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서 유명인들의 메시지를 가까이에서 접하게 됐다. 그들이 사회 현안이나 각종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지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 도구를 통해서 알게 됐다. 또는 그들이 직접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표현할 때가 있다. 기존에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 유명인들의 의견을 접했지만 이제는 그 간격이 좁아졌다. 지금은 누리꾼과 유명인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서 직접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시대다. SNS가 활성화된 원동력 중에 하나는 유명인들의 참여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SNS를 즐겨 이용하면서 역기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특정 대상을 비방하는 것이다. 스위스 올림픽 대표팀 수비수 미첼 모르가넬라(팔레르모)는 팀이 한국전에서 1-2로 패한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인을 두들게 패고 싶다. 정신적 지체아"라는 글을 남기면서 한국인을 비하했다. 얼마뒤 글을 삭제했으나 자신의 멘션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대됐다. 결국 스위스 올림픽 대표팀에서 퇴출되고 말았다.
모르가넬라는 한국전에서 비매너 플레이를 일삼았다. 후반 20분 김보경 오른쪽 발목을 차는 거친 파울을 범하면서 경고를 받았고, 후반 25분에는 박주영과 신체 접촉이 없었음에도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이 장면을 국내에서는 '박주영 장풍'이라고 표현했다.) 박주영은 시뮬레이션 액션을 이유로 경고를 받았으나 실제로는 주심이 모르가넬라의 행동을 자세하게 관찰하지 못했다. 그 이후 경기장에 있는 관중들은 모르가넬라가 볼을 잡을 때마다 아유를 부렸다. 그러더니 경기 끝나고 트위터를 통해 한국인을 모욕하는 맨션을 달았다.
모르가넬라의 한국인 인종차별 발언은 현대 사회에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행위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인종차별 근절을 위한 노력을 했지만, 아직도 올림픽에서는 인종 차별이 벌어지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스페인 농구 대표팀이 두 눈을 손으로 벌리는 포즈를 취한 장면(아시아인 비하)이 어느 광고를 통해 소개되자 인종차별 논란에 시달렸다. 대표팀 일원이었던 파우 가솔은 뉴욕 타임스를 통해 사과했다. 얼마전에는 그리스 육상 선수 파라스케비 파파크리스토가 런던 올림픽 참가를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아프리카인을 비하하자 대표팀에서 퇴출됐다.
특히 트위터는 자신의 의견을 140자 이내로 자유롭게 표현하기 쉽지만 '욱하는 심정에' 부정적인 맨션을 올리기 쉬운 특성이 있다. 모르가넬라의 경우, 한국인 트위터리안들에게 부정적인 맨션을 받자 인종차별로 맞대응했다. 이 사태의 원인 제공을 한국인 트위터리안에게 돌리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근본적인 잘못은 모르가넬라의 비매너 플레이에서 시작됐다. 동업자 정신을 위배하는 행위는 질타 받아야 마땅하다. 박주영이 억울하게 경고 받은것도 모르가넬라의 어이없는 장면에서 비롯됐다. 정정 당당하게 경기에 임하지 않은 것은 축구 선수로서의 자존심에 스스로 먹칠을 한 행위나 다름없다.
문제는 축구 선수와 관련된 트위터 논란이 점점 불거지고 있다. '트위터 마니아'로 유명한 리오 퍼디난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얼마전 트위터에서 부적절한 글을 올리면서 잉글랜드 축구협회(FA)의 징계를 받게 됐다. 첼시의 애슐리 콜을 'Choc Ice(초코 아이스크림, 흑인이지만 백인 같다는 뜻)'로 비하한 것이 문제가 된 것. 특정 선수 피부 색깔과 관련된 발언이라 논란이 컸다. 만약 퍼디난드가 FA에 항소를 하지 않거나, 항소를 신청해도 FA 입장이 변함 없으면 징계가 확정된다.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경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즌 초반 일정이 힘들지 모른다.
네덜란드의 윙어 리언 바벌(호펜하임)도 트위터 논란의 또 다른 인물. 리버풀 시절이었던 2011년 1월 FA컵 3라운드에서 팀이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2로 패하자 당시 주심을 맡았던 하워드 웹을 비방했다. 하워드 웹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을 트위터에 실은 것과 동시에 그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면서 FA에 의해 벌금 1만 파운드(약 1,700만원) 징계를 받았다. 하워드 웹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관대한 판정을 내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내 축구계도 트위터 논란에 시달린 예가 있었다. 최태욱(FC서울)은 지난 2월 최성국(승부조작으로 영구 제명)을 옹호하는 글을 남기면서 누리꾼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그러자 최태욱이 사과하면서 사태는 일단락 됐다. 4월에는 홍철(성남)이 트위터에서 축구팬과 설전을 벌인적이 있었다. 경기력 저하까지 맞물리자 삭발을 했다. 당시 삭발은 신태용 감독의 지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 도구는 유명인과 일반인이 가까워지기 쉬운 장점이 있다. 하지만 특정 대상을 비방하는 역기능도 있다. 얼마전 프로야구에서는 고창성(두산)이 페이스북에 나지완(KIA)을 조롱하는 글을 올리면서 2군으로 강등됐다. 당시 나지완과 김현수(두산)가 신경전을 펼친 이후라서 파장이 컸다. 최근 연예계에서 불거진 티아라 화영 탈퇴 논란도 트위터에서 발단이 됐다. 굳이 축구 선수만의 문제점이 아닌 것. 모든 선수들이 SNS를 이용하지 않으면 더 이상 논란이 벌어지지 않겠지만 표현의 자유 때문에 완전히 규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SNS가 없었으면 사람들이 세상의 관심사를 파악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무엇보다 트위터는 사용자가 순기능에 충실하고 역기능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비방을 하거나 설전을 유도하는 멘션을 받으면 되도록 블록(Block) 시키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개인적인 경험 상으로는) 맞대응을 할수록 오히려 시간을 빼앗기면서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진다. 모르가넬라의 경우 트위터로 한국인을 비하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멕시코전을 준비했을지 모를 일이다. 물론 비매너 플레이는 잘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