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12월 26일은 박싱데이(Boxing Day)로 불린다. 이날은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자 공휴일이며 각종 스포츠 경기와 축제가 활성화된다. 그 중에는 축구도 포함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속하는 팀들은 박싱데이를 전후로 여러 경기들이 편성되면서 내년 1월초까지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12월 26일에는 항상 축구 경기가 펼쳐졌으며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번 박싱데이에서 주목해야 할 경기 중에 하나가 헐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맞대결이다. 한국 시간으로 26일 오후 9시 45분 KC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며 영국 현지에서는 낮 경기에 편성됐다. 맨유는 헐시티 원정에서 프리미어리그 3연승에 도전하며 8위로 떨어졌던 순위를 6~7위로 회복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반면 헐시티는 맨유와의 홈 경기에서 이변을 노린다.

 

 

[사진=맨유 공격수 대니 웰백. 최근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했으며 헐시티전에서 맨유의 승리를 이끌지 주목된다.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맨유는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헐시티에게 패한적이 없다. 역대전적에서 10전 9승 1무를 기록했다. 헐시티가 근래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했던 2008/09, 2009/10시즌에는 맨유가 4경기를 모두 이겼다. 그 중에 2010년 1월 24일 헐시티전에서는 웨인 루니가 4골을 퍼부으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그 이후 헐시티는 2009/10시즌을 19위로 마치고 강등되었고 한동안 챔피언십에 머물렀더니 올 시즌에 승격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성적은 12위(5승 5무 7패, 승점 20)이며 승격팀치고는 지금까지 선전했다.

 

헐시티의 특징은 홈에 강하다. 홈에서 승점 15점(4승 3무 1패)를 얻었으며 원정에서 5점(1승 2무 6패)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홈에서 많은 골을 넣은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8번의 홈 경기에서 7골에 그쳤으나 단 3실점만 허용했다.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 최소 실점 1위 팀이다. 올 시즌 17경기를 통틀어 보면 17경기에서 14골 20실점을 기록했다. 다른 팀에 비해서 득점력이 부족하나 짠물 수비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번 맨유전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이변을 기대하기 쉽다.

 

특히 헐시티는 12월 1일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제이크 리버모어와 데이비드 메이러가 골을 넣었으며 마틴 스크르텔의 자책골까지 더해지면서 승점 선두를 따냈다. 리버풀이 시즌 내내 선두권에 머물렀음을 떠올려 봤을 때 헐시티가 홈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랬던 헐시티가 리버풀전 이후 프리미어리그 4경기에서 3무 1패를 기록했다. 4경기 4실점을 허용하며 여전히 수비가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나 2골에 그친 공격력이 문제였다. 헐시티는 팀에 많은 승점을 안겨줄 공격 자원이 마땅치 않다.

 

이러한 헐시티의 약점은 최근 2연승을 기록중인 맨유와 대조적이다. 맨유는 대니 웰백이 로빈 판 페르시의 부상 공백을 충분히 메웠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012/13시즌 판 페르시 등장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리거나 2선 미드필더로 내려가면서 팀 내 입지가 약화되었으나 최근에 회복중이다. 판 페르시 부상이 오히려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 기세를 헐시티전에서 이어가야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3연승을 달성할 수 있으며 순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무릎 타박상을 입었으나 경기 출전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

 

맨유의 현재 순위는 8위(8승 4무 5패, 승점 28)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6위 뉴캐슬과 7위 토트넘(이상 승점 30)을 제칠 가능성이 있다. 두 팀의 박싱데이 경기 결과에 따라 6위 또는 7위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8위에 머무를 수도 있다. 그럼에도 프리미어리그 최강자였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되도록이면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 헐시티가 홈에 강한 것이 원정팀 맨유에게 부담스럽겠지만 웰백을 비롯하여 톰 클레버리,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각성하면서 시즌 초반 부진을 만회하려는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마이클 캐릭이 부상에서 돌아올 수도 있다. 최근 팀 훈련에 합류하며 복귀를 앞두는 중이다. 몸의 회복 여부에 따라 헐시티전을 뛰지 않을수도 있으나 곧 실전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부진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던 맨유가 헐시티를 상대로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아니면 이변의 희생양이 될지 경기를 지켜보자.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유나아티드(이하 맨유)의 주장 네마냐 비디치가 오른쪽 무릎 수술로 8주 동안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됐다. 맨유는 2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디치는 무릎에 불편함을 호소했고, 퍼거슨 경은 부상 예방 차원에서 주말에 비디치에게 휴식을 주었다. 하지만 검사 결과 비디치는 수술이 필요함이 밝혀졌다"며 비디치의 장기간 결장을 알렸다. 비디치 부상은 맨유의 전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맨유 센터백 줄부상, 퍼디난드-에반스만 남았다

