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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반전 필요한 1981년생 맨유 MF 3인방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는 유독 1981년생 출신 선수들이 많습니다. '산소탱크' 박지성을 비롯해서 그의 절친인 파트리스 에브라, 존 오셰이, 네마냐 비디치, 오언 하그리브스, 마이클 캐릭,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까지 총 7명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몇몇 선수는 올 시즌 행보가 밝지 않거나 오랜 휴식으로 팀에서의 존재감과 무게감이 떨어졌습니다. 바로 1981년생 미드필더인 박지성과 캐릭, 하그리브스입니다. 박지성은 올 시즌 경기력 저하 및 감기 몸살, 경미한 무릎 부상 등의 악재가 겹쳐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으며 캐릭도 시즌 초반 경기력 부진 여파로 로테이션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하그리브스는 무릎 부상으로 13개월 넘게 그라운드에 모습을 내밀지 못했지만 그 기간동안 방출설에 시달렸던 전적이 있습니다.

물론 맨유는 선수층이 두껍고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을 쓰기 때문에 앞으로 세 명에게 적지 않은 출전 기회가 돌아갈 것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살리며 팀 내 입지를 회복할지는 의문입니다. 맨유는 세 선수가 주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리미어리그 1위를 기록중이기 때문이죠. 더욱이 올 시즌에는 호날두 이적으로 인한 전술 변화로 박지성과 캐릭이 다른 옵션들에게 경쟁에서 밀렸고 하그리브스는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긱스의 중앙 복귀, 박지성-캐릭-하그리브스가 반전 삼아야

최근 맨유 전력에 한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올 시즌 왼쪽 측면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긱스가 중앙으로 복귀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맨유의 공식 매거진 <인사이드 맨유> 한국판 11월호를 통해 "시즌 초반 긱스의 체력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측면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시즌 진행에 따라 다시 중앙으로 옮겨갈 예정"이라며 긱스를 다시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36세의 긱스를 올 시즌 끝까지 측면 옵션으로 기용하기에는 체력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측면 옵션들은 부지런한 움직임과 넓은 활동폭이 요구되기 때문에 중앙에서 뛰는 것보다 체력 소모가 심합니다. 36세 긱스가 앞으로 꾸준히 측면에서 뛰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퍼거슨 감독이 지난 시즌에 자신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번에 긱스가 중앙으로 복귀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따라서 긱스의 중앙 복귀는 박지성을 비롯해서 하그리브스-캐릭에게 반전의 기회가 될 것임에 분명합니다. 박지성과 캐릭은 시즌 초반의 불안한 입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발할 필요가 있으며 하그리브스는 팀의 두꺼워진 선수층 속에서 13개월 부상 공백을 이겨낼 수 있는 저력이 요구됩니다. 만약 지금 이 시점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시즌 중반 행보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박지성에게 있어 긱스의 중앙 복귀는 희소식입니다. 지난 시즌 긱스의 중앙 배치로 팀 내에서의 입지가 넓어졌고 주전급 선수로 활약했던 경험을 미루어보면 '반전의 길'이 제대로 열린 셈입니다. 여기에 나니가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팀 전력에 믿음을 얻지 못한것도 자신에게 플러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박지성의 컨디션이 좋았을때 커다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지금의 박지성 컨디션은 좋지 않습니다. 지난달 26일 스토크 시티전 이전부터 감기 몸살에 시달리더니 최근에는 A매치 후유증으로 무릎에 물이 차는 경미한 무릎 부상을 당했습니다. 오는 22일 CSKA 모스크바전 원정 명단에 포함되지 못해 6경기 연속 결장한 것은 선수 본인에게 악재입니다. 그저 지금으로서는 경쟁에 부담을 가지는 것보다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시즌 중반과 후반에 최상의 경기력으로 시즌 초반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은 시즌 초반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경기 감각이 떨어졌고 그로 인해 퍼스트 터치와 볼 키핑력 등에서 여러차례 실수를 범했습니다. 하지만 긱스가 중앙으로 전환하면서 경기 출전 기회가 많아질 것임엔 분명합니다. 컨디션만 끌어올리면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조용했던 공격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긱스의 중앙 전환을 틈타 맨유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캐릭에게 있어 긱스의 중앙 복귀는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긱스가 자신과 포지션이 똑같은 중앙 미드필더 경쟁 대열에 포함되었기 때문이죠. 지난 8월 19일 번리전에서의 부진이 결정타가 되어 스콜스-플래쳐-안데르손에 의해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에 긱스의 복귀를 반가워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데르손의 폼이 스콜스-플래쳐에 비해 떨어지는 것, 스콜스-긱스가 체력 문제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반전의 기회가 충분히 있습니다.

캐릭은 곡선 형태의 패스를 활발하고 정교하게 연결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패스 정확도에 기복이 심하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에 효율성에서 실수가 잦은 긱스보다는 안정적인 성향입니다. 이것은 긱스의 중앙 복귀를 통해, 긱스를 발판으로 삼아 로테이션 경쟁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명분적 요소가 있습니다. 또한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긱스와의 조합에서 자신의 공격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패스를 뿌리는 성향으로서 자신들의 시너지를 최대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충분한 실력이 갖추어진 선수이기 때문에 꾸준한 맹활약을 펼친다면 팀 내 입지에서 흠잡을 것이 없습니다.

하그리브스는 13개월 동안 경기에 뛰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원래 기량만 발휘하면 맨유의 전력이 강해질 수 있는 이점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부상 이전인 2007/08시즌에 스콜스-캐릭-안데르손과의 중앙 로테이션 경쟁에서 밀렸고 방출설까지 시달렸지만 이제는 긱스가 중앙으로 들어가면서 새로운 경쟁대열에 놓이게 됐습니다.

긱스의 중앙 이동은 하그리브스에게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하그리브스는 뛰어난 홀딩 능력과 지능적인 길목 차단, 무난한 태클 능력을 자랑하는 선수로서 공격 성향의 미드필더를 도와줄 수 있는 역량이 충만합니다. 특히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하그리브스의 궃은 역할이 팀 전력에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긱스-스콜스-캐릭-안데르손-플래쳐와의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다른 미드필더들과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희소 가치가 큽니다.

또한 하그리브스는 측면까지 도맡을 수 있습니다. 잉글랜드 대표팀을 포함해서 좌우 윙어와 오른쪽 풀백을 맡았던 전적이 있기 때문이죠. 무릎 부상 때문에 예전의 부지런한 활약을 펼칠지는 의문이지만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백업 역할을 맡기는데 충분한 카드임에 틀림 없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시점이 그동안 저조했던 행보를 만회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임에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