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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백지훈-윤빛가람-지동원, 대표팀 발탁되나?

 

허정무호에서 조광래호로 선장을 바꾼 한국 축구 대표팀이 다음달 11일 나이지리아와의 리턴 매치에서 새로운 태극 전사를 발탁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A매치 출전 경험이 부족했던 젊은 선수 및 아직 성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않았던 신예들의 발탁 여부가 주목됩니다. 남아공 월드컵 스쿼드에 포함되었던 몇몇 노장들이 조광래 감독에 의해 제외 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유럽파의 차출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허정무호에서 선을 보이지 않았던 옵션이 조광래호에서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광래 감독은 지난 22일 대표팀 신임 감독 기자회견에서 "현재 대표선수들의 능력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틀은 깨지 않을 것이다. 2~3명의 패싱력 있는 선수를 발탁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패싱 능력이 뛰어난 옵션을 새롭게 발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패스 능력을 최대화 할 수 있는 포지션이 중앙 미드필더인데다 공격진에도 연계 플레이에 강한 선수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K리그에서의 두드러진 활약까지 가미하면, 백지훈(25, 수원) 윤빛가람(20, 경남) 지동원(19, 전남)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백지훈-윤빛가람-지동원, 대표팀 합류 가능성 충분하다

나이지리아전을 앞둔 대표팀의 중앙 미드필더는 새판까지가 불가피 합니다. 남아공 월드컵에 참가했던 중앙 미드필더 3명이 모두 빠질지 모릅니다. 기성용은 셀틱에서의 개막전을 치르는데다 팀 내에서의 주전 경쟁 때문에 나이지리아전 합류가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김남일도 기성용과 더불어 유럽파인데다(톰 톰스크 잔류 결정) 세대교체 차원에서 배제 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김정우는 지난 9일 논산 훈련소 입소에 따른 컨디션 문제 때문에 나이지리아전 출전이 불가능합니다. 물론 조광래 감독은 유럽파의 합류를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리고 나이지리아전은 선수의 기량을 검증하는 평가전이기 때문에 기존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 될 수 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의 결함을 놓고 보면, 백지훈과 윤빛가람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백지훈은 A매치 14경기에 출전한 경험이 있지만 2008년 1월 허정무호 출범 이후 지금까지 A매치 경기를 뛰지 못했습니다. 올림픽 대표팀 일정 및 잦은 부상, K리그에서의 부진으로 한때 수원 2군에 있었으며 대표팀과의 인연이 점점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백지훈은 최근 윤성효 감독이 수원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예전의 '골든 보이' 명성을 되찾고 있습니다. 윤성효 감독은 미드필더진을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패스 연결을 통해 공격의 템포를 조절하고 패스의 효율성을 키우면서 백지훈이 수원 공격을 이끄는 플레이메이커로 거듭났습니다. 지난 18일 대구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여 수원의 3-1 승리 및 정규리그 탈꼴찌를 이끌었고, 3일 뒤 수원시청과의 FA컵 16강전에서는 두 골을 터뜨리며 4-1 승리를 기여했습니다. 연일 득점포를 쏘아올려 수원 공격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2006년 후반기의 포스를 완벽하게 되찾았습니다.

백지훈의 강점은 넓은 활동 폭입니다. 중원 및 최전방을 활발히 누비면서 여러 차례의 패스 공급을 통해 팀 공격 패턴의 다양화를 노리는데다 날카로운 2선 침투를 통해 결정적 골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동안 무뎠던 패싱력이 최근에는 한결 간결해지고 날카롭게 뻗으면서 경기 흐름을 스스로 지배하는 능력을 기르게 됐습니다. 부상 및 부진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움직임이 가벼워졌고 윤성효 감독의 신임까지 얻고 있어 앞으로의 맹활약이 기대됩니다. 지금의 오름세를 놓고 보면 대표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으며 조광래 감독이 모를리 없을 것입니다.

윤빛가람은 조광래 감독이 그동안 "대표팀에 포함시켜야 한다", "앞으로 한국 대표팀의 플레이메이커를 짊어질 선수", "고종수와 윤정환 같은 날카로움을 갖고 있다"라고 공개적인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경남에서 무르익은 공격력을 과시했습니다. 경남 사령탑을 겸임하는 조광래 감독의 선택을 받아 지난해 11월 K리그 드래프트 2순위로 경남에 입단했으며, 올 시즌 3-4-3의 중앙 미드필더로 붙박이 주전을 꿰차면서 3골 4도움을 올리며 경남의 상위권 돌풍과 함께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감각적인 패스 플레이와 지능적인 경기 운영, 공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개인 기술에서 조광래 감독을 흡족시킨 것입니다.

그런 윤빛가람에게 있어 행운인 것은, 자신을 지도했던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게 된 것입니다. 감독의 호불호에 따라 선수 선발 및 스타팅 라인업이 편성되는 특성을 놓고 보면 나이지리아전에 차출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조광래 유치원'으로 불리는 경남이 올 시즌 강팀과 약팀을 가리지 않고 중원에서의 우세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 진영을 몰아붙일 수 있었던 것은 윤빛가람의 존재감이 뒷받침 했습니다. 경기 운영만을 놓고 보면 K리그 톱클래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 주목해야 할 선수는 전남 공격수 지동원입니다. 우리들에게 '석현준 라이벌'로 부각되고 있는 지동원은 올 시즌 5골 2도움의 성적으로 윤빛가람과 더불어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광양제철고 시절부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타겟맨으로 떠오르면서 대형 공격수로서의 성장을 기대 받았습니다. 전남에서는 슈바와의 공존을 위해 2선으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와 왼쪽 윙어를 번갈아가며 경기 조율에 주력 했습니다. 전방으로 치고드는 빠른 움직임과 유연한 드리블 돌파, 상대 수비를 제치는 절묘한 개인기와 볼 컨트롤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지동원은 지난 21일 경남과의 FA컵 16강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전남의 7-4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음에도 문전 침투 상황에서 3골을 넣는 경이적인 골 결정력을 과시했죠. 그것도 조광래 감독이 직접 보는 앞에서 3골을 넣었기 때문에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측면과 중앙을 골고루 소화하면서 박스 안에서의 강렬한 골 냄새를 통해 타겟맨까지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은 조광래 감독의 전술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더욱이 조광래 감독이 스리톱을 선호하고 있어, 지동원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