우선, 비디치는 2011/12시즌에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지난해 8월 14일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하면서 2개월 동안 결장했다. 그 해 12월 7일 FC 바젤전에서는 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시즌 아웃됐다. 당시 비디치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경기 출전에 그쳤다.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32강 벤피카, FC 바젤과 맞대결 펼쳤던 4경기에서 8실점 허용했으며 이는 16강 진출 실패 원인으로 이어졌다. 기존 수비진이 비디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는 뜻이다.

맨유는 지난 시즌 후반기 한때 프리미어리그 선두에 진입하면서 퍼디난드-에반스 센터백 조합을 완성시켰다. 비디치가 또 부상으로 이탈한 현 시점에서는 퍼디난드-에반스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맨유는 센터백 가용 인원이 부족하다. 스몰링-존스도 부상으로 빠졌다. 퍼디난드-에반스 조합으로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를 버텨야 한다.

그러나 퍼디난드는 한때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인물이다. 올해 나이 34세로서 많은 경기를 뛰기에는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다. 에반스는 2010/11시즌까지 부상 후유증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 시즌에 접어들면서 기량이 좋아졌지만 과거의 부상 이력을 떠올리면 어딘가 불안함을 감출 수 없다. 공교롭게도 맨유의 주요 센터백들이 부상으로 신음했던 공통점이 있다. 어느 선수든 부상을 피할 수 없지만 맨유는 유독 센터백 부상이 잦았다.

비디치 부상, 맨유 중원에 미치는 영향

비디치 부상은 센터백 자원 부족에 국한되지 않는다. 만약 퍼디난드와 에반스 중에 누군가 부상 당하거나 로테이션에 의해 선발에서 빠지면 캐릭이 센터백으로 내려와야 한다. 하지만 캐릭의 포지션 전환은 맨유의 경기력 약화를 불러일으킬지 모른다.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 수비에 힘을 실어줄 선수는 캐릭에 불과하다. 클레버리-안데르손-긱스-스콜스는 수비보다는 공격적인 재능이 발달됐다. 최근에는 플래처가 복귀했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황에서 평소 만큼의 기량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분명한 것은, 퍼디난드-에반스 조합으로는 비디치가 빠지는 8주를 버티기 어렵다. 스몰링-존스가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지만 부상에 따른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된다. 캐릭의 센터백 전환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맨유 중원의 퀄리티가 다른 빅 클럽들에 비해 취약한 상황에서 캐릭의 센터백 전환은 결코 반갑지 않다.

퍼디난드-에반스 조합이 제 구실을 못할 경우도 걱정된다. 센터백이 흔들리면 중앙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이 늘어나며 중앙 공격수와의 간격이 벌어진다. 상대 박스쪽을 파고드는 연계 플레이와 골 생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판 페르시-카카와 콤비의 불협화음, 루니의 부상 공백을 안고 있는 맨유의 현실을 떠올리면 비디치 공백은 팀의 공격력 약화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판 페르시-카가와 엇박자, 현재까지 카가와 영입 효과는 미미

맨유는 올 시즌 4-2-3-1로 전환하면서 카가와를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했다. 카카와의 이적료 1400만 파운드(약 253억 원)를 놓고 보면 퍼거슨 감독 플랜에 속한 선수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카가와의 시즌 초반 활약은 기대 이하다. 왜소한 피지컬 때문에 프리미어리그의 거친 몸싸움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타-실바 같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한 플레이메이커들도 피지컬이 발달된 선수들은 아니지만, 카가와는 이들과 달리 중앙에서 자주 활동한다. 프리미어리그는 중앙 압박이 강한 편이다.

