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의 2013년 1월 이적시장은 예전과 달리 스타급 선수들의 이적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비드 비야(FC 바르셀로나, 이하 바르사) 프랭크 램파드(첼시)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시오 월컷(아스널) 마리오 발로텔리(맨체스터 시티) 등의 거취가 주목을 끌고 있다. 벌써 팀을 떠난 선수도 있다. 한때 AC밀란의 소년 가장으로 맹위를 떨쳤던 파투는 코린티안스로 이적했다. 그 밖에 페르난도 요렌테(빌바오)는 유벤투스와 이적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뎀바 바(뉴캐슬)는 첼시와 3년 반 계약에 동의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등장했다.
팔카오 레알 마드리드 이적, 상상만으로 흥미롭다
또 한 명 주목할 선수는 콜롬비아 출신 공격수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하 아틀레티코)다. 그는 두 시즌 연속 유로파리그 우승과 득점왕을 달성하며 메시-호날두 아성을 무너뜨릴 존재로 부상했다. 올 시즌 UEFA 슈퍼컵 첼시전에서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아틀레티코 우승을 이끌었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 2위(16경기 17골)를 기록하며 소속팀의 2위 도약을 주도했다. 지난 몇개월 동안의 활약상을 놓고 보면 적어도 호날두보다 부족함이 없었다.
팔카오는 이러한 활약에 의해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첼시 같은 부자 클럽들의 영입 대상으로 떠올랐다. 바이아웃은 6000만 유로(약 837억 원, 4863만 파운드)로 알려졌으며 부자 클럽만이 그를 영입할 수 있다. 그런 팔카오는 며칠전 소속팀 잔류를 시사했다. 아틀레티코로서도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을 위해 팔카오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최근 이적시장 흐름을 놓고 볼 때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예측 불허다. 만약 그가 이적할 경우 유럽 축구 이적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이다.
특히 팔카오의 레알 이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레알이 팔카오 영입에 관심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레알과 아틀레티코가 지역 라이벌이라는 점에서 팔카오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하얀색 유니폼을 착용하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이지 않다. 허나 레알의 페레스 회장은 지난 2000년 바르사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피구를 당시 최고 이적료인 3700만 파운드(약 632억 원)에 영입했던 경험이 있다. 레알과 바르사는 영원한 라이벌 관계로써 피구의 이적은 축구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팔카오 레알 이적 시나리오는 상상만으로도 흥미롭다.
최근에는 첼시가 뎀바 바 영입에 근접하면서 팔카오 레알 이적설에 무게감이 쏠리게 됐다. 뎀바 바의 무릎 상태를 감안할 때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할지 의문이나 바이아웃이 750만 파운드(약 129억 원)에 불과한 특수성이 있다. 첼시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좌절에 따른 수익 악화가 예상되며 FFP룰(재정 페어 플레이룰)을 어기지 않기 위해 선수 영입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기가 부담스럽게 됐다. 1월 이적시장이 아니라도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형 공격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이전에 비해 팔카오 영입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
팔카오-호날두, 바르사-메시를 넘어야 하는 사나이들
어쩌면 레알은 1월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에 사활을 걸지 모른다. 프리메라리가 3위, 챔피언스리그 32강 D조 2위의 성적은 결코 만족스럽지 않다. 무리뉴 체제 3시즌째 임에도 실적이 좋지 않다. 프리메라리가는 몰라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이적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릴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슈퍼 스타 영입이 활발하면서 엄청난 돈을 쏟았던 만큼 팔카오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1월 이적시장은 아니더라도 호날두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전례처럼 팔카오에게 집요한 영입 공세를 펼칠 수도 있다.
만약 팔카오가 레알로 이적한다고 가정하면 호날두와 같은 팀 동료가 된다. 레알과 바르사의 대립이 새로운 양상을 띄게 될 것이며 프리메라리가를 향한 지구촌 축구팬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무엇보다 두 선수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떠오르거나 또는 되찾기 위해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필요하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바르사와 메시를 넘어야 하는 공통점이 있다. 서로 힘을 합칠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레알로서는 두 선수의 활약상을 계기로 마케팅 수익을 늘릴 이점을 얻게 된다.(호날두는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복귀설이 제기되었으나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팔카오는 자신이 속한 팀의 전력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릴만한 레벨이 되어야 이전보다 더욱 큰 업적을 이룰 발판을 얻게 된다. 아무리 아틀레티코가 두 시즌 연속 유로파리그를 제패했지만 레알처럼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클럽은 아니다. 비록 레알이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아틀레티코에 밀려 3위를 기록중이나 그동안의 성적 및 선수들의 네임벨류를 놓고 볼 때 이웃팀보다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만약 팔카오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강한 열망을 느꼈던 인물이었다면 레알의 영입 유혹을 쉽게 떨쳐낼지 의문이다.
팔카오 레알 이적, 챔스 우승 명분 얻으나 손해가 크다
하지만 팔카오가 위험을 감수하며 레알로 이적할지 의문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한 명분을 얻게 되나 잃을 것도 만만치 않다. 레알로 팀을 옮길 경우 고액의 이적료에 걸맞게 새로운 팀의 에이스로 떠올라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된다. 이과인 또는 벤제마와 원톱을 놓고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아틀레티코 팬들의 거센 질타까지 들어야만 한다. 차라리 팔카오는 오랫동안 아틀레티코의 황금기를 주도하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적시장 중심의 관점에서 팔카오 레알 이적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이슈임이 분명하다. 호날두가 2009년 세계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레알로 둥지를 틀었던 것보다 더 큰 충격을 안겨줄 수 있다. 사실, 호날두는 언젠가 레알로 떠날 것 같은 뉘앙스를 보였다. 반면 팔카오는 레알과 아틀레티코가 지역 라이벌 관계라는 특수성이 있다. 적어도 팔카오가 아틀레티코와 계약 기간을 연장하거나 다른 팀으로 떠나기 이전까지 레알 이적설은 꾸준히 제기 될 것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