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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 2호골, 그러나 안타까웠던 3가지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손흥민(19, 함부르크)의 시즌 2호골 순간 만큼은 반가웠습니다. 위기의 함부르크를 구했던 역전골이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하지만 경기 종료후에는 씁쓸함이 묻어 나왔죠. 함부르크의 뒷심 부족으로 2호골이 빛 바래고 말았습니다.

함부르크는 27일 저녁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임테크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1/12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4라운드 FC 쾰른과의 홈 경기에서 3-4로 패했습니다. 전반 11분 믈라덴 페트리치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섰으나 전반 21분 아딜 치히, 후반 4분 밀리보예 노바코비치에게 골을 허용했습니다. 후반 15분에는 슬로보단 라이코비치가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16분에는 손흥민이 역전골을 터뜨리면서 함부르크의 시즌 첫 승이 가까워지는듯 했습니다. 특히 손흥민은 상대 진영으로 쇄도할때 후방에서 공급한 로빙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를 오른발로 제치고 왼발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후반 39분 크리스티안 클레메스, 후반 43분 케빈 맥켄나에게 실점을 허용하는 뒷심 부족 끝에 분데스리가 꼴찌(18위, 1무3패)로 추락했습니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상대팀 선수와 헤딩 경합을 벌이며 착지하던 도중에 오른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하고 교체 됐습니다. 이날 경기의 안타까웠던 3가지는 이렇습니다.

1. 손흥민 오른쪽 윙어 전환, 함부르크의 작전 실패

함부르크는 쾰른전에서 4-2-3-1로 나섰습니다. 드로브니가 골키퍼, 아오고-라이코비치-베스터만-디에크마이어가 수비수, 테세-야롤림이 더블 볼란치, 얀센-스키엘브레드-손흥민이 2선 미드필더, 페트리치가 원톱을 맡았습니다. 지난 20일 바이에른 뮌헨전 0-5 패배로 만시엔-브루마-린콘-퇴레를 선발에서 제외되었고 라이코비치-테세-스키엘브레드-페트리치가 등장했습니다. 특히 손흥민이 공격수에서 윙어로 내려간 것은 미드필더진에서 공격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외닝 감독의 의도로 풀이됩니다. 피트로이파의 렌 이적, 엘리아-린콘 부진에 따른 측면 공격 약화를 손흥민으로 해결하겠다는 심산이었죠.

하지만 손흥민의 오른쪽 윙어 전환은 '경기 내용상' 실패작 이었습니다. 중앙에 있을때에 비해 개인 역량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 찾아왔습니다. 측면에서 활동 공간이 넓어지면서 특히 전반전에는 볼을 받을때의 위치 선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디에크마이어가 오버래핑을 펼칠때 손흥민이 중앙쪽으로 이동하는 패턴이 반복되었지만, 정작 손흥민에게 볼이 제때 공급되지 않았습니다. 두 선수가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상대 수비를 벗겨냈다면 골 생산이 수월했을지 모릅니다. 쾰른의 수비도 함부르크 못지 않게 불안했기 때문이죠. 손흥민이 중앙쪽으로 이동하는 패턴이 아쉬웠죠. 그 현상이 여러차례 되풀이 된 것을 봐서는 외닝 감독이 손흥민에게 주문했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른쪽 공격 전술이 잘못 됐습니다.

후반 4분 함부르크가 노바코비치에게 골을 내줬던 원인은 디에크마이어의 오버래핑 때문입니다. 디에크마이어가 쾰른 진영 깊숙한 곳으로 접근한 것이 상대 역습의 빌미가 됐습니다.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이 벌어지면서 포돌스키에게 돌파를 허용했고 노바코비치의 골로 이어졌습니다. 디에크마이어에게 오른쪽 프리롤 공격을 맡겼던 외닝 감독의 전략이 실패한 순간입니다. 그 이후에는 디에크마이어가 수비 가담을 자제했고,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 공격 기회를 늘린 끝에 후반 16분 역전골을 터뜨렸습니다. 처음부터 두 선수의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면 함부르크가 수월하게 경기를 풀었겠죠. 또한 손흥민은 윙어로서 수비력이 부족합니다.(쾰른전에서는 수비시 커버 플레이가 늦었음) 디에크마이어에게 수비적인 역할이 필요했는데 외닝 감독이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죠.

