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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청용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 반가운 이유

이청용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 전격 성사됐다. 2011/12시즌 이후 두 시즌 반 만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했으며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바랬던 볼턴 탈출이 이루어졌다. 크리스탈 팰리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한국 시간으로 2월 3일 오전 7시 30분 이후 이청용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2018년 6월까지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으며 그가 18세에 FC서울에서 프로 데뷔를 했으며 2009년 볼턴으로 이적했던 그의 이력을 공개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3위를 기록중인 크리스탈 팰리스 둥지를 튼 이청용 이적료 원칙적으로는 비공개다. 두 구단이 홈페이지를 통해 이적료를 발표하지 않았던 것. 현지에서 추정하는 이청용 이적료 50만 파운드(약 8억 2530만원)이며 6년 전 FC서울에서 볼턴으로 떠났을 때의 이적료 220만 파운드(약 36억 2930만원)보다 더 적은 액수다.

 

 

[사진 = 이청용 영입을 공식 발표한 크리스탈 팰리스 홈페이지 메인 (C) cpfc.co.uk]

 

프로 선수의 가치는 이적료를 통해 알 수 있다. 볼턴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로 떠나는 이청용 이적료 추정액이 맞다면 헐값이 맞다. 2009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K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안착했을 때의 이적료보다 4분의 1 수준인 것은 그의 가치가 옛날보다 더 낮아진게 아닌가 싶어 참으로 안타깝다. 2011년 여름 불의의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 펼쳤음에도 2012/13시즌부터 현재까지 두 시즌 반 동안 잉글랜드 챔피언십리그를 누볐던 것이 이청용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은 분명했다. 4년 전 부상만 없었다면 지금쯤 이청용은 크리스탈 팰리스보다 더 좋은 팀에서 뛰고 있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이청용 새로운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는 순위만을 놓고 보면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에 속했다. 그러나 18위 헐 시티와의 승점 차이가 4점 밖에 되지 않는다. 20위 레스터 시티와는 승점 격차가 6점 뿐이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중하위권 및 하위권 팀들과 강등권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그나마 18~20위에 있는 팀들에 비해 승점이 약간 많으나 자칫 잘못하면 강등권으로 미끄러질 위험이 있다. 이청용은 볼턴이 프리미어리그에 속했던 시절에 이어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강등권 싸움을 이겨내야 한다.

 

 

이청용 크리스탈 팰리스 입지는 현시점에서 좋지 않다. 오른쪽 윙어로 활약중인 제이슨 펀천 입지가 견고하다. 펀천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2경기 중에 17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으며 3골 4도움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가 평범한 것처럼 보이나 팀 내 도움 단독 1위로 꼽힌다. 패스 성공률은 76.9%이나 핵심 패스가 1경기 평균 1.5개로서 팀에서 가장 많다. 미드필더치고는 패스가 좋은편이 아님에도 수비시 상대 공격 차단을 적극적으로 하며 팀 공헌도를 높였다. 최근에는 2경기 연속골 기록하며 크리스탈 팰리스 오른쪽 측면을 든든히 버티고 있다. 이청용이 펀천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다.

 

 

[사진 = 이청용 경쟁자 제이슨 펀천 (C) 크리스탈 팰리스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pfc.co.uk)]

 

[사진 = 이청용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을 발표한 볼턴 공식 홈페이지 (C) bwfc.co.uk]

 

만약 앨런 파듀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이 이청용을 전문 오른쪽 윙어로 인식하고 있다면 그는 선발보다는 교체 요원으로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임할지 모른다. 펀천의 물 오른 경기력을 놓고 보면 이청용이 벌써부터 그를 이기기 쉽지 않다. 물론 이 대목에서 공감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청용 이적료 추정액을 보면 크리스탈 팰리스의 이청용 영입 의도가 선수층 보강임을 알 수 있다. 다만, 파듀 감독이나 크리스탈 팰리스가 이청용 공격형 미드필더 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를 실전에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 커질 것이다.

 

그럼에도 이청용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 반가운 소식인 것은 분명하다. 프리미어리그 복귀 그 자체가 반갑다. 볼턴에서 뛰었던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프리미어리그 복귀가 점점 멀어지는 듯했으나 이제는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왔다. 운이 나빴다면 이청용 프리미어리그 복귀는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다행히 크리스탈 팰리스는 이청용을 알고 있었다. 그가 팀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임을 인식하며 그의 이적을 성사시켰다. 이제 남은 것은 이청용이 크리스탈 팰리스를 위해 항상 최선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청용 크리스탈 팰리스 이적의 또 다른 긍정적 의미는 한국에서 프리미어리그 인기가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치가 작용한다. 프리미어리그는 여전히 축구 마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으나 과거의 박지성과 이청용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활약 펼쳤을 시절에 비하면 대중적인 임펙트가 떨어진 것은 분명하다. 이제는 볼턴이 아닌 크리스탈 팰리스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할 이청용이 건재한 기량을 과시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