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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챔스 결승전, 관전 포인트 7가지는?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가 10개월의 대장정 끝에 드디어 파이널을 맞이했습니다. 올 시즌 최고의 유럽팀을 가리는 결승전이 이번주 주말에 펼쳐집니다.

독일 축구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 이탈리아 축구의 명문 인터 밀란(이라 인테르)가 독일과 이탈리아의 자존심을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습니다. 뮌헨과 인테르는 23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구 베르나베우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릅니다. 이번 경기는 결승 단판승부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치열한 90분 혈투가 예상됩니다.

1. 뮌헨vs인테르, 이기는 팀은 '트레블 달성'

흥미로운 것은, 두 팀 모두 이번 대회를 통해 유로피언 트레블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뮌헨은 분데스리가, DFB 포칼컵을 우승한 상태에서 마드리드에 입성했으며 인테르는 세리에A, 코파 이탈리아 우승에 이어 유럽 제패까지 도전할 기세입니다. 지금까지 유럽 축구에서 유로피언 트레블을 달성한 것은 5회 뿐입니다. 셀틱(1967년) 아약스(1972년) PSV 에인트호벤(198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999년) FC 바르셀로나(2009년)에 이어 뮌헨과 인테르 중에 한 팀이 트레블 대열에 포함됩니다.

공교롭게도 독일과 이탈리아 클럽 중에서 트레블을 달성한 팀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유로피언 트레블은 자국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영광을 노린 팀들이 적었습니다. 실제로 리버풀은 UEFA컵-칼링컵-FA컵을 모두 우승했으나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아니었기 때문에 유로피언 트레블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 대결의 승자는 훗날 유럽 축구를 화려하게 빛낸 전실의 팀으로 남게 될 것 입니다.

2. 뮌헨vs인테르, 통계상으로는 우열 가리기 불가

뮌헨과 인테르의 역대 전적은 2승2패이며 1988/89시즌, 2006/07시즌에 각각 1승1패씩 나누었습니다. 독일과 이탈리아 클럽간의 역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두 번의 대결에서는 독일 클럽이 모두 승리했습니다. 1982/83시즌의 함부르크, 1996/97시즌의 도르트문트가 유벤투스를 제압하고 유럽 제패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뮌헨은 이탈리아 클럽을 상대로 9승7무12패로 열세이며, 인테르는 독일 클럽을 상대로 13승8무7패로 앞선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두 팀 모두 산티아구 베르나베우에 약한 징크스가 있습니다. 뮌헨은 2승1무6패, 인테르는 1승5패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뮌헨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벤투스와 피오렌티나 같은 이탈리아 클럽들을 제치고 결승 진출 했습니다. 인테르는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FC 바르셀로나를 4강에서 물리치고 결승에 오르면서 뮌헨과 대결합니다. 통계상으로는 두 팀의 우열을 가리기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90분 단판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승부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입니다.

3. 결승 매치업(1) 판 할vs무리뉴

두 팀의 감독인 루이스 판 할 뮌헨 감독과 조세 무리뉴 인테르 감독은 사제지간 인연으로 유명합니다. 무리뉴 감독이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바르셀로나 B팀 코치를 맡았는데 당시 A팀 감독이 판 할 감독 이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바비 롭슨 감독을 보좌하는 통역관이었는데 판 할 감독 부임 이후 코치직을 맡으면서 지도자에 눈을 뜨게 된 것이죠. 그리고 판 할 감독은 1995년 아약스, 무리뉴 감독은 2004년에 FC 포르투 사령탑으로써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습니다.

판 할 감독은 고집이 심해 팀의 주축 선수와 불화가 잦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뮌헨 사령탑 부임 이후에는 루시우-리베리-람과의 불화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선수 위주로 스쿼드를 편성해 팀워크를 키우는 응집력에 있어서는 최고입니다. 네덜란드-스페인-독일 무대에서 많은 우승을 경험했던 감독이며 공격적인 전술을 즐깁니다. 무리뉴 감독은 젊은 지도자임에도 뚜렷한 실패 없이 승승장구를 거듭했습니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선수들을 똘똘 뭉치는 능력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으며 판 할 감독과 반대로 수비적인 전술을 선호합니다.

