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광희 식스맨 합류는 개인적으로 좋게 판단했습니다. 광희 긍정적으로 바라봤던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경험, 무한도전 고정멤버가 되고 싶어했던 뚜렷한 의지, 노홍철 공백 메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습니다. 식스맨 프로젝트 시절에는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렇다고 '광희가 식스맨이 꼭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유병재가 광희보다 더 적합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유병재는 식스맨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죠. 이렇다보니 무한도전 광희 고정멤버 투입을 차선책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광희 무한도전 활약상을 보면 생각보다 매끄럽지 못하네요.
[사진 = 무한도전 광희 고정 멤버로 합류할 때의 모습(오른쪽에서 두 번째) (C) 무한도전 공식 트위터(twitter.com/realmudo)]
무한도전 가요제 광희 지디 태양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던 까닭은 광희 노래 실력이 가수답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가수는 기본적으로 노래를 잘해야 합니다. 래퍼라면 랩을 잘해야겠죠.
그런데 광희 노래 무한도전에서 선보인 것을 들어보면 자신의 가벼운 예능 콘셉트 때문에 일부러 노래를 망치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노래를 못부르는 가수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전자가 맞다면 오히려 재미없습니다. 광희의 의도가 적중하지 못했다고 봐야겠죠. 아무튼 전자일지 후자일지 알 수 없습니다만 아무리 노래를 못불러도 지디 태양 앞에서 진중한 태도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광희에게는 그런 태도가 잘 나타나지 않더군요. 방송분만을 놓고 보면 말입니다.
광희가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지디 태양과 함께 멋진 노래 실력을 과시하는 모습은 저를 비롯한 다수의 시청자들이 바라는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수가 본업이자 현재 아이돌 멤버로 활동중인 자신의 경쟁력을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충분히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광희에게는 예능감에 대한 욕심이 크겠으나 무한도전 가요제만큼은 다릅니다. 예능감보다 그의 노래 발전이 더욱 요구됩니다. 시청자들은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앞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명곡을 듣고 싶어하니까요. 광희 지디 태양 조합은 아이돌 3인방으로서 패기 넘치는 노래를 들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사진 = 2015 무한도전 가요제 가면무도회 출연했던 빅뱅의 태양, 지드래곤 (C) 무한도전 공식 트위터(twitter.com/realmudo)]
무한도전 광희가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인지 아닌지는 가요제 무대에서 증명될 것 같습니다. 짧게는 무한도전 가요제 준비 과정에서 드러날 수도 있지만요. 그보다 더욱 아쉬움에 남는 것은 광희에게 호감을 느끼기 어려운 이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한도전 가요제 이전에 방영되었던 '로맨스가 필요해'에서 광희와 유이가 저녁식사를 함께했던 장면은 무한도전이 아닌 우리 결혼했어요(우결)을 보는 것 같은 찝찝함이 들었습니다.
광희가 그토록 좋아했던 유이의 무한도전 출연이 성사된(그 이전에 애프터스쿨 멤버로서 2009년 무한도전 가요제 참여했던) 것을 보면 '무한도전이 굳이 저렇게 해야할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두 사람의 기분 좋은 만남 보다는 광희의 유이 타령이 좋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무한도전 콘셉트와 안맞아요.
광희의 YG & 빅뱅 타령 또한 좋게 보여지지 않습니다. 자신과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희망하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광희는 그 마음을 너무 내세웁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광희의 태도를 보며 재미가 아닌 피곤함을 느끼기 쉬울 겁니다. 무한도전 광희 향한 여론의 시선이 전체적으로 긍정적이지 못한 이유가 이 때문일 것입니다. 특정 존재와 함께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너무 드러냅니다. 무한도전 광희 출연이 호감 얻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사진 = 2014년 무한도전 The legend 사진전 현장 모습. 무한도전 가요제 2015가 시청자들에게 레전드 프로그램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C) 나이스블루]
무한도전 가요제에서는 광희가 자신의 바람대로 빅뱅 멤버 지디, 태양과 함께 같은 팀이 됐습니다. 지디(지드래곤)가 황태지 (황광희, 태양, 지드래곤)라는 팀명을 지은 것을 보면 지디와 태양이 광희와 함께 가요제 참여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드러낸 것 같습니다. 물론 세 명이 하나된 모습으로 조화를 이루어야겠죠.
그럴려면 광희가 가수답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자신의 노래 실력이 지디&태양에게 밀리지 않다는 것을 가요제에서 사람들에게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정 존재를 편애하는 마음을 자제했으면 합니다. 자신의 비호감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광희의 발전된 행보를 더욱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