 편해질 수 있습니다.

첼시는 무리뉴 체제였던 2000년대 중반에 극강의 모습을 보이며 맨유와 아스날이 양분하던 프리미어리그 최강자 구도를 깨뜨렸습니다. 그 이후에는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3연패 아성에 흔들렸지만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유지하며 리그 우승 트로피를 되찾을 수 있는 저력이 있습니다. 올 시즌 리그 1위를 기록중인 첼시의 오름세가 앞으로 오랫동안 계속된다면 '첼시의 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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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지난해 12월 클럽 월드컵까지만 하더라도, 지구촌 축구 전문가들과 국내외 여론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대한 위기론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칼링컵, FA컵 참가에 시즌 도중 UEFA 슈퍼컵과 클럽 월드컵 참가에 이르는 빡빡한 일정이 가장 큰 불안요소였기 때문이죠. 2007년 클럽 월드컵 우승팀 AC밀란이 2007/08시즌 세리에A 5위로 추락한 것이 사례가 되어 맨유 앞날에 대한 먹구름이 잔뜩 기었습니다.

그러나 맨유는 외부의 부정적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클럽 월드컵 이후 리그 7연승으로 거침없는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맨유는 1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애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습니다. 리그 12경기 연속 무실점 무패(10승2무) 기록을 이어가게 된 것과 동시에 골키퍼 에드윈 판 데르 사르는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최장 시간 무실점 기록(1122분)을 계속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맨유의 고공행진에 여론에서는 '붉은산맥'으로 불리는 수비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셰이-비디치-퍼디난드(에반스)-네빌'로 짜인 포백은 최근 리그 12경기에서 상대팀에 단 한차례도 실점하지 않았고 판 데르 사르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물론 공격진도 빼놓을 수 없겠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최근 2경기 연속골(3골)로 골맛을 되찾았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지난달 28일 웨스트 브롬위치전까지 리그 4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먹튀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한때 '계륵'으로 전락했던 카를로스 테베즈는 애버튼전에서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을 내뿜으며 시즌 후반기 맹활약을 예감케 했습니다.
 
하지만 맨유 1위 행진의 주역 중에서 가장 빼놓을 수 없는 존재는 바로 알렉스 퍼거슨 감독입니다. 맨유의 연승 행진을 지휘한 것 만으로도 대단했지만, 그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맨유는 선두권에 없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1974년 이스트 스털링샤이어 사령탑을 시작으로 35년 동안 감독을 역임했던 그의 관록과 경험이 빛을 발하는 요즘입니다. 그가 맨유의 고공행진을 이끈 요소는 4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퍼거슨의 맨유는 운이 따랐다

우선, 맨유의 오름세는 빅4 라이벌 팀들의 내림세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맨유 이전에 리그 1위 행진을 달렸던 리버풀은 최근 7경기에서 2승5무에 그쳐 3위로 밀렸으며, 첼시는 최근 2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지난해 11월 23일 뉴캐슬전부터 지난달 12일 맨유전까지 8경기에서 2승4무2패를 기록했죠. 아스날은 이미 5위로 밀렸으니 두말할 필요 없죠. 결국, 맨유가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맨유가 1위 자리를 지키는 시점 또한 절묘합니다. 맨유는 리버풀, 첼시, 아스날이 동반 부진에 빠진 것을 틈타 1위로 올랐고 애버튼전 승리로 1위 수성에 성공했는데, 이는 빅4 라이벌 팀들에게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큽니다. 맨유는 시즌 초반보다 후반에 더 강한 팀이기 때문에, 이대로의 우승 레이스라면 맨유의 독주 및 우승이 현실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하는 인생의 진리처럼, 그동안 운도 지도력 못지 않게 따라줬던 퍼거슨 감독의 '마법'이 올 시즌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그 중에서 최고의 운은 199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극적인 우승이었죠.)

