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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vs뮌헨, 관전 포인트 5가지는?

 

잉글랜드와 독일 최고 명문 클럽 끼리의 대충돌입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좋은 추억과 안좋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1998/9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0-1로 뒤졌으나 셰링엄-솔샤르의 골에 힘입어 경기를 뒤집으며 트레블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뮌헨은 2000/01시즌 8강에서 맨유를 제압하고 2년 전의 아픔을 복수하여 유럽 제패의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러던 두 팀이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맞붙게 됐습니다. 맨유와 뮌헨은 31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릅니다. 맨유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2연패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올 시즌 유럽 제패를 단단히 벼르고 있습니다. 뮌헨은 2000/01시즌 이후 유럽 무대에서 뚜렷한 족적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독일 최고 명문 클럽의 자존심을 위해 유럽 챔피언 등극이 절실합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염원하는 두 클럽의 대충돌이 흥미진진한 이유입니다.

역대 전적은 뮌헨의 근소한 우세, 하지만 통계는 중요하지 않다

우선, 역대 전적에서는 맨유가 뮌헨에게 1승4무2패로 근소한 열세입니다. 맨유는 1998/99시즌 챔 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뮌헨을 제압했으나 나머지 6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4무로 끝난 경기 중에 2경기는 뮌헨이 원정 다득점으로 맨유를 제압해 다음 토너먼트에 진출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맨유가 뮌헨에게 약하다고 논하기에는 어설픕니다. 두 팀이 근래에 자주 붙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전력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 180분 토너먼트는 한 골의 희비 및 양팀 선수들의 엎치락 뒷치락 혈전이 펼쳐지는 특정이 있어 징크스 및 통계가 승리의 전제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뮌헨이 맨유의 우세를 인정했습니다. 루메니게 뮌헨 부사장은 지난 19일 UEF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 시점에서는 맨유가 우리보다 한 수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유럽 무대에서 4강-우승-준우승을 달성했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는 맨유의 클래스가 강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죠.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8강 조추첨 이후 "과거 유럽 클럽 대항전 역사를 참고하면 뮌헨전은 매우 힘들다"며 뮌헨전이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경계 했습니다.

루니의 공백vs로번의 공백 또는 루니 시프트vs로번 시프트

이날 경기의 최대 관건은 주력 선수의 부상 공백 및 맹활약 여부 입니다. 맨유 골잡이 루니와 뮌헨 오른쪽 윙어인 로번이 그런 케이스입니다. 루니는 무릎 힘줄에 염증이 재발하면서 28일 볼턴전에 결장했고 로번은 27일 슈투트가르트전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해 맨유전 출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두 선수 모두 풀타임 출전이 어렵거나 아니면 당일 몸 상태에 따라 결장할 수 있습니다. 두 선수의 공격력에 의지하는 맨유와 뮌헨에게 고민입니다. 두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시간 만큼은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복안을 어떻게 세울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두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면 맨유는 루니 시프트, 뮌헨은 로번 시프트에 초점을 맞춰 상대 진영을 공격할 것입니다. 맨유는 루니의 골에 의존하는 팀이기 때문에, 동료 미드필더들이 루니의 활동 부담을 덜어주거나 골 기회를 열어주는 지원 사격 역할을 할 것입니다. 리베리의 부진과 공격수들의 골 가뭄으로 고심했던 뮌헨은 로번의 파괴적인 스피드와 드리블에 의존하는 공격을 펼칠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두 팀은 서로의 공격을 봉쇄하기 위한 작전을 펼칠 것입니다. 맨유는 박지성을 측면에 배치해 로번 봉쇄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으며 뮌헨의 판 보멀은 29일 <더 선>을 통해 "루니는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지역 방어를 펼칠 것 같다"고 밝혀 루니 봉쇄를 위한 복안을 꾸몄음을 시사했습니다.

화력과 수비력, 최근 경기력은 맨유의 우세

최근 챔피언스리그 득점을 보면 두 팀 모두 많은 골을 넣었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맨유는 최근 3경기에서 10골, 뮌헨은 3경기에서 9골을 작렬했습니다. 하지만 맨유는 원톱 루니의 득점력이 오름세를 타는 반면에 뮌헨은 공격수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루니는 32강 3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으나 16강 AC밀란과의 2경기에서 4골 넣으며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뮌헨은 고메즈(8경기 1골)-뮐러(7경기 2골) 투톱이 출전 경기에 비해 골 숫자가 부족하며 고메즈는 부상으로 결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력에서는 루니 시프트로 철저하게 다져진 맨유가 우세입니다.

