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임대 신분으로 몸담고 있는 선덜랜드가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을 앞두고 있다. 2013/14시즌 프리미어리그 32경기에서 6승 7무 19패로 승점 25점에 그치며 리그 꼴찌로 밀렸다. 시즌 중반에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강등 탈출 분위기가 고조되었으나 결과적으로 반짝이 되면서 다시 20위로 추락했다. 앞으로 6경기 남게 둔 상황에서 17위 노리치 시티와의 승점 차이는 7점이다. 남은 6경기 모두 이긴다고 할지라도 강등 탈출이 쉽게 이루어질지 알 수 없게 됐다.
문제는 기성용 원 소속팀 스완지 시티(이하 스완지)도 강등 위기에 빠졌다. 승점 33점으로 15위를 기록중이며 17위 노리치 시티와의 승점이 불과 1점 차이에 불과하다. 18위 풀럼과의 승점 차이도 3점 뿐이다. 앞으로 4경기에서 분발해야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보장 받는다. 그러나 지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진=기성용 (C) 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safc.com)]
스완지의 최근 프리미어리그 7경기 성적은 1승 2무 4패다. 3월 29일 노리치 시티전에서 3-0으로 이겼으나 그 이후 헐 시티와 첼시에게 모두 0-1로 패했다. 미카엘 라우드럽 전 감독 경질 이후에도 팀 전력이 업그레이드되지 못했음을 성적으로 알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선수단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현지 시간으로 14일 스완지 선수 6명이 훈련 도중 싸움을 벌였고 그 모습을 휴 젠킨스 스완지 회장이 봤다고 밝혔다.
이 보도가 사실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지난 1월에는 치코 플로레스가 개리 몽크(현 스완지 감독 대행)와 다투는 과정에서 벽돌로 위협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치코가 부인했던 전례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스완지 선수들끼리 싸웠다는 보도가 알려졌고 최근 팀의 강등 위기와 맞물려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윌프레드 보니 같은 팀 내에서 몸값 비싼 선수들의 합류가 라커룸 사기에 영향을 끼쳤다는 뉘앙스의 보도를 했다.
만약 기성용이 제3의 클럽으로 이적하지 않으면 다음 시즌 원 소속팀 스완지에 합류할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린다. 선덜랜드는 현재 강등이 유력하며 굳이 기성용이 챔피언십에서 뛰어야 할 이유가 없다. 스완지도 강등되면 기성용은 제3의 클럽으로 떠날지 모를 일이다. 만약 스완지가 잔류할지라도 지금의 선수단 분위기를 놓고 보면 다음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중원 옵션이 여럿 포진한 특성상 기성용이 붙박이 주전을 보장받을지 여부도 알 수 없다.
그래서 기성용 빅클럽 이적이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덜랜드는 이미 강등이 가까워졌고 스완지는 굳이 기성용이 오랫동안 몸담을 이유가 없다. 그가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면 중소클럽보다는 빅클럽에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잉글랜드 무대에서 맹활약 펼쳤던 활약상이라면 빅클럽에서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보여줄 잠재력이 풍부하다. 그보다는 빅클럽의 영입 대상이 되느냐, 빅클럽 감독 전술에 어울리는 선수인가 여부가 관건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도 빅클럽에서 반드시 통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앞으로 2개월 뒤에 펼쳐질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의 돌풍을 이끌며 자신이 빅클럽에 어울리는 선수임을 증명해야 한다. 2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의 동메달 멤버로 활약했던 진가를 인정 받으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던 경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당시에는 스완지의 클럽 레코드(최고 이적료, 600만 파운드)를 새롭게 경신했었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빅클럽에서 뛰게 될지 그 여부가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