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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금메달, 국민을 감동시켰던 명승부

 

드디어 이상화가 해냈습니다. 2014 소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4초 70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1차에서 37초 42, 2차에서 37초 28을 기록했으며 2위에 이름을 올렸던 올가 파트쿨리나(75초 06, 러시아)보다 0.36초 더 앞섰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자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주인공이 되었으며 벤쿠버 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이상화의 74초 70은 벤쿠버 올림픽 금메달 당시에 세웠던 76초 09보다 1초 39 앞당긴 기록입니다. 4년전보다 경기력이 더 좋아졌음을 이번 올림픽에서 실력으로 과시했죠. 멘탈도 대단했습니다. 500m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올림픽 2연패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는데 그것을 견뎌내고 세계 정상을 지켰습니다. 벤쿠버와 소치 올림픽을 빛냈던 이상화 전성시대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사진=소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상화가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C) 소치 올림픽 모바일 공식 홈페이지 (m.sochi201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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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의 500m 금메달 달성은 예견된 결과였습니다. 2013년에 500m에서 무려 4번의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는 저력을 과시했죠. 아무리 국제 무대에서 톱클래스 기량을 과시하는 선수라도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쩌면 비중 높은 국제 대회에서 1위를 거두는 것보다 세계신기록 달성이 더 힘들 수 있습니다. 이상화는 그것을 한 해에만 4번이나 해냈던 셈이죠. 또한 2013/14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에서는 7번의 레이스에서 모두 다 이겼습니다. 소치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죠.

 

한편으로는 이상화의 금메달을 쉽게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당초 메달 기대 종목으로 꼽혔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와 5000m,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한국인 선수의 메달 획득이 좌절된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특히 벤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이상화와 함께 금메달을 따냈던 모태범과 이승훈이 각각 500m 4위, 5000m 12위를 거두었던 모습을 보며 '메달 따내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구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에서 세 손가락안에 포함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달았죠.

 

그럼에도 이상화에게 불운이 찾아오지 않아 다행입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기록 스포츠 특성상 이변이 연출되기 쉽습니다. 아무리 세계 최강의 선수라도 빙판에서 혼신의 힘을 쏟지 못하면 자신보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선수에게 뒤집히기 쉽죠. 그런데 이상화는 거듭된 세계신기록과 올 시즌 월드컵 7연승을 통해 다른 선수에게 1위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 기세를 소치 올림픽에서 이어간 끝에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앞으로 세계 무대 여자 500m에서 이상화 커리어를 뛰어 넘는 선수가 쉽게 등장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입니다.

 

이상화의 500m 질주와 더불어 플라워 세리머니에 임했을 때의 모습도 저의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이상화의 키(165cm)가 은메달을 받았던 파트쿨리나(172cm), 동메달을 따냈던 마르호트 보어(180cm, 네덜란드)보다 더 작았던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흔히 스피드스케이팅은 체격 조건이 발달된 선수들에게 유리한 종목으로 통합니다. 이번 대회의 남자 종목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이 현재까지 금은동메달을 휩쓸었던 것이 대표적 사례죠. 그런데 이상화는 서양인들에 비해 키가 작은 열세를 딛고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였습니다.

 

이상화 500m 금메달 경기는 국민을 감동시켰던 명승부입니다. 우리가 소치 올림픽에서 보고 싶었던 모습이 바로 이러한 장면이었습니다. 금메달 획득 소식을 듣거나 그 장면을 보며 기분 좋은 일상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아마도 누군가는 한국 선수의 올림픽 선전에 자극을 받아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지 모를 일입니다. 이처럼 한국 스포츠 스타의 올림픽 활약상은 우리들의 삶에 적잖은 영향을 끼칩니다. 이상화의 금메달은 한국인들을 기쁘게하는 반가운 이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