카가와는 마타-실바처럼 이타적인 기질이 발달된 유형이 아니다. 앞쪽으로 파고드는 습관이 있다.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에서 13골 넣었던 장점이 있지만 오히려 최전방 공격수와 활동 반경이 겹치는 단점이 있다. 판 페르시는 최전방에서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슈팅 기회를 놓치지 않는 골잡이다. 지난 시즌 아스널에서 많은 골을 넣었던 이유는 2선 미드필더들이 자신의 득점을 도와줬기 때문이다. 반면 카가와는 판 페르시를 도와주려는 의지가 뚜렷하지 못했다. 몸싸움 부족으로 상대 미드필더에게 공격을 차단 당하는 장면이 빈번하다.

또한 카가와는 수비력이 약하다. 맨유 중앙 미드필더들의 수비 부담을 가중 시킨다. 그러나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 악착같은 수비력을 과시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그나마 수비에 힘을 실어주는 캐릭은 전형적인 홀딩맨이 아니다. 비디치 부상으로 일부 경기에서 센터백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카가와의 수비력 부족은 맨유가 언젠가 실전에서 덜미 잡히는 불안 요소로 이어질지 모른다. 현재까지 맨유의 카가와 영입 효과는 경기력 관점에서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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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한국 시각으로 21일 저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렉산더 뷔트너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네덜란드 국적의 뷔트너는 올해 23세의 왼쪽 풀백이며 지난 4시즌 동안 비테세에서 119경기 출전했다. 이적료는 390만 파운드(약 69억원)로 알려졌으며 파트리스 에브라의 백업 멤버로 활약하게 된다.

맨유의 뷔트너 영입은 레이턴 베인스(에버턴) 스카우트 실패에 따른 차선책이다. 두달 전 베인스 영입에 나섰으나 에버턴이 이적료 2000만 파운드(약 357억원)를 요구하면서 계약에 난항을 겪었다. 맨유 입장에서 베인스 이적료가 높다고 판단한 것. 끝내 베인스 영입전에서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다른 리그의 전도유망한 영건을 물색했고 마침내 뷔트너를 데려왔다. 에브라의 과부하, 파비우 다 실바의 퀸즈 파크 레인저스 임대를 놓고 볼 때 뷔트너 영입이 필요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맨유는 현재까지 팀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중앙 미드필더를 보강하지 않았다. 남은 이적시장 기간에 중앙 미드필더를 데려올 수 있으나 카가와 신지, 로빈 판 페르시, 뷔트너 영입에 총 4160만 파운드(약 744억 원)를 쏟았다. 구단의 막대한 적자를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거물급 중앙 미드필더 영입이 어려워졌다. 그런 유형의 선수를 영입할지라도 유럽축구연맹(UEFA)이 지난해 발표한 '파이낸셜 페어 플레이(FFP)'룰 위반을 걱정해야 한다.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 영입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브라질 19세 신예 루카스 모우라(파리 생제르맹)를 데려올 계획이었으나, 모우라 당시 소속팀 상파울루가 원하는 수준의 이적료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스카우트에 실패했다. 또 다른 영입 대상자로 거론되었던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주앙 무티뉴(FC 포르투)의 경우 영입이 무산되었거나 관심 수준에 그쳤다. 최근에는 카카(레알 마드리드)를 임대한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있었으나, 카카는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다. 그의 거액 주급을 맨유가 맞춰줄지 의문이다.

결과적으로 맨유는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하지 못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였으나 카가와-판 페르시-뷔트너는 중앙 미드필더가 아니다. 다른 포지션 보강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 등용에 올인할 필요가 있었으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투톱 포진이 가능한 카가와, 판 페르시를 데려오면서 화력 보강에 충실했다. 두 선수 동시 보강이 옳았는지는 한참 뒤에 판가름이 날 것이다. 반면 뷔트너는 로테이션 차원에서 필요했던 영입이었다.

