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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성화호 GK 정성룡…80m 필드골 작렬!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의 수문장 정성룡(23, 성남)이 골 넣는 골키퍼의 반열에 올랐다.

정성룡은 27일 저녁 8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친선 경기에서 80m짜리 장거리 골을 터뜨렸다. 0-0의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전반 41분 한국 진영 페널티에어리어 중간 지점에서 골킥을 길게 시도했던 것이 한국의 선취골로 이어진 것.

골킥을 날린 정성룡의 공은 빠른 속도로 하프라인과 상대팀 페널티 지역을 넘어 코트디부아르 골대를 향해 날아 들었다. 무방비 상태였던 코트디부아르 골키퍼가 너무 앞에 위치했던 것이 문제였다. 골키퍼와 상대팀 수비수 사이에서 한번 바운드된 공은 골키퍼의 키를 넘어 그대로 골망을 출렁였다.

자신의 골이 믿기지 않는 듯 가만히 서있기만 했던 정성룡은 동료 선수들이 달려와 환호하자 그제서야 웃음을 보이며 골 넣은 기쁨을 만끽했다. 정성룡이 ´골 넣는 골키퍼´로 팬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순간이었다.

국가대표팀의 골키퍼 이기도 한 정성룡의 길게 차 올리는 골킥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11월 21일 올림픽대표팀 바레인전에서 후반 10분 긴 골킥이 상대팀 수비 실수로 뒤로 넘어간적이 있었으며 지난 4월 26일 울산전에서 전반 40분 골킥으로 찼던 공이 상대 골키퍼 김영광 앞까지 날아오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두 번 모두 골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코트디부아르전에서 골을 성공시켜 골 넣는 골키퍼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

정성룡의 골은 지난해 3월 18일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왓포드전에서의 보기 드문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토트넘 골키퍼로 출전했던 폴 로빈슨(현 블랙번)은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8분 토트넘 진영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외곽에서 70m짜리 오른발 프리킥을 날렸는데 정성룡의 장면처럼 그대로 골로 이어졌다.

로빈슨은 토트넘 이전 소속팀인 리즈 유나이티드 팀 역사상 최초로 필드골을 넣은 골키퍼로 기록되어 있다. 2003년 9월 24일 스윈든과의 칼링컵 경기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헤딩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에서 구했던 것. 2006년 독일 월드컵 파라과이전에서는 길게 올린 골킥이 경기장 천장에 매달린 전광판을 맞추기도 했다.

K리그에서는 김병지(서울)가 골 넣는 골키퍼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울산 소속이었던 1998년 플레이오프 2차전 후반 종료 직전 팀의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으로 달려들어가 헤딩골을 터뜨린 바 있다. IFFHS(국제 축구역사 통계연맹)에 따르면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골키퍼는 브라질의 호제리우 체니(69골) 2위는 파라과이의 칠라베르트(62골)로 기록되어 있다.

한편 이날 경기서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정성룡의 놀라운 득점과 후반 18분 이근호의 골로 앞섰으나 11분 뒤 제르비뉴에게 실점했고 이후 실점을 하지 않은 끝에 2-1의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경기 승리로 최근 친선경기에서 2연승을 거둔 한국은 오는 31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호주와 마지막 친선전을 가진 뒤 베이징 올림픽 D조 본선을 치르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