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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디어메이트

돈화문나들이, 창덕궁 앞에서 전해지는 숨은 이야기

돈화문나들이 최근에 다녀왔습니다. 이 행사는 서울 돈화문 국악당에서 10월 2일부터 11월 9일까지 펼쳐지는 한국 최초의 국악로 투어콘서트입니다. 창덕궁 앞에 있는 돈화문로는 조선시대 왕이 걸었던 거둥길이라고 합니다. 즉, 왕이 나들이를 하던 길이었죠. 최근 돈화문나들이 진행된 것은 돈화문로에 전해지는 숨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아울러 돈화문나들이 통해서 국악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전통을 느끼기 좋습니다.

 

 

창덕궁 정문 돈화문 맞은편에는 서울 돈화문 국악당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2016년에 개관했던 국악 전문 공연장입니다. 창덕궁 일대 정체성 회복 차원에서 국악 공연을 하는 곳이 마련됐습니다. 이곳의 왼쪽은 돈화문로가 있습니다. 돈화문로를 지도에서 살펴보니 돈화문부터 청계3가 교차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돈화문로와 그 주변에는 한복대여점 포함한 한복 관련 전통 상점 등이 눈에 띕니다. 서울 돈화문 국악당 개관 및 국악 공연이 펼치는 모습을 보면 이곳에서 한국의 전통을 계승하려는 노력이 보였습니다.

 

 

서울 돈화문 국악당은 한옥 건물입니다. 이곳의 안에는 야외 공연을 위한 국악마당이 펼쳐졌습니다. 한옥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국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서울에 이러한 곳은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에 찾는 돈화문나들이는 야외에서 국악을 보는 행사가 아닙니다. 돈화문로 주변을 돌면서 이곳의 숨은 이야기를 듣는 것과 더불어 실내 공연장(서울 돈화문 국악당 지하 2층)에서 국악 공연을 관람하는 국악 투어 콘서트입니다.

 

 

돈화문나들이 참여하면 현장에서 무선수신기를 받게 됩니다. 안내원 설명을 들으면서 돈화문 주위를 돕니다.

 

 

돈화문나들이 안내하는 사람은 인력거꾼 연기하시는 분입니다. 실제로 돈화문나들이 떠나보니 연기하시는 분이 더 있습니다. 인력거꾼이 돈화문나들이 참여하는 사람을 안내하면서 돈화문로 관련 이야기를 언급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조선의 인력거꾼으로서 돈화문로를 잘 알고 있는 것과 더불어 돈화문로의 과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력거꾼이 여러 다양한 분을 인력거에 태우다 보니 세상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인력거꾼이 돈화문나들이 안내를 맡게 됐습니다.

 

서울 돈화문 국악당 정문으로 나왔더니 하얀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분이 등장했습니다. 돈화문나들이에서 궁중 무희를 연기하는 분이셨습니다. 정문 앞에 펼쳐진 돈자리에서 창덕궁을 향해 큰 절을 했습니다. 조선시대 마지막 임금이었던 순종 임금이 가시는 길을 이렇게 모셨다고 합니다. 이 분이 큰 절을 했던 돗자리는 화문석이라고 합니다. 그 화문석은 전통무용 춘앵전을 출 때 쓰이는 돗자리입니다.

 

 

창덕궁 돈화문 모습입니다. 이곳의 앞에 돈화문로가 펼쳐졌습니다. 과거 왕과 백성이 접하면서 궁중 문화가 전해졌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금위영터 비를 보니 국립 국악원 표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저의 일행이 향했던 곳은 일소당이라는 곳입니다. 옛날 이왕직 아악부가 있던 곳(지금의 삼환기업 본사)으로서 지금의 국립 국악원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국립국악원은 현재 서울 서초구에 있는 예술의전당 옆쪽에 있습니다.

 

 

금위영터 비 근처에는 당시 이왕직 아악부에 있던 악기 및 모습을 담아낸 사진이 있었습니다. 이 사진들이 공개된 공간 뒤에 우뚝 높이 솟아있는 그 건물이 삼환기업 본사이며 과거에는 그곳이 일소당이었다고 합니다. 일소당은 조선을 방문했던 귀빈을 맞이하는 곳입니다.

 

 

이 사진은 1964년 한국을 찾았던 영국 국적의 음학학자 및 음학수집가였던 존 리비를 연기하는 분 모습입니다. 현장에서 가발을 착용하면서 존 리비 연기를 하시더군요. 돈화문나들이에서는 일소당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한국의 전통음악을 녹음했다고 하네요. 이 분의 녹음 덕분에 한국의 예전 음악이 보존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꽃분이와 인력거꾼의 상황극이 펼쳐졌습니다. 돈화문나들이의 분위기를 흥겹게 띄웁니다.

 

 

종로 1-2-3-4가동 주민센터에서는 조선 최초의 단발 기생이었던 단발랑 1호 강향란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강향란 실존 인물이었습니다. 과거에 기생이었으나 머리를 자르면서 학생이 되었다고 합니다. 강향란이 단발을 했던 때는 1920년대였던 일제 시대였습니다.(1920년대) 지금은 단발머리 및 숏컷을 하는 여성을 흔히 볼 수 있으나 그때는 여성이 남성처럼 머리를 깎는 것이 결코 녹록치 않았던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중들에게는 강향란이라는 인물이 잘 알려져있지 않은데 어쩌면 언젠가 영화 등을 통해서 조명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싶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상황극이 펼쳐지는 모습. 과거 박록주 명창이 아이들과 판소리 연습을 했는데 그 당시에 방음이 되지 않아 항의하는 사람을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선 시대의 판소리 명창 이동백 선생 연기하시는 분의 판소리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돈화문나들이 다니면서 판소리까지 접할 수 있었네요. 실제로 이동백 선생 연기하시는 분의 키가 상당히 컸습니다. 알고보니 이동백 선생의 키가 실제로 컸다고 하네요.

 

 

돈화문나들이 코스를 계속 걷다보면 풍경이 좋은 곳이 눈에 띄었습니다. 인력거꾼 연기하는 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특색 넘치는 풍경을 볼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예전 인력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돈화문나들이 투어를 돌아다닌 뒤에는 서울 돈화문 국악당 지하 2층에서 국악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궁중무용 춘앵무, 성금연류 가야금 산조, 가야금 병창 꽃타령 및 통영개타령 공연 등의 공연을 봤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국악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이 마련됐습니다. 창덕궁이나 창경궁, 경복궁 같은 고궁을 둘러보면서 서울 돈화문 국악당을 들리며 국악 공연을 관람하면 특색 넘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더군요.(국악 공연의 경우 허가없이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아서 실제로 공연장 내부에서는 공연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제가 관람했던 돈화문나들이는 11월 9일까지 펼쳐집니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까지 진행되네요. 서울 도심에서 한국의 전통을 느끼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돈화문나들이 추천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