4. 결승 매치업(2) 로번vs슈네이데르

로번과 스네이데르는 1984년생 동갑내기, 네덜란드 대표팀 동료,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잦은 부상에 시달려 '유리몸'으로 비아냥 받은 것, 지난해 여름 방출성 이적을 당한 것, 레알을 떠난 이후 새로운 소속팀에서 등번호 10번을 달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이끈 공통점이 있습니다. 뮌헨과 인테르의 에이스로 대결을 펼치게 된 로번과 스네이데르는 자신들의 옛 홈 구장이었던 산티아구 베르나베우 그라운드를 밟아 레알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유럽 제패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뮌헨과 인테르가 우승하려면 로번과 스네이데르의 맹활약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뮌헨은 프랑크 리베리가 징계로 결승전에 결장하면서 로번의 오른쪽 공격에 의지해야하며 인테르는 스네이데르가 중심이 되는 역습 전개를 통해 상대 골망을 흔들어야 합니다. 로번은 올 시즌 23골 8도움을 올리며 올 시즌 뮌헨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고 전형적인 왼발잡이지만 오른쪽 측면에서 가공할 화력을 과시했습니다. 스네이데르는 올 시즌 8골 11도움을 기록했으며 골보다는 도우미 역할에 초점을 살리며 인테르의 역습을 주도했습니다. 넓은 시야가 동반되는 날카로운 패싱력과 안정적인 공격 조율을 앞세워 뮌헨의 허를 찌르겠다는 각오입니다.

5. 결승 매치업(3) 루시우vs올리치

루시우는 인테르의 결승 진출에 막대한 공헌을 했던 센터백입니다. 16강에서 디디에 드록바(첼시) 4강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바르셀로나) 같은 세계 최고의 타겟맨을 어떠한 틈도 주지 않고 철저히 봉쇄하며 인테르에게 승리의 기쁨을 선사했습니다. 이번에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9경기에서 7골로 눈부신 골 감각을 펼치는 올리치 봉쇄에 나섰습니다. 올리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8강 1차전에서 결승골, 2차전에서 팀의 4강 진출을 이끄는 쐐기골을 넣었고, 리옹과의 4강 2차전에서는 해트트릭을 달성했습니다. 이날 경기의 최대 승부처는 루시우와 올리치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루시우는 결승에서 친정팀인 뮌헨과 상대합니다. 2004년 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뮌헨의 주축 센터백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지난해 여름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판 할 감독과의 불화 때문에 결국 인테르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판 할 감독이 자신의 공격적인 성향에 언짢은 반응을 내비치면서 사이가 급속도로 악화되었죠. 당시의 올리치는 함부르크에서 뮌헨으로 둥지를 튼지 얼마 되지 않았던 이적생 이었습니다. 루시우로서는 올리치를 제물로 판 할 감독의 판단이 틀렸음을 실력으로 입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6. 리베리 없는 뮌헨vs모따 없는 인테르

뮌헨과 인테르는 리베리, 티아구 모따 없이 결승전에 나서는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습니다. 리베리는 리옹과의 4강 1차전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비신사적인 행위를 범해 3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고 모따는 바르셀로나와의 4강 2차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뮌헨은 리베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하밋 알틴톱을 왼쪽 윙어로 내세울 것이며 인테르는 모따의 자리에 스탄코비치 또는 문타리를 배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알틴톱은 올 시즌 로번에게 주전을 내준 오른쪽 윙어지만 리옹과의 4강 2차전에서는 왼쪽 윙어로써 가공할 파괴력을 선보였던 선수입니다. 로번-리베리의 존재감 때문에 과소평가 되지만 오랫동안 분데스리가에서 다져진 공격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 뒷 공간 침투를 즐기는 성향이며 묵직한 기동력이 강점입니다. 스탄코비치와 문타리는 뛰어난 활동량과 공수 양면에 걸친 공헌도가 뛰어난 선수입니다. 공격적인 강점이 있으면서도 궂은 역할에 능하기 때문에 결승전에서 뮌헨의 공격을 봉쇄하는 임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스네이더르의 허벅지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만큼, 경기 종료까지 두 몫을 해내야 하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7. 에토의 우승 DNA, 이번에 결실 맺을까?

인테르에서 왼쪽 윙어로 활약중인 사뮈엘 에토는 바르셀로나 소속이었던 2005/06시즌과 2008/09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던 선수입니다. 아스날과의 2005/06시즌 결승전에서는 동점골을 성공시켰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는 전반 9분 선제골을 넣으며 바르셀로나의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만약 뮌헨과의 결승전에서도 골을 넣으면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최초로 세 번의 결승에서 골을 넣는 선수로 이름을 새기게 됩니다.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대회였던 유로피언컵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디 스테파노가 1956년부터 1960년까지 5년 연속 대회 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에토는 인테르의 우승을 이끌면 2년 연속 유로피언 트레블을 달성하는 영광을 안게 됩니다. 지금까지 유럽 축구 역사상 2년 연속 유로피언 트레블을 달성한 선수가 없었음을 감안하면, 에토의 결승전 활약상이 기대됩니다. 바르셀로나에서도 많은 우승을 경험했고 올 시즌 인테르에서 두 번의 우승을 공헌한 만큼, '우승 DNA'가 뮌헨전에서 결실을 맺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