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서울청년의회 현장을 직접 찾으면서 서울시가 청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청년이 청년만의 의회를 통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정책을 제안하는 것은 한국에서 다소 낯설게 느껴졌던 풍경입니다. 저 같은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2018 서울청년의회 방문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만큼 한국에서 청년이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낼만한 여건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한국이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느꼈으나 한편으로는 2018 서울청년의회 같은 행사가 개최되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2018 서울청년의회가 지난 9월 2일 일요일 오후 2시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됐습니다. '다른 차원을 여는 이야기'라는 슬로건으로 펼쳐진 2018 서울청년의회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의회,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청년의원으로 위촉된 청년들이 일자리, 장애인권, 놀자리 등 10대 과제에 대하여 정책 질의 및 정책 제안을 했습니다. 2018 서울청년의회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원철 서울시의회 회장이 참석하면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2018 서울청년의회 슬로건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른 차원을 여는 이야기'라고 말입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서울특별시의회에 모여 서울시 정책을 제안하는 모습은 서울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에서 흔치 않았던 모습 같습니다. 지금까지 2030세대보다 윗세대인 기성세대들이 이 사회를 이끌어갔기 때문에 청년이 서로 모여서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정책을 제안하는 것은 한국에서 드물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어떤지 알 수 없으나 저 같은 일반인에게 2018 서울청년의회 현장은 약간 과장된 표현을 쓰면 문화충격을 받습니다. 워낙 한국 사회가 보수적이었으니 말입니다. 이제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사회에 많이 전달되어야 할 때입니다.
알고보니 지난해 서울청년의회에서 서울형 청년갭이어 정책이 제안되었는데 2018 서울시 청년인생설계학교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서울청년의회가 단순히 정책을 제안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정책의 반영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면 무언가를 실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18 서울청년의회가 올해로 4회째 개최된다는 것은 서울시가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반영하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8 서울청년의회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원철 서울시의회 회장이 참석했다는 것은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의견 및 아이디어를 더욱 생생하게 듣기 위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울러 2018 서울청년의회 참석한 청년들이 어떻게 모집되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서울에 거주하거나 서울 기반으로 활동하는 만 19~39세 청년들이 직접 정책에 참여하도록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를 운영했습니다.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회원 중에 3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사람이 청년의원으로 위촉됩니다. 청년의원이 서울청년의회에서 10대 정책 과제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2018 서울청년의회에서 서울시 거주하는 청년들이 정책 제안했던 10대 과제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김희성 서울청년의회 의장 겸 명예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해 5기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는 13개 분과, 350여 명의 청년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난 4개월간 80여 차례의 분과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를 기반으로 하여 8개 분과의 시정질의와 대표연설을 통해 10대 정책을 제안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한 뒤 3년 전 서울청년의회를 언급하며 청년정책 수립의 초석이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불과 2년 전 이 자리에서 제안되었던 서울시 청년수당은 포퓰리즘으로 매도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전국의 모든 청년들을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2018 서울청년의회에서는 여러 분과의 정책 제안 및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청년의원 발표자가 박원순 서울시장 포함한 서울시 관계자분들에게 질의하는 모습을 보면 2018 서울청년의회 격식있게 진행되고 있었음을 실감합니다. 그와 더불어 서울시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사회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회의 흐름이 끊임없이 변화했던 그동안의 추세를 놓고 보면 2018 서울청년의회 개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서울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입니다.
여러 분과의 정책 제안 중에서 장애인권분과에서는 "당신은 버스 안의 휠체어를 본 적이 있나요?"라는 주제로 장애인의 대중교통 접근성 제고에 대하여 발표한 것에 공감했습니다. 발표자는 장애인의 이동권은 사회참여 연결고리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장애인권분과 실태조사 결과 주 이동 교통수단 중에 버스는 12%에 불과하다며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인들의 버스 이용률이 저조함을 지적했습니다.
휠체어 장애인이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1) 저상버스와 일반버스의 배차체계가 규칙적이지 않다는 점 (2) 버스기사님께 버스를 타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기 어렵다는 점 (3) 버스기사님의 능숙치못한 대처로 탑승 거부되거나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1)에 대해서는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의 운행시간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지막 저상버스를 놓칠 경우 일반버스가 많이 와도 탑승할 수 없는 현실을 전했습니다.
장애인의 버스이용 활성화를 위한 세 가지 제안에 대해서는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1) 복불복 배차가 아닌 규칙적인 저상버스 배차체계 개선
(2) 버스기사님에게 장애인승객 탑승의사를 알리는 '알림 시스템' 도입
-현재 교통약자 서울버스 어플은 이미 개발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3) 버스기사님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강화된 교육 필요
되돌아보면 장애인이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를 이용하는 모습은 많이 못봤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상버스 운행의 중요성 및 버스기사님들의 친절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서울시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장애인에 대한 더 많은 배려와 관심이 필요할 것 같네요.
놀자리 분과에서는 서울청년공간인식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서울시 거주 또는 활동하는 만 19~39세 청년(8.14~8.26 조사)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총 308명 참여했다고 합니다. '귀하의 지역에 청년공간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 취미모임(동아리, 커뮤니티) 49.7%, 서울시 청년정책정보 습득 45.9%, 공부 및 독서 36.9%, 구직정보 습득(취업, 창업) 31.2%, 생활정보 습득(부동산, 재테크) 28%가 나왔습니다.(청년공간 비이용자 대상/중복선택) 아울러 '청년공간에서 서울시 청년정책, 사업 등 정보를 제공받은 적이 있습니까?'에 대해서는 45.5%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1) 청년 공간을 마구 마구 홍보해줄 것 (2) 청년 공간에 청년 지원 정보를 가득 채워줄 것 (3) 가벼운 만남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의 허들을 낮춰줄 것 (4) 청년공간 추진 목표를 '활성화'로 바꾸고 이용자 운영 참여 확대를 원했습니다.
설자리(주거) 분과에서는 지난 20년 서울의 25~29세 비독립 청년이 2배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2000년 36.6%에서 2018년에는 64.6%로 증가했습니다. 독립을 하지 않는 청년이 늘었다고 합니다. 집에서 독립할 경우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독립을 하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월세 및 관리비 부담이 매우 큽니다. 현실적으로 돈을 모으기 쉽지 않습니다.
청년의원들이 노란색 종이 카드를 꺼내들며 과거의 주택 공금정책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했습니다.
녹색 종이 카드도 꺼내들었습니다. 서울시가 청년의 주거독립에 대하여 진정성과 개선의지를 통해 공공성이 확보되기를 바랬습니다.
청년의원들이 서울 청년의회 정책 제안에 의결하는 모습입니다.
청년의원들이 종이비행기를 흔들며 2018 서울청년의회 폐회됐습니다.
2018 서울청년의회 공동 선언문 중에 핵심사항을 언급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하나. 우리는 <2018 서울청년의회>를 통해 채택된 10대 과제가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
하나. 우리는 미래사회의 가장 큰 위협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하나. 우리는 달라진 사회에서 등장하는 시민들의 새로운 욕구에 발 빠르게 반응하는 정부혁신을 과감하게 추진한다.
하나. 우리는 미래대응시정, 세대균형시정을 시정의 중점과제로 합의하고, 정부의 권한을 청년에게 과감히 이양하는 청년자치시대를 함께 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