외닝 감독은 손흥민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했어야 마땅했습니다. 스키엘브레드가 쾰른 진영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디에크마이어가 오버래핑을 펼칠때 손흥민이 그라운드 안쪽으로 이동하면서 스키엘브레드와의 동선이 겹쳤습니다. 오른쪽에 마땅히 내세울 윙어가 없는 약점이 있지만 손흥민은 측면이 아닌 중앙이 어울리는 선수입니다. 페트리치 나이가 30세임을 상기하면 함부르크는 장기적 관점에서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키워야 합니다. 한 가지 걱정되는건, 손흥민의 잦은 포지션 이동은 경기를 풀어가는 꾸준함이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함부르크의 불안한 전력, 외닝 감독의 전술적 결함이 안타깝습니다.

[사진=FC 쾰른전 3-4 패배를 발표한 함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C) hsv.de]

2. 함부르크, 만시엔-브루마 빠졌음에도 4실점 허용...이대로는 안된다

손흥민이 골을 넣었던 헤르타 베를린전, 쾰른전 공통점에서 함부르크 문제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두 경기는 손흥민 골을 지켜내지 못하고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뮌헨전에서는 0-5 대패를 당했죠. 도르트문트와의 개막전에서 제기되었던 수비 불안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쾰른전에서는 '부진의 주범' 만시엔-브루마 센터백 콤비를 문책성 결장했음에도 4실점을 허용했습니다. 만시엔-브루마와 더불어 첼시에서 자리잡지 못하고(정확히는 워크퍼밋 발급 실패) 함부르크로 이동했던 라이코비치, 스쿼드가 젊어진 팀 내에서 베테랑 성격이 짙어진 '28세' 베스터만이 센터백으로 뛰었지만 이렇다할 소득이 없었습니다.

함부르크의 4실점은 모두 수비 실수 였습니다. 전반 21분에는 아오고가 치치의 문전 쇄도를 놓치면서 노마크를 허용했고, 후반 4분에는 디에크마이어가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을 내주고 오버래핑을 시도한 것이 상대 역습의 발판이 됐습니다. 중앙에서는 수비수들의 상대 역습 대처 속도가 늦어지면서 아오고가 노바코비치를 마크하지 못하고 실점하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후반 39분 쾰른의 오른쪽 코너킥때는 베스터만-라이코비치가 클레멘스를 가까이에서 따라 붙지 못했습니다. 일찌감치 슈팅 공간을 내줬죠. 후반 43분 맥켄나에게 역전골을 내줬을때는 또 노마크를 허용했습니다. 맥켄나가 슈팅을 날릴 때 디에크마이어는 그저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4실점을 요약하면 좌우 풀백들의 수비 실수가 실점의 치명타가 되었고 베스터만이 수비진에서 중심을 잡아주지 못했습니다. 또한 측면에서의 협력 수비가 잘 안됩니다. 세트피스때의 수비 집중력까지 부족하죠. 더욱이 쾰른은 3라운드까지 분데스리가 꼴찌였습니다.(현재 14위) 함부르크는 최하위팀에게 4골을 내줄 정도로 수비가 약합니다. 팀 결속을 다지는 프리시즌을 헛되이 보냈다는 뜻이죠. 아무리 손흥민이 골을 넣어도 수비수들이 도와주지 않습니다. 함부르크의 수비 불안이 계속되면 강등까지 걱정해야 합니다. 이대로는 안됩니다.

3. 손흥민 발목 부상이 안타깝다

손흥민 시즌 2호골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후반 27분 상대팀 선수와 헤딩 경합하면서 착지하는 순간에 오른쪽 발목이 꺾였죠. 교체될 때 다리를 절뚝 거릴 정도로 통증이 심했습니다. 지난 10일 A매치 일본전 이전에는 몸살에 시달리며 대표팀 차출이 불발 됐습니다. 올해 여름 프리시즌 10경기에서 18골 넣었지만 10대 후반임을 감안할 때 시즌 전에 많은 경기를 뛰었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피로를 느끼기 쉬웠겠죠. 그 여파가 몸살로 이어졌고 복귀 이후에도 잠재적인 부상이 염려됐습니다.

특히 발목은 점프하거나 뛰어다니는 과도한 동작을 할 때 접질리기 쉽습니다. 후반 중반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이며, 손흥민은 후반 들어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발목이 힘들 수 밖에 없었죠. 어느 선수든 부상을 피할 수 없지만 지난해 여름에는 새끼 발가락 골절로 2010/11시즌 초반을 뛰지 못했습니다. 올해 1월 아시안컵 차출 이후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잔여 경기까지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무럭무럭 성장해야 할 10대 후반의 나이에 몸이 고생했습니다. 본인 스스로 극복하겠지만 조광래호 합류를 앞둔 시점에 발목 부상을 당해서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