특히 맨유의 지난 21일 에버턴전 0-1 패배는 중앙 미드필더 영입 실패에 따른 댓가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점유율에서 69-31(%)로 앞섰을 뿐 중원 싸움에서 에버턴에게 밀렸다. 4-2-3-1의 더블 볼란치를 맡은 톰 클레버리, 폴 스콜스가 마루앙 펠라이니 봉쇄에 실패하면서 상대팀의 위협적인 공격을 끊지 못했다. 클레버리와 스콜스는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자기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는 선수들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카가와는 수비에서 이렇다할 기여를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중원에서 궂은 일을 도맡을 선수가 없었다.

맨유 중원에는 마이클 캐릭 이외에는 수비쪽에서 힘을 실어줄 선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캐릭도 수비에 약점이 있다. 수비시의 커버 속도가 늦으며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에 의해 스스로 실점 위기를 자초하는 경향이 있다. 전체적인 경기 스타일도 전문 홀딩맨과 거리감이 있다. 또 다른 중앙 미드필더 자원으로 분류되는 안데르손, 라이언 긱스도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이 아니다. 센터백과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는 필 존스는 부상으로 에버턴전에 결장했다. 궤양성 대장염에 시달리는 대런 플래처는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상황.

지금의 전력이라면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 본선 행보가 우려된다. 상대팀이 맨유의 중원 약점을 집요하게 노릴 것이 분명하다. 맨유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에서 탈락했으며 올 시즌에는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 여름 이적시장 마감 전까지 중앙 미드필더 영입이 없을 경우 기존 전력에서 중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적시장은 약 10일 뒤 끝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전 2-0 승리는 단순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주말 울버햄턴전 4-1 승리에 이어 2경기 연속 2골 이상의 득점을 올렸습니다. 울버햄턴전 이전까지 프리미어리그 7경기 연속 1골에 그쳤던 답답함을 최근에 극복했습니다. 골 부진에 시달렸던 웨인 루니가 2경기에서 3골을 넣었고, 루이스 나니는 울버햄턴전에서 2골을 넣는 활약상을 펼쳤습니다. 2주전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이른 시간에 복귀한 것도 맨유 공격력에 힘이 됩니다.

QPR전에서는 후반 11분 마이클 캐릭의 골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맨유 진영 중앙에서 QPR의 횡패스를 오른발로 차단한 뒤 상대팀 선수를 뿌리치고 전방쪽으로 '매직 드리블'을 시도하며 달렸습니다. 어느덧 페널티 박스 근처에 진입하자 상대팀 수비 공간이 열린 것을 눈치채고 오른발 슈팅을 날린 것이 골망을 갈랐습니다. 자신의 리그 첫 골이자 2010년 2월 6일 포츠머스전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골을 터뜨렸습니다. 미들라이커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골을 넣으면서 자신감을 얻었을 것입니다.

[사진=마이클 캐릭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캐릭이 드리블로 골을 넣은 것은 과감한 선택 이었습니다. QPR전에서는 중원에서 볼을 공급하면서 포백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후반 11분 상대팀 선수의 패스를 가로챘을 때 주변 선수에게 패스를 내줬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럼에도 골을 노린 것은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믿음이 컸음을 뜻합니다. 2009/10시즌 초반부터 경기력 저하에 시달리면서 한때 토트넘 이적설이 제기되는 상황에 놓였지만 여전히 맨유의 중원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기복이 심한 흔적을 지울 수 없지만 QPR전에서는 경기 내용에서도 구김살 없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흔히 맨유의 대표적 약점으로 중원이 자주 거론됩니다. 2008/09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 3연패를 달성할때는 스콜스-캐릭이라는 황금 중원 조합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클레버리-안데르손 조합이 시즌 초반에 무르익은 호흡을 과시하면서 맨유의 다득점 질주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두 선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맨유 중원의 밸런스가 깨졌습니다. 그 여파는 맨체스터 시티전 1-6 패배 및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탈락으로 직결됐죠. 그리고 캐릭의 부진은 맨유 중원의 부수적인 불안 요소 였습니다.

