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다음달 3일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갖습니다. 이번 평가전은 4월 말 또는 5월 초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인 발표 이전에 치러지는 마지막 A매치 입니다. 그래서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는 사실상 월드컵 최종 엔트리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소속팀 활약이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에 포함 된 선수들이 남아공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 지난달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 얼마전에 끝난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를 통해 옥석가리기를 끝냈으며 이제 최종 엔트리 23인 명단을 꾸릴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 오는 22일 경에 발표 될 코트디부아르전 23인 엔트리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효리사랑은 코트디부아르전 23인 엔트리에 포함 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예상했습니다.
2.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7일 해외리그에서 활약중인 13명의 소속팀에 대표팀 소집 협조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13명에 포함 된 선수들은 허정무 감독이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에 포함시키겠다는 의지와 밀접하죠. 아직까지 최종 확정 단계를 거치지 않았지만 허정무호 승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입니다. 그 선수들의 명단은 이렇습니다.
FW : 박주영, 이근호, 안정환
WM : 박지성, 이청용, 김보경
CM : 기성용, 김남일
DF : 이영표, 차두리, 이정수, 박주호, 곽태휘
박지성-박주영-이청용-기성용-김남일-이영표-차두리는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에 차출되지 않았지만 월드컵 최종 엔트리 포함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입니다. 이근호-김보경-이정수는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에서 최종 엔트리 포함에 대한 가능성을 밝게 비추었고, 박주호-곽태휘는 중국전에서 부진했지만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안정환은 대표팀의 히든 카드로서 스쿼드의 부족분을 채울 것입니다. 다만, 박주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차출이 안될 수 있어 이것이 허정무호 엔트리 경쟁의 변수로 작용합니다.(박주영의 대안은 4번에서 따로 언급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들과 더불어 3명의 선수도 코트디부아르전 및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로 이운재-김영광-정성룡입니다. 이들은 그동안 허정무호의 대표팀 발표 때 마다 단골로 포함되었기 때문에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포함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허정무호가 골키퍼 3인 체제를 계속 유지했기 때문에 변화는 없을 것이며 이운재의 주전 기용도 마찬가지 입니다.
3. 23명에서 해외파 13명과 골키퍼 3명을 빼면 남은 인원은 7명입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는 23인 경쟁보다는 7인 경쟁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이미 해외파에 차출 공문을 보냈고,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과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를 통해 옥석 가리기를 했기 때문에 경쟁 체제가 7인으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 입장에서도, 지금 이 시간 즈음이면 7인에 어느 선수를 포함시킬지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23인 엔트리는 골키퍼 3명과 필드 플레이어 20명을 뽑습니다. 골키퍼 3명은 이운재-김영광-정성룡이고 필드 플레이어 20명 중에 13명이 해외파입니다. 허정무호가 해외파 13명을 코트디부아르전에 그대로 끌고 간다는 전제하에서, 남은 포지션은 공격수 1명-윙어 1명-중앙 미드필더 2명-수비수 3명이 될 것입니다.(한 자리 당 2명씩 뽑기 때문에) 그 7명이 바로 누구인지, 효리사랑의 예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FW : 이동국
WM : 김재성
CM : 김정우, 신형민
DF : 조용형, 강민수, 오범석
냉정한 관점에서, 이동국은 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 되어야 할 선수입니다. 지금까지 허정무호에서 꾸준한 폼을 보여주지 못했고 감독이 원하는 롤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동국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대표팀 문제점이라기 보다는' 한국 축구의 환경적인 한계 입니다. 그동안 젊고 유망했던 한국 축구의 정통 타겟맨들이 K리그에서 부침에 시달리거나 해외리그에서 방황하면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이동국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이라는 결과물이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동국의 플레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여전히 대표팀의 주전으로 쓰는 것은, 이동국에게 여전히 기대하는 것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박주영-이근호와는 다른 성향을 가진 공격수이기 때문에 대표팀의 플랜B 전술의 정점에 놓을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죠. 플랜A는 박주영-이근호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골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며, 플랜B는 이동국의 포스트 플레이를 통해 선이 굵은 축구를 하는 것입니다. 지난달 18일 핀란드와의 후반전에서 4-2-3-1을 구사하여 이동국에게 활발한 골 기회를 밀어주는 전술이 바로 플랜B 였습니다.
윙어로는 김재성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김재성의 경쟁 상대인 노병준은 기복이 심하고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에서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김두현은 탈락이 유력하다는 생각입니다. 노병준과 더불어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한국이 0-3으로 패했던 중국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후반전에 질책성으로 교체 되었습니다. 최근 평가전에서 자신만의 특징을 맘껏 보여주지 못한 것도 마이너스 요소죠. 이승렬은 일본전에서 역전골을 넣었으나, 상대를 제압하는 임펙트가 부족한 것이 흠이며 이것은 지난해 U-20 월드컵 주전 경쟁에서 밀린 원인이 되었습니다.
