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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모나코로 향하는 팔카오가 안타까운 이유

 

라다멜 팔카오의 차기 행선지가 AS모나코로 굳히는 분위기다. 이미 모나코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적 공식 발표를 앞두게 됐다. 예상 이적료는 4500만~6000만 유로(약 660억 원~881억 원)이며 연봉 1400만 유로(약 204억 원)에 5년 계약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쩌면 최근 유럽 축구 소식을 모르고 지냈던 축구팬에게 팔카오 모나코 이적은 충격적일 것이다. 팔카오의 실력만 놓고 보면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현 소속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잘 나가는 클럽이었다면 FIFA 발롱도르의 강력한 수상 후보로 떠오를 수도 있었다. 2012년 FIFA 월드 베스트 11에서는 메시-호날두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거의 1년 동안 빅 클럽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으나 모나코는 뜻밖이었다. UEFA 리그 랭킹 1위의 상위권팀 에이스가 UEFA 리그 랭킹 5위의 그것도 1부리그 승격팀에서 뛰어야 하는 현실이다.

 

 

[사진=라다멜 팔카오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사실, 팔카오는 자신의 뜻대로 차기 행선지를 선택할 수 없다. 서드 파티 오너쉽(Third party ownership, 제3자 소유권, 이하 서드 파티)에 의해 모나코로 이적해야만 한다. 다수의 축구 선수는 순수한 클럽팀 소속이지만 팔카오의 소유권은 조르제 멘데스(팔카오, 호날두 에이전트)가 몸 담고 있는 한 투자회사에 있다. 팔카오가 2009년 아르헨티나의 리버 플레이트에서 포르투갈의 FC 포르투로 이적했을 당시의 소유권 55%가 투자회사의 몫이었다. 이 회사는 2년 뒤 팔카오의 새로운 소속팀이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이적 자금 중에 일부를 부담했다. 당시 팔카오 이적료는 4000만 유로(약 587억 원, 옵션 제외)의 거액이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재정이 좋지 못했다. 애초부터 팔카오를 영입할 돈이 부족했으며 투자 회사의 도움을 받게 됐다. 그럼에도 포르투에게 이적료 일부를 지급하지 못했고, 지난해 포르투로부터 FIFA에 제소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재정 문제 해소를 위해 팔카오와 작별하며 이적료를 충당하기로 했다. 최근 모나코로부터 거액의 제안을 받았으며 투자 회사 입장에서도 팔카오 이적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투자 회사에게는 팔카오 모나코행이 이득이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전력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지만)

 

그러나 팔카오에게 모나코 이적은 손해다. 인간계 최강중에 한 명으로 거론되는 선수가 유럽 빅 리그를 떠나야 하는 현실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도 프랑스리그에서 활약중이나 팔카오는 1부리그 승격팀에서 뛰어야 한다. 2013/14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없다. 자신의 가치와 명성을 높일 기회를 잃게 된다. 모나코가 2013/14시즌 프랑스 리그1 상위권 진입을 발판으로 2014/15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는다는 보장도 없다. 서드 파티의 단점은 선수가 마음대로 차기 행선지를 결정할 수 없다.

 

팔카오가 투자 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하려면 방법은 자신을 영입할 클럽이 소유권을 사들여야 한다. 2009년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카를로스 테베스 영입을 위해 그의 권리를 갖고 있었던 투자회사에 이적료를 제시하며 소유권을 얻게 됐다. 당시 테베스 이적료는 2500만 파운드(약 428억 원)로 추정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임대가 만료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팔카오는 2011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떠났을 당시의 이적료가 4000만 유로였다. 제3의 클럽이 팔카오 소유권을 사들이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이적료를 지불하려면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출해야하는 실정이었다. 현시점에서 팔카오는 투자 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어렵다.

 

한때 팔카오의 차기 행선지는 첼시가 유력했다. 그러나 자신의 권리가 제3자에게 소유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첼시 이적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 프리미어리그는 서드 파티를 인정하지 않는다. 첼시가 팔카오를 영입하려면 이적료와 소유권까지 사들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적시장에서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FFP(재정적 페어 플레이)룰 준수해야 하는 실정이 됐다. 현실적으로 팔카오 소유권을 사들이기 어렵다. 다른 빅 클럽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만약 팔카오가 유럽 선수였거나 메시처럼 어렸을적부터 유럽 클럽의 유스 시스템에서 활동했다면 서드 파티에서 벗어나 챔피언스리그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서드 파티로 인하여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기 어렵다. FIFA가 서드 파티를 금지하지 않으면 팔카오 같은 사례가 계속 될 것이다. 선수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속팀이 바뀌는 것은 문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