치밀한 용병술, '역시 퍼거슨'

맨유가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결정타'는 지난달 12일 첼시전 3-0 완승이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현지 기자들의 예상과 달리 그동안 노쇠화로 부진했던 라이언 긱스와 게리 네빌을 선발 출장 시켰습니다. 젊은 선수 패기보다 두 선수의 노련미를 높게 평가하여 당시 '리그 최다 득점, 최소 실점'으로 맹위 떨치던 첼시의 난공불락을 깨뜨리려 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 이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첼시전을 위해 긱스를 2주 동안 쉬게 했고, 그런 긱스는 전후방을 가리지 않는 왕성한 활동량과 적절한 패스, 악착같은 압박능력으로 미하엘 발라크와 데쿠를 농락하여 스승에게 승점 3점을 선사했습니다. 네빌은 상대팀 왼쪽 윙어로 뛰던 프랑크 람파드를 꽁꽁 묶는 수비와 적절한 오버래핑에 이은 송곳같은 크로스와 스루패스로 팀 승리의 숨은 주역으로 거듭났습니다. 두 선수는 첼시전 맹활약으로 자신감을 되찾으며 지금까지 팀 승리를 이끌고 있는데, 첼시전에서 이들의 저력을 믿고 기용했던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먹튀였던 베르바토프를 팀 공격의 '젖줄'로 키운 것 또한 퍼거슨 감독의 작품입니다. 그는 평소 "베르바토프는 에릭 칸토나 처럼 패스, 드리블, 볼 터치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칭찬한 것 처럼 칸토나의 포지션인 쉐도우 스트라이커 자리를 베르바토프에게 부여했습니다. 이에 베르바토프는 시즌 초반 최전방에서의 부진을 뒤로하고, 공격진과 미드필더진 사이의 공간에서 특유의 우아한 패스로 동료 선수들에게 많은 골 기회를 제공한 끝에 지난 28일 웨스트 브롬위치전까지 리그 4경기 연속골을 넣었으며 도움 1위(9도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맨유 1위,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의 승리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은 자신이 신봉하는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파생되었습니다. 즉, 튼튼한 스쿼드를 구축했던 것이죠.

'명장' 퍼거슨 감독의 맨유가 주축 선수들의 끊임없는 부상 악재와 살인적인 일정에도 불구하고 '내림세 조짐없이' 펄펄 날 수 있었던 것은 두꺼운 선수층 구축 및 효율적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20여명의 주축 선수들을 골고루 활용했던 로테이션 시스템 속에서 주전 선수들은 체력 안배 차원에서 약팀과의 경기 때 휴식을 취할 수 있었고 백업 선수들은 '주전 도약'을 위해 필사적으로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며 퍼거슨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으려 했습니다.

이에 퍼거슨 감독은 35년 동안의 감독 경험을 십분 발휘하며 빡빡한 일정과 줄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 로테이션 시스템의 힘을 져버리지 않았습니다. 존 오셰이와 카를로스 테베즈 같은 백업 선수들이 주전 선수(파트리스 에브라, 웨인 루니)의 부상 공백을 확실히 메울 수 있던 것과 라이언 긱스, 게리 네빌 같은 노장 선수들이 분전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항상 로테이션 시스템이 굳게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러한 로테이션 시스템의 효과는 신예들에게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하파엘 다 실바와 조니 에반스, 데런 깁슨, 대니 웰백은 올 시즌 맨유에서 성공적인 가도를 달리고 있는 신예들입니다. 최근에는 조란 토시치, 파비우 다 실바, 제임스 체스터 같은 신예들까지 경기에 출전하여 실전 경험까지 쌓는 등, 퍼거슨 감독은 다양한 선수층을 경기에 골고루 활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빠듯한 일정과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은 맨유의 두꺼운 선수층 효과를 강하게 다지는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그 효과속에 한때 노쇠화로 은퇴 기로에 놓였던 긱스와 네빌은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맹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테베즈는 지난 웨스트 브롬위치전에서 골을 넣으며 부활을 예고했습니다. 토시치와 웰백 같은 영건들은 실전 감각을 키우며 앞날의 맹활약을 예감케 했고 있죠.

퍼거슨, 심리전에서 베니테즈 꺾었다?

