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선두 수원의 '폭주 기관차' 김대의(34)의 활약이 돋보이는 요즘이다.
최근 김대의의 활약은 차범근 감독의 전력적인 걱정을 충분히 해소할 만한 '군계일학'이다. 수원은 곽희주를 비롯 마토, 양상민, 송종국의 부상으로(마토는 5일 인천전 복귀) 주전 수비수들이 줄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 김대의의 성공적인 왼쪽 풀백 전환으로 정규리그 3경기 연속 무실점과 11연승의 기록을 세웠다.
김대의는 지난달 25일 제주전 부터 4경기 연속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 중이다. 전후반 내내 특유의 빠른 발과 몸을 사리지 않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수 양면에 걸쳐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최근 4경기에서 팀이 2실점에 그칠 정도로 그의 측면 수비수 전환은 성공적이다.
자신이 K리그 MVP에 선정되던 2002년 성남의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뛰었던 김대의는 2년 뒤 수원으로 팀을 옮겨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 포워드를 오갔다. 공격 성향이 누구보다 강했던 김대의는 질풍 같은 빠른 스피드와 폭 넓은 활동 반경을 앞세워 상대팀 수비 진영을 쉽게 허물며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던 선수다.
그랬던 자신의 주특기가 오늘날에는 풀백으로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비결이자 최대 무기가 됐다. 왼쪽 측면에서 여러 차례 빠른 오버래핑으로 동료 선수에게 공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상대팀 선수보다 '한발 빠른' 압박 수비로 측면 공격을 집요하게 방해했다. 이청용(서울) 김상록(인천)의 오른쪽 공격을 꽁꽁 봉쇄했던 것이 그 예.
여기에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경험을 살려 전술 이해와 경기 운영 능력이 늘었다. 새로운 포지션에 대한 위치적인 혼란에 빠지지 않는 군더더기 없는 활약으로 자신의 경기력을 침착하게 풀어간 것. 차범근 감독은 이 점을 고려해 윙어로 뛰던 김대의를 측면 수비수로 기용했고 이것은 적중했다. 헌신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그의 성실성은 여전히 변함 없는 플러스 알파.
물론 김대의의 포지션 변경은 낯설지 않다. 2004년 수원 이적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했고 2006년 5월 말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상대팀 중앙 공격을 적극 봉쇄하는 족쇄같은 방어를 펼쳤다. 최근에는 4백 라인의 풀백으로서 수비수 위치에서 뛰게 된 자신의 새로운 가치를 팬들에게 과시했다.
이 같은 추세 속에, 김대의의 향후 왼쪽 풀백 출전 여부가 새로운 화두로 다가올 조짐이다. 수원의 주전 왼쪽 풀백이었던 양상민이 곧 부상에서 복귀 예정이어서 포지션 경쟁이 불가피하다. 최근 수원의 왼쪽 윙어 자리가 백지훈-이관우-남궁웅의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는 점에서 김대의가 미드필더보다 풀백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
그러나 향후 팀 내 입지를 떠나 자신에게 주어진 포지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김대의의 가치는 수원의 '푸른 별' 처럼 밝다. 포지션이 어디든 팀의 승리와 우승을 위해 항상 열정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 그의 성실함은 후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수원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끄는 단단한 원동력으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 2일 서울전이 끝난 뒤 "경기 중 힘들지 않은 포지션은 없다. 측면 미드필더든 풀백이든 내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선수가 해야 할 도리다"고 밝힌 김대의. 왼쪽 측면 수비수로서 흔들림 없이 90분을 잘 버텨내는 그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