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 라이프

픽셀 후기, 덕후들에게 추천하는 최고의 영화

7월 16일 개봉했던 할리우드 영화 픽셀 후기 올립니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유행했던 팩맨(Pac-Man)을 비롯하여 동키콩, 스페이스 인베이더 같은 고전 게임의 주인공이 '악당'으로 출연하는 스토리가 특이합니다. 30여년 전에 히트했던 게임을 영화에 등장시킨 것만을 놓고 보면 어렸을 적 게임을 즐겼던 추억을 떠올리기 좋습니다. 그런데 게임 속 주인공이 현대 시대에 악당으로 등장하는 설정을 놓고 보면 단순한 추억팔이 영화가 아님을 극장에서 관람하면서 인지하게 될거에요. 픽셀 후기 시작하겠습니다.

 

 

[사진 = 저의 픽셀 관람 인증샷 (C) 나이스블루]

 

덕후 또는 오타쿠 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는 좋은 이미지가 아닐 겁니다. 덕후가 '특정 분야에 미친 이상한 인물'로 비춰지기 쉬우니까요. 덕후를 얕잡아보거나 쓸데없는 편견을 가지는 사람이 일상에서 꽤 있을 겁니다. 그 사람에게는 덕후를 바라보며 자신이 정상적인 인물이라며 자기 위안을 삼거나 혹은 그 정도가 지나치면 자만심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인물은 사람의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덕후는 싫다'는 자신의 사고방식이 옳다는 착각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인물이 영화 픽셀에서는 고집불통의 캐릭터로 등장했습니다.

 

 

획일적인 사고방식이 만연한 또는 보수적인 성향의 틀을 깨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덕후는 여전히 환영받는 존재가 아닙니다. 영화 픽셀에서 '루저(Loser, 패배자)'라는 단어가 쓰인 것을 보면 덕후는 사람들에게 패배자 이미지가 없지 않아 보입니다. 픽셀 주인공 아담 샌들러가 미국 대통령(BUT 지지율 형편없는)을 친구로 두면서 정작 자신은 비 명문대 출신에 홈 시어터 설치 기사로 설정된 것을 보면 영화에서는 덕후의 현실을 뻐져리게 반영한 것 같습니다. 미국도 한국처럼 덕후 이미지가 긍정적이지 않나 봅니다.

 

저는 '덕후 = 패배자'라는 공식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을 많이 하거나 애니메이션 많이 보는 사람은 인생의 패배자가 아닙니다. 일종의 취미 생활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게임과 만화는 어렸을 적 기성 세대들에게 '공부에 방해된다'며 반드시 멀리해야 하는 존재로 여겨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에 길들여진 사람중에서는 아마도 게임이나 만화에 광적인 덕후에 거부감을 느끼는 부류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들을 패배자로 여기게 되겠죠.

 

 

[사진 = 저의 픽셀 관람 티켓, 그리고 픽셀 홍보하는 컵. 픽셀은 청량음료와 함께 먹기 딱 좋은 영화였습니다. (C) 나이스블루]

 

픽셀은 덕후들을 위한 영화였습니다. 덕후는 인생의 패배자가 아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질이 충분한 인물임을 확신시켰던 작품이었습니다. 만약 자신이 특정 취미를 즐기는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안좋게 보였던 것에 스트레스를 느꼈던 사람이라면 영화 픽셀을 좋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픽셀을 극장에서 보면서 기분 좋은 시간 보내지 않을까 싶네요. 영화 속 남자 주인공들이 과거에 고전 게임을 즐겼던 인물로 설정되었으니까요. 과거 오락실에서 게임 많이했던 사람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신의 옛 시절을 떠올리기 좋은 영화에요.

 

 

하지만 픽셀은 덕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사고방식과 전혀 맞지 않는 불친절한 영화로 느껴질 수도 있겠죠. 오히려 픽셀에서는 덕후를 깔보는 사람이 안좋게 설정됐습니다. 따라서 픽셀은 덕후를 바라보는 사람 성향에 따라 호불호 갈리기 쉽습니다.

 

그럼에도 픽셀이 좋은 영화인 이유는 덕후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 잘못됐다는 것을 '재미있는 콘텐츠'로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덕후가 인생의 패배자가 아니라는 것을 픽셀 결말 통해서 보여줬습니다. 영화에서 다루는 게임을 예로 들면, 게임을 많이 한다고 인생 실패하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 중독이 자신의 생계 및 학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게임하는 시간은 사람이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중요하니까요.

 

[저의 픽셀 평점]

 

픽셀 한국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개봉 초반에 대중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입소문을 타느냐 여부가 관건입니다. 픽셀을 좋게 봤던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하겠으나 그렇지 않게 바라본 사람이라면 부정적인 언급을 하겠죠. 덕후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의 호불호가 뚜렷할 것으로 짐작되는 작품이라 영화가 쉽게 흥행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픽셀을 좋게 봤습니다만 그렇지 않게 바라보는 사람도 없지 않겠죠.

 

아마도 이 영화는 덕후 기질이 있는 사람들에게 티켓 값을 지불할 가치 충분한 작품으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영화가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작품에서 전하는 메시지 만큼은 충분히 공감을 느낄만 합니다. 고전 게임을 영화에서 활용했던 장면까지 재미있어서 좋았어요. 덕후들에게 추천하는 최고의 영화 픽셀 후기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