효리사랑이 김재성을 꼽은 이유는 허정무호의 오른쪽 윙어로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기 때문입니다. 본래 포지션이 중앙 미드필더였기 때문에 그동안 측면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일본전에서는 주도면밀한 역습으로 상대 미드필더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며 간결한 패스와 종적인 움직임을 뽐내며 상대 측면 뒷 공간을 흔들었고 특히 이동국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많은 골 기회를 밀어줬습니다. 코트디부아르전 발탁의 플러스 요소가 됐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김정우의 발탁은 기정 사실로 보이며, 남은 한 자리는 신형민의 몫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허정무 감독이 중국전 0-3 패배 이후에 일본전에서 스쿼드를 바꾸면서 구자철을 빼고 신형민을 선발로 기용했다는 것은 그동안의 생각이 바뀌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신형민은 일본전 맹활약으로 허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습니다. 구자철은 대표팀 주전으로서 손색이 없는 선수지만 지난 중국전에서 지나친 공격 가담으로 수비 밸런스가 끊어지는 문제점을 초래했고 기성용과 스타일이 비슷한 특징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전에서 김정우-구자철 조합이 실패한 것과 일본전에서 김정우-신형민 조합이 성공한 것은, 신형민의 합류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합니다.
신형민은 지난 일본전을 통해 조원희의 존재감을 완전히 지웠습니다. 나카무라 겐코를 비롯 일본 미드필더들의 공격을 봉쇄하며 경기를 한국 페이스로 뒤집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 진영으로 침투하는 상대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을 쫓으며 빈 공간을 내주지 않으려 했고 상대 공격 패턴을 미리 읽는 판단력을 통해 공간을 미리 선점하는 지능적인 경기 운영이 빛났습니다. 여기에 안정적인 볼 키핑과 정확한 패싱력을 갖췄기 때문에 김남일-김정우의 강력한 경쟁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형민에게 부족한 대표적인 키워드는 '네임벨류' 입니다.
마지막으로 수비수는 조용형-강민수-오범석이 뽑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허정무호에서 줄곧 모습을 내밀었기 때문에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 포함에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수비수는 개인 역량보다 조직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대표팀에 뽑혔던 수비수들이 계속 차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범석은 대표팀에 필요한 존재지만, 문제는 조용형과 강민수를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로 기용해야 하는 지금의 현실이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이것은 효리사랑만의 생각이 아닙니다.
4. 23인 엔트리의 또 다른 대안으로는 이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FW : 설기현(이승렬)
WM : 노병준, 이승렬, 김두현(염기훈은 부상)
CM : 구자철, 조원희(김두현)
DF : 김동진, 김형일, 황재원
만약 박주영의 차출이 불발된다면 설기현 또는 이승렬이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에 포함 될 것입니다. 하지만 설기현은 소속팀 포항에서 폼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국 런던까지 불러서 코트디부아르전을 준비시키기에는 컨디션 저하에 대한 염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후보 선수인 이승렬이 현실적으로 유리하다는 생각입니다. 더욱이 이승렬은 박주영처럼 돌진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박주영의 공백을 메우기에 적합한 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승렬은 윙어로도 쓸 수 있는 선수죠. 하지만 두 선수의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변수가 될 것입니다.
노병준에게 여전히 미련이 가는 이유는 이승렬처럼 투톱 공격수와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3인 엔트리에서는 기본적으로 4명의 공격수를 쓸 수 있지만, 공격의 다양화를 위해 공격수를 더 늘릴 수 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 성향의 김재성보다는 공격수 성향의 노병준이 끌리는 이유입니다. 김두현은 최근 대표팀에서 부진했지만 공격 재능이 출중한 선수이고 강력한 중거리슛을 주무기로 삼습니다. 원래의 폼만 되찾으면 대표팀에서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입니다. 김두현은 조원희, 구자철과 더불어 소속팀에서의 맹활약을 통해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김동진과 김형일은 코트디부아르전에 발탁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영표, 박주호(이상 왼쪽 풀백) 이정수, 곽태휘(이상 센터백)의 소속팀에 차출 공문을 보냈기 때문에 김동진과 김형일의 대표팀 제외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박주호와 곽태휘가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이렇다할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김동진과 김형일의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황재원의 발탁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조용형-강민수 조합이 일본전 3-1 승리로 면죄부를 얻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허정무 감독이 수비라인에 과감한 메스를 꺼내들 의사가 있다면 황재원을 뽑아 황재원-김형일 조합을 실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시기가 이미 늦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