퍼거슨 감독은 심리전의 달인으로 유명합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하는 그의 말은 독설이 되어 상대팀 감독을 공격했고, 결국에는 우승이라는 업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퍼거슨 감독과 설전을 주고 받았던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과 조세 무리뉴 전 첼시 감독(현 인터밀란)은 당당한 태도로 현명하게 대처했지만, 그의 심리전에 휘말리는 지도자들도 간혹 있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케빈 키건 전 뉴캐슬 감독입니다. 퍼거슨 감독은 1995/96시즌 도중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맨유와 경기하면 평소보다 이기려고 열심히 한다"고 불만을 제기하자 키건 전 감독은 맨유전에서 퍼거슨 감독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드는 돌발 행동을 저질렀습니다. 이는 퍼거슨 감독에게 심리전에서 패했음을 스스로 자초했고, 결국 퍼거슨 감독의 맨유는 승점 12점까지 뒤져있던 승점차를 뒤집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라파엘 베니테즈 리버풀 감독이 키건 전 감독에 이어 퍼거슨 감독 심리전의 또 다른 희생자가 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달 6일 잉글랜드 대중지 <타임즈>를 통해 "리버풀은 경험 부족 때문에 리그 우승 경쟁에서 멀어질 것이다"며 아직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험이 없는 리버풀과 베니테즈 감독을 향해 독설을 내뿜었습니다.

이에 베니테즈 감독은 3일 뒤 정례 기자회견에서 "퍼거슨 감독은 (지난해 3월 FA컵 8강) 포츠머스전에서 패하자 심판이 상대편이었다고 비아냥 거렸지만 어떠한 징계를 받지 않았다. 맨유는 심판 특혜를 받고 있다"고 응수했고, 지난달 12일 리버풀 지역 일간지 <리버풀 에코>를 통해 데이비드 길 맨유 단장에게까지 독설을 퍼부으며 분노 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리버풀의 침체를 자초하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퍼거슨 감독의 맨유는 지난달 12일 첼시전까지 리그 3위로 선두 리버풀을 5점 차이로 뒤쫓고 있었지만 이제는 맨유가 리버풀을 승점 5점 차이로 제치고(2월 1일 기준) 선두에 올라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시즌 종료까지 이어질 경우, 퍼거슨 감독은 베니테즈 감독과의 심리전에서 승리하는 것과 동시에 리그 우승의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최근 맨유가 고공행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다름 아닌 퍼거슨 감독 이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결론부터 말하면 나쁘지 않았던 경기였습니다. 여러 대회를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과 주전 선수들의 부상 공백, 테베즈-에반스-호날두의 잔부상이라는 불안 요소들을 무릅쓰고 승점 3점을 따낸 것은 의미가 큽니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그 선두 진입에 성공했으니 소득이 제법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18일 오전 0시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0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경기에서 볼튼을 1-0으로 격파한 동시에 이번 시즌 처음으로 리그 선두에 올랐습니다. 89분 동안 볼튼 공세에 막혀 침묵을 일관했지만 후반 45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헤딩 결승골을 넣으면서 극적인 승리와 함께 1위 고지를 밟은 것이죠.

맨유는 지난해 11월 15일 스토크 시티전 5-0 대승 이후 리그 10경기 연속 무실점 무패(8승2무)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위 리버풀과의 승점을 1점 차이로 따돌린데다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선두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것이죠. 만약 볼튼전에서 베르바토프의 골이 없었다면 리그 1위 진입은 다음으로 물 건너갔을지 모를 일이었지만 승점 3점 획득으로 1위 진입에 성공한 것은 단순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맨유 1위 진입 원동력, '10경기 연속 무실점 수비'

그동안 호날두-루니의 활약이 맨유 전력에 비중이 컸다면 이번 시즌에는 수비수들과 골키퍼 에드윈 판 데르 사르가 일등공신으로 조명받아야 할 것입니다. 맨유가 이번 시즌 주요 공격 옵션들의 고질적인 부상과 부진으로 신음하면서도 꾸준히 승점을 쌓았던 것은 무실점 수비의 공헌도가 컸음을 의미합니다.