수비력은 맨유의 우세에 무게감이 쏠립니다. 퍼디난드는 볼턴전에 결장함과 동시에 휴식을 취하면서 뮌헨전에서의 컨디션이 좋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퍼디난드-비디치 센터백 조합이 부상 복귀 이후 평소의 폼을 되찾으며 짜임새 넘치는 수비를 과시한 것은 맨유의 오름세를 지탱했습니다. 반면 뮌헨은 데미첼리스 부상이 고심거리입니다. 판 부이텐-바트슈투버 센터백 조합을 꺼내들겠지만 수비 자원이 옅어지는 문제점을 '기복이 심한' 수비력과 함께 극복해야 합니다. 중앙 미드필더인 슈바인슈타이거의 경고 누적 공백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맨유는 최근 10경기에서 8승1무1패에 7연승을 달렸고 뮌헨은 최근 10경기에서 5승2무3패에 최근 분데스리가 2연패로 주춤합니다. 최근 경기력도 맨유가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뮌헨의 관건은 리베리 부활과 공격수의 골

뮌헨이 맨유전에서 승리하려면 리베리의 부활이 필수입니다. 리베리는 지난 시즌 뮌헨의 파상공세를 주도하며 상대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특유의 날렵함을 뽐냈지만 올 시즌에는 부상 여파로 자신의 장점을 맘껏 살리지 못했습니다. 3월 4경기에 조커로 출전한데다 2경기를 결장한 만큼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그 사이에 뮌헨은 3월 6경기에서 2승1무3패로 고전했습니다. 리베리가 원래의 폼을 되찾아야 뮌헨이 맨유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명분을 마련할 것이며 로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뮌헨의 또 다른 과제는 공격수의 골 강화입니다. 고메즈-뮐러 투톱은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7골(8경기) 넣었던 클로제는 올 시즌 5경기 1골 및 분데스리가 21경기 2골로 극심한 골 부진에 빠졌습니다. 그나마 올리치가 챔피언스리그 5경기 2골로 어느 정도 선전했지만 꾸준한 선발 출전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맨유전에서는 공격수들의 분발이 요구됩니다. 비디치-퍼디난드 조합이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하는 공격수에 약한 타입이라는 것을 뮌헨 공격수들이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선수와의 정면 대결에서 우세를 점하기 힘들다면, 기동력을 활용한 골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박지성, 뮌헨전에서 강팀 킬러 입증할까?

박지성의 뮌헨전 맹활약 여부도 주목됩니다. 아스날-AC밀란-리버풀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연이어 득점포를 터뜨렸고, '강팀 킬러'로 불릴 만큼 평소 강팀에 강했기 때문에 뮌헨전에서 그 기세를 이어갈지 기대됩니다. 박지성이 상대하게 될 뮌헨은 판 보멀-티모슈크(또는 프라니치)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들의 힘과 짜임새, 포백의 끈끈함(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을 경우)을 자랑하는 팀 컬러를 지녔습니다. 상대의 타이트한 압박을 이겨내려면 박지성 같은 공간 창출에 능한 선수가 맨유 전력에서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또한 상대팀에는 리베리-로번이라는 파괴적인 윙어들이 있는 만큼, 박지성이 '수비형 윙어'의 저력을 발휘할지 주목됩니다.

또한 박지성의 뮌헨전 포지션도 관심거리입니다. 퍼거슨 감독은 뮌헨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의 포지션에 대해 "박지성을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박지성은 중앙을 맡아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리버풀전을 비롯한 최근 몇 경기에서 그의 활약은 환상적이었다"며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울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만약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면 판 보멀-티모슈크(또는 프라니치) 라인을 공략할 필승카드로 쓰일 것이며, 평소처럼 윙어로 출전하면 리베리-로번 봉쇄에 주력할 것입니다. 퍼거슨 감독의 박지성 배치 및 선수의 활약 여부는 이날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키 포인트로 작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