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문제점 중에 하나는 득점력입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3위(21경기 40골)를 기록했지만 이미 50골 고지를 뛰어넘은 맨체스터 두 팀과 비교하면 골이 부족합니다. 최근 리그 6경기에서 7골에 그쳐 2승3무1패에 머무른 것은 공격력 개선의 필요성을 뜻합니다. 아스널-리버풀과 4위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승점이 필요했지만 골이 부족했죠.
아이러니하게도, 첼시 선수 중에서 리그 득점 1위를 기록중인 선수는 최전방 공격수가 아닙니다. 프랭크 램퍼드, 다니엘 스터리지(이상 9골)가 많은 골을 넣었지만 각각 중앙 미드필더, 윙 포워드 입니다. 더욱이 램퍼드는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 부임 이후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팀 내 입지와 관련된 불편한 이슈들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스터리지는 득점력이 뛰어난 측면 옵션이지만 이기적인 플레이를 일관하면서 동료 선수의 골 생산을 지속적으로 도와주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습니다. 첼시의 철저한 벤치 멤버이자 볼턴으로 임대를 떠났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했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사진=페르난도 토레스 (C) 첼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helseafc.com)]
첼시는 최전방 공격수 득점력이 해결되지 않으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보장받기 어렵습니다. 리그 4위도 '매년 우승을 바라보는' 첼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순위입니다. 디디에 드록바, 페르난도 토레스는 각각 3골과 2골에 그쳤습니다. 드록바는 포스트플레이와 움직임에서는 여전한 위력을 발휘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골이 적습니다. 그나마 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는 3골로 선전했습니다. 토레스 부진은 두말 할 필요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 15일 선덜랜드전 시저스킥을 치켜세우지만 결과적으로 골을 터뜨리지 못했습니다. 경기 내용은 좋았지만 그래도 공격수의 기본은 골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1월 이적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입니다. 이적시장 종료는 앞으로 2주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첼시가 공격수를 영입한다는 루머는 아직까지 조용합니다. 그동안 첼시 이적 루머와 많이 연결된 헐크(포르투)는 FC 바르셀로나 영입 관심을 받으면서 앞날 거취가 오리무중 합니다. 최근에는 에당 아자르(릴) 영입을 시도했지만 릴에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딘슨 카바니(나폴리) 영입 가능성이 있지만 나폴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하면서 주력 선수를 다른 팀에 넘기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상대는 나폴리 입니다.
첼시가 지난해 1월 이적시장 마감일에 토레스를 영입한 것을 놓고 보면, 앞으로 남은 2주 동안 새로운 시나리오가 등장할지 모릅니다. 다만, 1월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기에는 이적생이 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토레스는 아직까지 동료 선수들과 공존이 안되고 있죠.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기에는 기존 선수를 다른 팀에 넘겨야 할지 모릅니다. 첼시 1군에 가용할 수 있는 공격수는 대략 7명입니다. 드록바-토레스-루카쿠가 최전방 공격수, 마타-말루다-스터리지-칼루가 윙 포워드 입니다. 니콜라 아넬카는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했고, 가엘 카쿠타는 프랑스 디종으로 임대되었지만 결코 공격수가 적다고 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 1월 이적시장에서는 토레스 영입과 동시에 스터리지를 볼턴으로 임대 보냈던 전례가 있었죠. 만약 첼시의 공격수 영입 의사가 있다면 기존 선수 정리를 동시에 생각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시즌 후반기 대도약을 위해서라면 공격수 영입이 불가피 합니다. 마이클 에시엔 부상 복귀로 미드필더 영입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램퍼드를 제외하면 중원에서 공격을 풀어줄 적임자가 마땅치 않은 단점이 있지만, 메이렐레스-에시엔-하미레스 같은 기동력과 압박이 좋은 선수들이 허리를 뒷받침하면서 기존과 다른 색깔의 경기를 펼칠 수 있습니다. 로메우-맥키크런 같은 영건을 활용하면서 존 오비 미켈이 주전을 다시 되찾을 기회를 제공하는 더블 볼란치의 이점과 함께 말입니다. 램퍼드가 최근 폼이 오른 것을 봐도 첼시의 미드필더 영입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다만, 맥키크런의 임대 여부가 변수입니다.
그렇다면 스리톱에서 변화를 줘야 합니다. 토레스와 호흡이 잘 맞는 선수는 후안 마타 뿐이지만, 정작 마타는 지금까지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과부하에 빠졌습니다. 시즌 후반기에는 체력적으로 힘든 경기를 펼칠지 모릅니다. 마타를 제외하면 공격진에서 창의력을 불어 넣을 선수가 없는 단점이 있죠. 스터리지는 팀 내 득점 1위지만 아직 기량이 여물지 못했습니다. 드록바-토레스-루카쿠도 아쉬운 선수들이죠. 다재다능한 장점을 자랑하면서 많은 골을 보장하는 새로운 공격수의 존재감이 필요합니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 쪽에서 말입니다.
이제는 드록바의 확실한 대체자를 찾아야 합니다. 토레스는 지금까지 활약을 놓고 볼때 실패작 입니다. 루카쿠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성적이 중요한' 시즌 후반기보다는 전반기에 출전 시간이 많았어야 할 선수였습니다. 그렇다고 드록바에게 의지할 수는 없죠. 토레스를 향한 지나친 믿음도 좋지 않습니다. 얼마전 게리 케이힐을 영입하면서 수비 보강에 성공했다면 이제는 팀의 새로운 시대를 주도할 최전방 공격수가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