맨유는 볼튼전 1-0 승리로 리그 10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11월 8일 아스날전에서 후반 3분 사미르 나스리에게 실점한 이후 942분 동안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는 첼시가 2004/05시즌에 세웠던 리그 최다 연속 무실점 기록과 동률을 이뤄낸 쾌거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리그 경기가 오는 28일 '강등권에 있는' 웨스트 브롬위치전 임을 감안하면 대기록을 세울 공산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볼튼전 종료 후 MU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네 명의 수비수는 최근 몇 주간 기적적인 경기력을 펼쳤습니다. 특히 네마냐 비디치의 경기력은 훌륭했으며 조니 에반스는 매 경기마다 성숙해지고 있지요. 이 두명은 최근 몇 경기에서 환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우리는 아주 훌륭한 수비력을 과시할 수 있었습니다"며 중앙 수비수로 활약중인 비디치와 에반스를 맨유 1위 진입의 일등공신으로 꼽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비디치는 올 시즌 맨유 포백 일원 중에서 유일하게 부상과 징계 없이 꾸준히 주전으로 출장하는 높은 팀 공헌도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그는 국내 팬들 사이에서 '벽디치'로 불릴 만큼 악착같은 대인마크와 강력한 공중볼 다툼으로 상대팀 공격수를 손쉽게 제압하며 팀의 무실점 수비에 기여를 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리그 3골, UEFA 슈퍼컵 1골, 클럽 월드컵 1골로 총 5골 넣으며 '골 넣는 수비수'로서의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맨유 수비가 올 시즌에 거둔 소득이라면 에반스와 하파엘 다 실바의 급성장을 거론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 21세인 에반스의 등장은 '비디치-퍼디난드' 센터백 조합과 경쟁할 수 있는 카드로 급부상했고 19세의 하파엘은 주장 게리 네빌을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습니다. 특히 에반스는 최근 리오 퍼디난드의 등 부상을 틈타 무결점 수비로 최고조의 활약을 펼치면서 어느새 퍼디난드의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맨유 주장 네빌의 노장 투혼이 빛나고 있습니다. 불과 올 시즌 전반기 까지만 하더라도 경기력 저하로 부진한 면모를 떨치지 못했지만 '하파엘 등장'에 자극 받았는지 최근 공수 양면에 걸쳐 몸을 내던지는 경기력을 발휘하며 팀 전력에 높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상대팀 측면 공격을 여유롭게 끊는 지능적인 수비 센스와 전반기보다 한결 자연스러워진 수비 가담, 경기 상황에 따라 폭발적인 오버래핑을 과시하며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을 빛내고 있죠.

또 한명의 주역인 존 오셰이는 그동안 파트리스 에브라의 징계 및 부상 공백을 메우면서 '수비력이 약하다'는 외부의 편견을 깨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전보다 한 박자 빨라진 수비 가담을 통해 상대팀 측면 공격을 단번에 끊으며 왼쪽 측면 공간을 확고하게 지켰습니다.  

물론 포백과 미드필더진사이의 유기적인 호흡 역시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지성, 마이클 캐릭, 안데르손 같은 활동량 넓은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포백의 활동 반경이 좁혀지는 이점이 나타났기 때문이죠. 그로 인해 수비수들을 상대 공격수를 제압하는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고 미드필더들은 활발한 인터셉트로 역습 공격 기회를 마련하면서 맨유는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과 동시에 리그 선두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맨유 포백이 앞으로 더 강한 위용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퍼거슨 감독은 18일 MUTV와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2일 에버튼전 이전까지 퍼디난드와 웨스 브라운이 부상에서 복귀하여 맨유에 큰 이점을 줄 것 같습니다"며 두 선수의 등장은 맨유 수비진을 더 강하게 할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한국 나이로 올해 40세인 판 데르 사르의 '나이를 잊은' 선방 역시 맨유 선두 진입의 또 다른 원동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판 데르 사르는 클럽 월드컵을 제외한 최근 11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으며 21번이나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는 신들린 듯한 선방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문전에서 선수들이 밀집하거나 크로스가 날아오는 위험한 상황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으며 안정적인 펀칭과 세이빙, 볼 캐칭으로 맨유의 뒷문을 튼튼히 했습니다.

'EPL 1위 진입은 수비력 덕분'이라고 수비수들을 칭찬한 퍼거슨 감독. 맨유의 포백과 골키퍼 판 데르 사르는 감독 믿음에 부응하듯 최근 리그 10경기 연속 무실점 수비로 팀의 선두 도약을 이끌었습니다. 과연 맨유가 수비수들과 판 데르 사르의 맹활약을 발판으로 리그 3연패의 대업을 이룰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By. 효리사랑
Posted by 나이스블루
TAG 1위, EPL, 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