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 최고의 대회는 동계 올림픽입니다. 4년에 한 번씩 펼쳐지며 2014년 현재 러시아의 소치에서 동계 올림픽이 진행중이죠. 태극 전사와 태극 낭자들이 이번 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따낼 것으로 보이며 그들이 펼칠 짜릿한 명승부가 기대됩니다. 올림픽과 관련된 크고 작은 이슈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4년 뒤에는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펼쳐지는 만큼 소치 대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특별할 것입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빙상 종목에 집중될 것 같습니다. 4년 전 벤쿠버 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많은 메달을 획득했었죠. 하지만 소치 올림픽에서는 빙상외에도 다양한 종목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겨울을 상징하는 또 다른 스포츠는 스키이며 그중에서 스키점프는 우리들에게 익숙합니다. 2009년에 흥행 성공했던 영화 국가대표가 스키점프를 소재로 다루었죠.
[사진=사라 헨드릭슨 (C) 레드불 유튜브 계정 캡쳐]
소치 올림픽에서는 여자 스키점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까지 스키점프에서는 남자 종목만 있었으나 이제는 여자 부문이 신설됐습니다. 높은 점프대에서 아래로 내려와 착지하는 과정이 위험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그동안 여자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가 활성화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소치 올림픽에서는 여자 선수들이 스키점프에서 메달을 다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동계 올림픽을 즐기는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등장한 셈이죠.
여자 스키점프는 한국 시간으로 12일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전 2시 30분에 노멀힐 개인 1라운드가 펼쳐지며 3시 20분에는 노멀힐 개인 결승 라운드를 통해 메달리스트를 결정합니다. 소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총 30명의 여자 선수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다카나시 사라(18, 일본) 카리나 포크트(20, 독일) 다니엘라 이라슈코-스톨츠(31, 오스트리아)의 강세가 예상되면서 '이 글의 주인공' 사라 헨드릭슨(20, 미국)의 참가가 눈에 띕니다. 그녀는 레드불의 후원을 받는 선수이며 여자 스키점프의 1인자로 꼽혔던 인물이었죠. 이번 올림픽에서는 레드불과 인연을 맺으며 후원받는 선수가 약 70명 가량 됩니다.
헨드릭슨은 월드컵에서 통산 13승을 거두었습니다. 2011년 12월 3일 노르웨이 릴리함메르 대회 1위를 시작으로 2012년 9승, 2013년 3승을 기록하며 국제 무대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지난해 2월 22일 이탈리아 발 디 피엠메에서 펼쳐졌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했는데 당시 253.7점을 기록했습니다. 251.0점을 얻었던 다카나시를 2위로 따돌리고 정상에 등극했었죠. 지금까지 출전했던 국제 대회를 살펴보면 다카나시와의 맞대결이 잦았습니다. 다카나시는 현재 여자 스키점프 세계랭킹 1위죠.
하지만 헨드릭슨에게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지난해 8월말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지금까지 국제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6개월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을 정도로 큰 부상에 시달렸고 그 사이에 다카나시가 승승장구를 거듭했습니다. 축구팬이라면 십자인대 부상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 부상을 당하면서 장기간 결장에 시달렸던 축구 선수들이 꽤 있었으니까요. 우리나라의 일부 축구 스타도 십자인대를 다치면서 월드컵이나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었던 전례가 있었죠.
그럼에도 헨드릭슨은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소치 올림픽 미국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죠. 오랫동안 국제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실전 감각 부족과 부상 후유증을 올림픽 무대에서 극복할지 알 수 없으나 올림픽에 대한 동기부여가 클 겁니다. 사상 첫 올림픽 여자 스키점프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떨칠 절호의 기회니까요. 올림픽 출전을 강행한 것은 아무래도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람들은 올림픽 같은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에서 감동 넘치는 경기를 보고 싶어 합니다. 소치 올림픽에서는 어느 선수가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하며 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지 기대됩니다. 6개월 전 십자인대을 다쳤던 헨드릭슨이 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세계 정상을 되찾으며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될지,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멋진 승부를 펼치며 자신의 건재함이 살아있음을 과시할지 여자 스키점프를 지켜보는 묘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