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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 위건전 11연승으로 부진 탈출할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위건을 홈으로 불러들여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부진 탈출을 노리겠다는 각오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위건전에서 모두 승리했던 전적을 그대로 이어가며 '위건전 11연승'을 완성지을지 주목됩니다.

맨유는 21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위건과의 홈 경기를 치를 예정입니다. 올 시즌 리그 13경기에서 6승7무를 기록했는데 이긴 경기보다는 무승부에 만족했던 경기들이 더 많았던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지만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아직까지 화려한 비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1위 첼시(9승1무3패) 2위 아스날(8승2무3패)가 선두권에 속했음에도 불구하고 3패를 기록중인 것이 맨유에게 위안입니다.

그래서 맨유는 위건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리그에서 위건과 상대했던 10경기를 다 이겼고 지난 시즌 두 경기에서 모두 5-0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10경기에서 31골 4실점의 경이적인 기록을 올렸는데, 1경기당 3.1골의 놀라운 득점력을 발휘했습니다. 2005/06시즌 칼링컵 결승전에서는 위건을 4-0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달성했고, 2007/08시즌 리그 최종전 위건 원정에서는 2-0으로 승리하여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달콤한 추억이 있습니다. 위건과 상대하면 득점력이 폭발하는 것이 맨유의 '본능' 입니다.

맨유가 상대하는 위건은 리그 17위(3승5무5패)를 기록하며 강등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건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파라과이 출신 센터백 안토닌 알카라스를 영입하면서 지난 시즌보다 수비 라인이 안정됐습니다. 시즌 초반 블랙풀-첼시를 상대로 무려 10실점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액댐'으로 작용하여 그 이후 리그 11경기에서 11실점만 허용하는 짠물 축구를 펼쳤습니다. 그 중에 4경기에서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다만, 리그 최소 득점 1위(13경기 10골)에 그친 빈약한 공격력이 팀 성적 향상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맨유의 승리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는 이유는 위건이 원정 경기에 약합니다. 최근 리그 원정 13경기에서 단 1승만 기록했으며 지난 8월 28일 토트넘 원정 1-0 승리가 최근 이었습니다. 강팀과의 원정 경기에서는 선 수비-후 역습 위주의 경기를 펼쳤지만, 올 시즌 팀 전체가 골 부진에 빠졌기 때문에 맨유를 상대로 시즌 첫 패를 안기는 것이 버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수비 라인의 안정된 폼을 믿을 수 있겠지만, 센터백 게리 콜드웰이 지난 13일 웨스트 브로미치전 도중에 허벅지를 다치면서 맨유전 결장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콜드웰의 부상은 알카라스에게 부담이 많아지는 약점으로 나타날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맨유가 위건을 상대로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지난해 12월 14일 애스턴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 0-1로 완패했던 사례를 잊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 경기 이전까지 26년 동안 올드 트래포드에서 애스턴 빌라에게 패한적이 없었던 전적을 자랑했습니다. 위건전 통산 10연승을 자랑하는 맨유가 타산지석 삼아야 합니다. 또한 첼시의 사례는 맨유의 분발을 유도합니다. 지난 15일 선덜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고 경기 내용에서도 밀렸습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평준화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에 맨유가 위건전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웨인 루니의 복귀 입니다. 루니는 올 시즌 부상 및 부진, 스캔들, 맨유와의 대립 등을 놓고 매우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최근 발목 부상에서 회복되어 팀 훈련에 참가했지만 위건전에서는 퍼거슨 감독에 의해 일찌감치 선발 제외가 예고 됐습니다. 벤치에서 경기를 바라보다가 적절한 시점에 투입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위건과의 11경기에서 9골을 넣었을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에, 맨유의 조커로 출전하면 '위건 킬러'의 저력을 과시할지 주목됩니다. 부진에 시달리는 맨유 입장에서는 루니의 부활이 필수입니다.

루니의 복귀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각성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지켜봐야 합니다. 베르바토프는 지난 9월 19일 리버풀전까지 리그 6골을 넣으며 먹튀 탈출을 노리는 듯 했지만, 그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해서 9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패스가 오지 않을 때 동료 선수에게 화를 내는 불썽사나운 태도를 일관할 정도로 골 부진에 대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맨유가 그동안 위건에 많은 골을 넣었다는 점이 베르바토프에게 위안거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번 경기에서 부진하면 주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맨유의 신성'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위건전 골을 벼를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9월 29일 발렌시아전 부터 지난달 24일 스토크 시티전까지 챔피언스리그-칼링컵을 포함한 5경기에서 5골을 터뜨리며 스타 탄생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4경기에서는 무득점에 빠졌습니다. 전형적으로 박스 안에서 골을 노리는 성향이지만 상대 수비수들이 그 특징을 읽으면서 집중 견제를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쉐도우로 출전하는 베르바토프가 공격 조율에 치중했던 것이 오히려 자신의 최전방 고립으로 이어졌습니다. 베르바토프와의 투톱 조합은 실패작임이 드러났고, 위건전에서 루니와의 투톱 형성을 기대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국내 축구팬들에게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박지성의 선발 출전 및 시즌 5호골 달성 여부 입니다. 박지성은 지난달 20일 부르사스포르전 부터 지난 13일 애스턴 빌라전까지 7경기 중에 6경기에 선발 출전 했습니다. 맨유가 오는 25일 챔피언스리그 C조 본선 5차전 레인저스 원정을 치르지만, C조 1위가 유력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레인저스전 보다는 위건전 선발 출전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그리고 위건이 맨유에게 많은 골을 허용했던 전적이 있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골을 기대하기 쉽습니다. 지난 6일 울버햄턴전에서 2골을 넣은 득점 감각이 무뎌지지 않으려면 위건전 골을 통해 골 넣는 본능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