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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월드컵]'일본킬러' 안정환, 일본전 빛낼 골잡이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4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승전보를 전하며 월드컵 본선 맹활약의 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입니다.

한국은 24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라이벌 일본과 평가전을 치릅니다. 지난 2월 14일 동아시아대회 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3-1로 제압한 기세를 몰아 일본전 A매치 2연승에 도전합니다. 이번 일본전은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얼마 앞두고 열리기 때문에 라이벌전 패배로 팀 사기가 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라이벌전이지만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는 것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축구는 상대팀보다 더 많은 골을 넣으면 승리하는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일본전에서 승리하려면 공격수들의 골 역량이 중요합니다. 공격수는 골을 넣는 것이 기본 목표이고 최전방 포지션을 맡기 때문입니다. 일본전에서는 이동국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하기 때문에, 박주영-안정환-이승렬-염기훈-이근호 같은 공격수들을 가용할 수 있습니다.(박주영은 일본전 출격 예고 되었음) 이승렬과 염기훈은 지난 16일 에콰도르전에 출전했던 만큼, 박주영-이근호 투톱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예상되며 안정환을 슈퍼 조커로 활용할 전망입니다.

그 중에서 안정환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정환은 지금까지 일본전에서 4경기 2골을 기록했으며, 허정무호 예비 엔트리 26인 선수 중에서 최다골(2골)을 기록한 골잡이입니다. 2000년 12월 20일 일본 원정에서 전반 14분 오른쪽 박스 바깥에서 상대 수비수 2명을 제끼고 오른발 로빙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2003년 5월 31일 일본 원정에서는 일본과 0-0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이을용이 왼쪽 크로스를 날릴 때 문전으로 쇄도하여 왼발로 가볍게 골을 넣으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2003년 5월 일본 원정에서 안정환의 결승골은 많은 축구팬들에게 짜릿한 감동을 안겨줬던 장면 이었습니다. 한국은 그해 4월 16일 일본과의 홈 경기에서 후반 47분 일본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던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정환의 결승골은 한달 전 패배를 복수하는 통쾌한 장면으로 회자됐습니다. 또한 역대 A매치 일본전을 빛낸 '일본킬러'로 불리게 됐습니다.

한국은 1954년 3월 7일 일본과 첫 A매치를 치른 이후 71경기 동안 수많은 일본킬러를 배출했습니다. 특히 일본킬러로 불렸던 선수들의 공통점은 한국 축구 역사의 획을 그은 스타들입니다. 50년대 최정민(6골), 60년대 정순천(3골) 정강지(3골, 1970년 포함), 70년대 차범근(6골) 박이천(4골), 80년대 박성화(3골) 허정무(3골, 1977년 포함), 90년대 황선홍(5골, 1988년 포함)이 있었고 2000년대에 안정환이 있었습니다.

물론 안정환의 일본전 2골은 과소평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일본 킬러에 비하면 골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2000년대 일본과의 A매치 8경기에서 3골에 그쳤으며 2골이 안정환의 몫이었습니다.(지난 2월 14일 일본전 3-1 승리 부터는 2010년대) 그리고 2골 모두 일본 원정에서 작렬했기 때문에 값어치가 큽니다.

더욱이 안정환은 일본 J리그 시절 소속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며 많은 골을 넣었던 이력이 있습니다. 2002년 9월 부터 2003년까지 시미즈 S 펄스에서 38경기 동안 14골을 넣었고 2004년 초 요코하마 F 마라노스로 이적해 2005년 여름까지 34경기에서 16골을 기록했습니다. 일본 무대에서 많은 골을 생산했기 때문에 일본 킬러가 맞습니다. 아울러, 일본 축구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데다 자신의 매치업 상대가 요코하마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나카자와 유지라는 점에서 이번 일본전 활약상이 기대됩니다.

안정환과 상대할 나카자와는 일본 축구를 대표하는 수비수지만 올해들어 스피드가 눈에 띄게 저하되면서 노쇠화가 두드러 졌습니다. 특히 지난 2월 14일 한국전에서는 이동국-이승렬-김보경의 문전 침투에 의해 뒷 공간을 쉽게 허용하는 문제점을 범하면서 일본의 1-3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느린 발의 약점을 이겨내지 못해 한국 공격수들에게 약점이 잡혀 무너졌죠.

그래서 한국은 이번에도 나카자와의 느린 발을 공략할 것이며, 박주영-이근호 같은 기동력이 뛰어난 공격 옵션들이 일본 수비진을 흔들며 후반 중반에 안정환을 교체 투입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전술은 2003년 5월 일본 원정 승리의 토대가 됐습니다. 최용수가 4-3-3의 중앙 공격수로 선발시켜 일본 수비 사이쪽으로 침투하여 흔드는 임무를 맡아 상대 수비의 집중력을 저하시키더니, 안정환이 후반 중반에 투입하면서 영민한 움직임을 과시했고 후반 41분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무엇보다 안정환은 슈퍼 조커로서의 경쟁력이 충만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공을 지켜내는 안정적인 볼 키핑과 현련한 드리블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흔드는 성향입니다. 박스 안에서 슈팅 기회가 열리면 어김없이 슈팅을 날리며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미국전, 2006년 독일 월드컵 토고전에서 조커로 출전해 골을 넣은 값진 경험이 있고,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전에서도 조커로써 인상깊은 공격력을 과시했던 기세를 일본전에서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일본전에서 한국의 승전보를 전하는 골을 넣으며 '일본 킬러'의 저력을 과시할지 그의 발끝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