만약 캐릭의 부진이 QPR전까지 이어졌다면 맨유가 어려운 경기를 펼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캐릭이 제 구실을 못했다면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던 필 존스의 공격 가담이 줄어들면서 웨인 루니의 후방 이동이 불가피하게 많았을 것입니다. 루니의 위치 변경은 웰백 또는 에르난데스 같은 타겟맨의 최전방 고립으로 이어지면서 맨유의 공격력이 저하되었겠죠. QPR전에서는 왼쪽 윙어로 뛰었던 나니가 중앙과 오른쪽 공간에서 동료 선수와 위치가 겹치면서 스위칭이 원활하지 못했던 단점을 노출했습니다. 약팀답지 않게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던 QPR이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더 늘어났을지 모를 일입니다.

QPR전에서는 캐릭이 분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클레버리-안데르손이 부상으로 빠졌고, 플래처가 궤양성 대장염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전문 중앙 미드필더가 부족했습니다. 아직 경험이 적은 존스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면서 '노련한' 캐릭의 맹활약이 맨유 경기력을 깨워야 했습니다. 결국 캐릭이 미쳐주면서 존스가 박스 투 박스 임무를 기대 이상 소화했고(박지성 결장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PR 저항 속에서도 후반전에 맨유가 경기를 리드하는 힘을 기르게 됐습니다. 특히 캐릭이 골을 넣은 이후에는 맨유가 분위기 싸움에서 앞섰죠.

물론 캐릭이 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난 3시즌 동안 경기력 편차가 있었죠. 30대에 접어든 나이를 감안하면 존스 만큼의 혈기왕성한 경기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과거의 스콜스, 지금의 긱스 같은 노련함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QPR전을 통해 자신만의 클래스를 과시한 것은 불안한 맨유를 깨우겠다는 신호탄이 아닌가 싶습니다. 맨유가 우승을 달성하기에는 약점이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맨유가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할지라도 캐릭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기존 맨유의 색깔을 이어가는 연속성을 놓고 보면 캐릭의 출전 횟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전제에서 말입니다. 만약 맨유가 새로운 중원 멤버를 데려오지 않으면 캐릭이 짊어질 것이 많겠죠. 캐릭의 향후 경기력이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좌우할 포인트 중에 하나인 것은 분명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발렌시아전을 1-1로 마치고 C조 1위(4승2무)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습니다. 전반 32분 파블로 에르난데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17분 안데르손 올리베이라가 동점골을 넣으며 패배 위기에 몰렸던 맨유를 구했습니다.

특히 안데르손은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맨체스터 이브닝뉴스>로 부터 팀 내 최고 평점(각각 9점, 8점)을 기록했습니다. 현지 언론의 평점이 골을 터뜨린 선수에게 지나치게 많이 부여될 때가 있지만 그렇다고 안데르손의 경기력이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경기 상황마다 발렌시아 진영 정면으로 치고 드는 움직임을 앞세워 맨유 공격의 물꼬를 트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볼 배급 과정에서의 조급함이 아쉬웠지만, 극심하게 부진했던 시즌 초반보다 폼이 올라온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맨유는 발렌시아와의 중원 싸움에서 밀렸습니다.

그 이유는 마이클 캐릭이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전반 32분 맨유 진영에서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시도할 때 초리 도밍게스에게 볼을 빼았겼고 그 과정이 파블로의 선제골로 이어졌습니다. 발렌시아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펴보지 않고 뒷쪽으로 돌아섰던 것이 패스미스가 되어 실점의 빌미로 작용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상대 압박에 맥을 못추면서 공수 양면에 걸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패스의 날카로움이 이전보다 떨어졌고, 상대 미드필더들에게 뒷 공간을 쉽게 허용했고, 드리블까지 간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안데르손이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폭 넓게 누비면서 캐릭의 부진이 어느 정도 커버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데르손으로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발렌시아 중원을 맡은 알벨다-바네가 조합이 캐릭의 동선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견제를 가했기 때문이죠. 물론 캐릭은 양팀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이동 거리(11.755km)를 뛰었지만 전체적인 움직임이 맨유의 경기 분위기를 좌우하는 효율성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상대 압박을 피하면서 이동 거리가 많을 수 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실수가 잦았습니다. 

