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이 이끄는 첼시가 1월 이적시장에서 세네갈 대표팀 공격수 뎀바 바(28, 뉴캐슬)를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뉴캐슬은 한국 시간으로 2일 저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뎀바 바가 첼시와 협상하는 것을 허락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같은 날 잉글랜드 일간지 <미러>에서는 "뎀바 바는 첼시와 3년 반 계약에 동의했으며 서런던으로 이동하면 8만 파운드(약 1억 3800만 원)의 주급을 받을 것이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적 완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첼시가 뎀바 바를 영입할 의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영입 성사 여부는 미지수. 뎀바 바의 무릎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2000년대 중반 벨기에 무스크론 시절에 정강이 골절 부상을 당했으나 엉뚱하게도 무릎 수술을 받게 됐다. 약 25cm의 철심이 무릎에 삽입된 것. 이 때문에 뎀바 바의 몸값은 항상 저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바이아웃은 750만 파운드(약 129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릎 문제로 스토크 시티 이적이 무산되었던 과거의 전례를 떠올리면 첼시행을 쉽게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첼시가 1월 이적시장 첫번째 선수 영입 대상자로 뎀바 바를 낙점한 것은 의미가 있다.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빠진 팀 전력을 추스리기 위해 화력 보강을 꾀한 것. 기복이 심한 페르난도 토레스와 경쟁할 적임자가 없는 것이 약점으로 꼽혔다. 그로인해 토레스는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거듭했고 첼시의 공격 완성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으로 이어졌다. 최근 베니테즈 감독 부임 이후 리버풀 시절의 기량을 되찾는 중이나 현 시점에서는 완벽하게 부활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지난 2일에는 다니엘 스터리지의 리버풀이 이적이 완료되면서 공격수 영입이 불가피 했다.
뎀바 바는 토레스를 능가하는 골 결정력을 자랑한다. 두 선수의 지난 두 시즌 프리미어리그 스탯을 합하면 뎀바 바는 54경기 29골, 토레스는 52경기 13골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뎀바 바가 20경기 13골 넣으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공동 3위에 속한 반면 토레스는 20경기에서 7골에 불과했다. 네임벨류에서 토레스가 앞섰을 뿐 실속에서 뎀바 바가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뎀바 바도 꾸준한 면모가 부족하다. 지난 시즌 하반기 프리미어리그 1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것이 옥의 티. 그럼에도 토레스보다 킬러 본능이 충만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 뎀바 바는 잠재적인 '드록바 대체자'라 할 수 있다. 드록바처럼 탄탄한 체격 조건(189cm, 84.7kg)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 및 공중볼 경합에서 우위를 자랑한다. 상대팀 집중 견제에 약한 토레스와 다른 유형의 파워형 공격수다.
이러한 기질은 테크니션 미드필더들이 즐비한 첼시에 필요하다. 뎀바 바가 최전방에서 공중볼을 따낼 때 아자르-오스카-마타 같은 2선 미드필더들이 볼을 받아내면서 공격을 전개하거나,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가 뎀바 바 헤딩슛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첼시는 뎀바 바를 통해 다양한 공격을 시도하며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 이점을 얻게 된다. 2선 미드필더들이 상대팀의 강력한 압박에 막혀 패스 플레이가 원활하지 못했던 기존 문제점까지 해소할 수 있다.
물론 뎀바 바와 토레스의 공존은 쉽지 않을 것이다. 토레스는 볼 컨트롤이 취약한 특성상 쉐도우로 활용되기 어렵다. 만약 뎀바 바 이적이 완료될 경우 토레스가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현상이다. 토레스는 그동안 수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휴식 기회를 얻기 힘들었다. 뎀바 바가 첼시의 간판 공격수로 거듭날 경우 토레스는 쾌적한 컨디션 상태에서 자신의 역량을 쏟을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첼시의 원톱을 두고 로테이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첼시의 뎀바 바 영입은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무릎 상태를 떠올리면 앞으로 오랜 시간의 선수 생활을 보장할지 확신할 수 없다. 만약 그가 중요한 시기에 부상당할 경우 첼시의 전력 약화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필요한 영입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뎀바 바의 몸값은 다른 특급 공격수들에 비해 비싸지 않다. 첼시로서는 돈 낭비를 피할 수 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대형 선수 영입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과연 첼시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해 뎀바 바 무릎 상태를 보며 영입을 결정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