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위 진입을 노리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여름 이적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성적 향상을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버풀은 구단의 재정난으로 몇몇 주축 선수를 다른 팀에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내실 강화를 꾀했습니다. 맨시티는 이번 이적시장에서도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지출하면서 부자 구단의 이미지를 잔뜩 키웠습니다.
리버풀과 맨시티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4위를 기록했던 첼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아스날-토트넘의 행보와 사뭇 다르기 때문입니다. 첼시는 여러 명의 걸출한 대형 선수 영입을 저울질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했고 맨유는 구단의 재정난 때문에 일찌감치 선수 영입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아스날은 새로운 선수 영입 보다는 팀의 에이스인 세스크 파브레가스 지키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토트넘 또한 예년과 달리 이적시장 행보가 조용합니다.
'재정난' 리버풀, 알짜배기로 전력강화 노린다
우선, 리버풀은 라파엘 베니테스 전 감독을 경질하고 로이 호지슨 감독을 풀럼에서 데려오면서 대대적인 스쿼드 변화를 노리고 있습니다. 베나윤-아우렐리우-리에라가 팀을 떠났고 인수아-마스체라노의 이적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밀란 요바노비치, 조 콜 같은 수준급의 자유계약 선수들을 이적료 없이 영입했습니다. 여기에 스코틀랜드 출신의 18세 센터백 대니 윌슨을 200만 파운드(약 37억원)에 데려오면서 '제2의 캐러거'로 키울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대형 선수 영입이 힘든 리버풀 입장에서는 요바노비치-조 콜-윌슨 같은 알짜배기 영입을 통해 '저비용-고효율'을 노리게 됐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리버풀은 토레스의 백업을 보강하기 위해 클라스 얀 훈텔라르(AC밀란) 피터 크라우치(토트넘) 로익 레미(니스)를 눈여겨 보는 상황입니다. 며칠전에는 레미와 5년 가계약을 맺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올 정도로(사실무근으로 밝혀짐) 공격수 추가 영입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토레스-요바노비치-은고그 만으로는 투톱을 꾸리기 어려운데다 토레스가 다른 팀에 이적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또 다른 공격수가 필요하죠. 훈텔라르는 AC밀란의 먹튀로서 몸값이 떨어졌다는 점, 크라우치는 2년 전까지 리버풀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다는 점이 리버풀을 끌리게 했습니다.
리버풀은 인수아-마스체라노의 대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합니다. 아직 두 선수는 팀을 떠나지 않았지만 팀의 재정 문제와 얽혀있죠.(인수아의 피오렌티나 이적은 아직 오피셜 뜨지 않았습니다.) 인수아의 대체자로서 카를로스 살시도(PSV 에인트호번) 마르첼 얀센(함부르크) 레토 지글러(삼프도리아)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살시도는 250만 파운드(약 46억원)의 저렴한 이적료에 영입할 계획이며, 얀센은 독일의 남아공 월드컵 4강 멤버로 활약하면서 몸값이 올랐지만 큰 무대에서 검증된 이력이 있습니다. 반면 '이영표의 옛 동료' 지글러는 토트넘에서 실패했던 이력이 흠입니다. 센터백을 맡는 윌슨을 왼쪽 풀백으로 전환시킬 수 있지만 풀백 자원이 엷기 때문에 이적생 영입이 불가피합니다.
또한 리버풀은 인터 밀란 이적을 요청했던 마스체라노를 이적시키기로 결정하면서 중원 자원이 엷어졌습니다. 제라드-루카스 조합만으로는 중원이 얇은데다 투쟁적인 미드필더(마스체라노 같은 유형)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홀딩맨의 영입이 불가피합니다. 그래서 크리스티안 폴센(유벤투스) 티아구 멘데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두 선수의 나이는 각각 30, 29세이며 특히 폴센은 유벤투스가 다른 팀에 이적시키기로 결정한 상태입니다. 그동안 덴마크의 홀딩맨으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리버풀이 안필드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부자구단' 맨시티, 대형 선수 영입으로 빅4 꿈꾼다
리버풀과는 반대로, 맨시티는 대형 선수 영입을 통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진행중입니다. 야야 투레-실바-보아텡-콜라로프 영입에 총 7300만 파운드(약 1343억원)를 투자한 상태이며 앞으로 더 많은 이적료를 지출할 계획입니다. 아직 오피셜이 뜨지 않았지만, 마리오 발로텔리(인터 밀란) 영입을 사실상 확정지었는데 현지 언론에 의하면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인 3500만 파운드(약 6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첼시와 더불어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영입에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출할 예정이어서 앞으로의 행보가 흥미롭습니다.
특히 미드필더진이 두꺼워졌습니다. 지난 시즌 벨라미-베리-데 용-존슨으로 짜인 허리 라인을 구축했다면 올 시즌 부터는 야야 투레, 실바까지 가세했습니다. 사발레타-비에라-아일랜드-션 라이트 필립스 같은 백업 멤버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자원이기 때문에 주전 경쟁까지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벨라미의 경쟁자로서 밀로스 크라시치(CSKA 모스크바) 루카스 포돌스키(FC 쾰른) 영입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벨라미가 지난 시즌 후반 활동 패턴의 단조로움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새로운 윙어의 영입을 염두하게 됐죠.
물론 맨시티는 보아텡-콜라로프를 영입하면서 왼쪽 풀백이 과포화된 약점을 안게 됐습니다. 브릿지-가리도와의 포지션과 중복되었기 때문이죠. 보아텡이 센터백과 오른쪽 풀백을 겸하는 특징이 있는데다 25인 로스터 때문에 브릿지-가리도 중에 누군가는 이적이 유력하기 때문에 포지션 정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아텡-콜라로프가 그동안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맨시티에서 그 약점을 이겨내지 못하면 팀으로서 적지 않은 손해입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에만 호비뉴-산타 크루즈-레스콧 같은 먹튀들을 배출한 상태입니다.
또한 맨시티는 대형 공격수 영입이 불가피합니다. 아데바요르-테베스 투톱을 뒷받침하는 수준급의 백업 멤버가 없는데다 호비뉴-산타 크루즈는 이적이 유력합니다. 더욱이 아데바요르가 아스날 시절과 달리 기복이 부쩍 심해진데다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면서 올 시즌 맹활약을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토레스-훈텔라르를 비롯해서 에딘 제코(볼프스부르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FC 바르셀로나) 같은 타겟맨 영입을 염두하고 있으며 발로텔리 영입은 거의 성사 됐습니다. 프리미어리그 빅4 진입을 비롯 우승까지 꿈꾸면서 유로파리그 제패를 노리는 맨시티 입장에서는 앞으로도 대형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