물론 축구 선수는 매 경기를 잘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사람도 실수할 때가 있는 것 처럼, 축구 선수 입장에서도 몇몇 경기는 침체된 활약을 일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캐릭은 슬럼프에서 탈출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지난 시즌부터 경기력 저하에 시달리며 이적설 및 방출설까지 직면할 정도로 팀 내에서의 입지가 위태로웠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어야 했습니다. 최근에는 서서히 폼을 회복하면서 폴 스콜스와 더불어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3연패를 이끌던 포스를 재현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발렌시아전에서 부진하면서 맨유가 또 고민에 빠지게 됐습니다.

비록 안데르손은 발렌시아전에서 골을 넣었지만, 캐릭과 더불어 그동안 팀에 꾸준한 공헌을 하지 못했습니다. 2008/09시즌 부터 경기력 저하로 신음하면서 '제2의 스콜스'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몇몇 경기에서는 수준급의 맹활약을 펼쳤지만 한 번 부진을 겪으면 그 이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초반에는 안데르손의 선발 출전 유무에 의해 맨유의 경기력이 좌우되기도 했습니다. 안데르손이 선발 출전하면 맨유가 고전하고, 그렇지 않을때는 맨유가 선전했죠. 그런 안데르손은 발렌시아를 상대로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그 포스가 계속 이어질지는 의문입니다.

캐릭에 비하면 안데르손은 이적(실질적으로는 방출성 이적) 가능성이 조금 낮습니다.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들과 동선이 다른 차별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진 형태의 움직임으로 볼 배급을 시도하거나 돌파를 노리는 성향으로서 맨유의 공격 분위기를 다채롭게 바꿀 수 있는 역량이 있습니다. 플레이메이커 출신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경기 컨트롤에 대한 기본적인 센스가 풍부하고, 올해 22세 선수라는 점에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안데르손의 입지가 불투명한 이유는 기복이 심한 약점, 멘탈 문제, 느슨한 경기력을 모두 아우르는 노력 부족 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죠.

더욱 아쉬운 것은, 맨유 중원에서 믿을만한 활약을 펼칠 선수가 플래쳐 한 명에 불과합니다. 꾸준함, 실력, 90분 동안의 공헌도를 놓고 보면 플래쳐 만큼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맨유 중원 옵션은 없습니다. 물론 공격력에서는 스콜스가 플래쳐보다 더 좋은 자질을 겸비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스콜스는 2011년이 되는 다음달에 37세가 되며, 이미 체력적인 문제점에 직면하여 활동 폭이 좁아지고 여전히 거친 태클을 남발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올 시즌 종료 후 은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맨유가 후계자 문제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플래쳐는 스콜스와 스타일이 세부적으로 다른 선수로서, 캐릭-안데르손의 비중이 막중합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맨유 중원에서 계륵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그리브스의 부상 악몽-깁슨의 잦은 결장은 맨유의 중원 불안을 키우는 결정타로 작용합니다. 특히 하그리브스는 올 시즌 종료 후 맨유와 계약이 종료되는데 현 시점에서는 올드 트래포드를 떠날 것으로 보입니다. 퍼거슨 감독이 하그리브스의 재계약을 자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년 넘게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더 이상 실전에 맡길 수 없는 상태죠. 깁슨 같은 경우에는 23세의 영건이라는 매리트가 있지만, 냉정히 말해 중거리슛 이외에는 특출난 장점이 없습니다. 공격 센스 및 볼 배급, 연계 플레이, 위치선정 등 여러가지 부분들이 부족합니다. 맨유에서 이렇다할 출전 기회가 없다는 점에서 1군 경기에 얼마만큼 중용을 받을지 의문입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는 빅 클럽입니다. 그런 네임벨류를 맞추기 위해서는 모든 포지션에서 빈틈없는 활약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팀의 허리를 상징하는 중원은 대표적인 취약 포지션 입니다. 지금의 중원 문제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적 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스콜스 은퇴 여부는 논외로 치더라도 하그리브스 계약 만료가 눈앞에 다가오는 현실이기 때문에 반드시 뉴 페이스를 데려와야 합니다. 그렇다고 캐릭-안데르손-깁슨 같은 불안한 구석이 있는 선수들을 플래쳐와 공존하기에는 무리입니다. 퍼거슨 감독이 맨유의 중원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갈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