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선덜랜드의 승리를 이끈 지동원. 4일 위건전에서는 선발 출전 여부로 주목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후반 43분에 교체 투입했습니다. 팀이 4-1 승리를 굳힌 상황에서 잠깐 출전 기회를 잡았습니다. 후반 48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지만 볼이 너무 뜨고 말았습니다. 위건전은 경기 출전에 만족했던 경기였습니다.

지동원의 위건전 선발 제외는 마틴 오닐 감독이 벤트너-세세뇽을 믿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아무리 지동원이 맨시티전에서 골을 넣었지만 1경기 만으로 팀 내 입지가 완전히 달라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벤트너-세세뇽은 선덜랜드의 현 전력에서 오닐 감독이 선호하는 '빅&스몰' 조합에 적합한 인물들입니다. 특히 세세뇽은 이제는 팀 공격의 중추로 떠올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벤트너의 기복이 심한 활약이라면 지동원이 주전을 노릴 수 있지만 빅맨으로 떠오르기에는 몸싸움이 취약합니다. 지동원의 현실적인 경쟁자는 세세뇽 입니다.

[사진=지동원 (C) 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safc.com)]

위건전 선발 제외의 또 다른 원인은 선덜랜드의 맞춤형 전술 때문입니다. 선덜랜드는 위건전에서 4-4-2가 아닌 4-1-4-1로 변형했습니다. 벤트너가 원톱을 맡았으며, 맥클린-리차드슨-데이비드 본-세세뇽이 2선 미드필더, 캐터몰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습니다. 위건의 3-4-3을 공략하겠다는 뜻입니다. 공격 옵션들을 늘리면서 위건의 빌드업을 늦추겠다는 계산이었죠. 오닐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포어 체킹을 시도하여 위건 수비진을 강하게 밀어붙인끝에 상대팀 1차 패스가 끊기고 공간이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4-1 승리의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지동원은 세세뇽처럼 측면에서 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왼쪽 측면은 23세 영건 제임스 맥클린이 담당했으며 위건전에서 1골 기록했습니다. 후반 10분 데이비드 본이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골문 중앙에서 헤딩 슈팅을 날렸고,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다시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었습니다. 후반 35분에는 아크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 1명을 제치고 왼쪽으로 찔러준 패스가 데이비드 본의 골로 이어졌습니다. 좋은 기술력과 순발력을 지닌 선수인 것은 분명합니다. 오닐 감독 부임 이후 출전 기회가 늘어난 것이 눈에 띱니다. 맨시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죠. 지동원이 왼쪽 윙어를 노리기에는 맥클린 성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오닐 감독 시각에서는 지동원을 유망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21세의 나이를 봐도 말입니다. 벤트너-세세뇽을 주전 공격수로 기용한 것은 최전방에 경험있는 선수를 활용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선덜랜드가 한때 중하위권에 머무르면서 유망주를 실전에서 키우기에는 위험했습니다. 지동원이 맨시티전 이전까지 3경기 연속 결장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선덜랜드는 위건전 승리로 10위에 진입했지만 지동원은 당분간 조커 활용이 빈번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붙박이 주전 진입은 무리라는 뜻이죠.

하지만 슈퍼 조커도 나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주전으로 뛰기에는 불안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벤트너를 벤치로 보내기에는 경험과 몸싸움에서 밀리며 세세뇽은 선덜랜드의 공격을 좌우하는 존재로 떠올랐습니다.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빠른 템포에 적응할 필요도 있죠. 만약 주전으로 많은 경기에 투입했음에도 경기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그에따른 부담을 짊어져야 할 지 모릅니다. 오닐 감독은 스티브 브루스 전 감독과 달리 자신의 전술 색깔이 뚜렷한 지도자입니다. 지동원은 오닐 감독에게 맞춰야 하는 상황이죠.

그렇다고 조커에 계속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유망주의 틀을 스스로 깨야 합니다.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없지만 꾸준히 강렬한 임펙트를 키울수록 오닐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쉽습니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좋습니다. 첼시전에 이어 맨시티전에서 골을 넣으면서 강팀 경기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중요한 경기에서는 경험있는 선수들이 중용되기 쉽지만 지동원은 조커로 골을 넣은 경험이 두 번이나 있습니다.

오는 9일 오전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에는 FA컵 64강 피터보로 유나이티드전 선발 출전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FA컵이자 상대팀이 2부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었던 벤트너-세세뇽이 휴식을 부여받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두 선수에 비해 출전 시간이 적었던 지동원 활약상을 기대할 수 있죠.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아니지만 오닐 감독에게 자신의 축구 재능을 마음껏 과시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시즌 3호골 여부와 함께 말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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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2.01.04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큰 경기에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말입니다.

  2. 수원사랑 2012.01.04 16: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길게 보고 실력을 쌓으며 올림픽 이후 주전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마틴 오닐 감독의 지휘 아래 선덜랜드가 유로파리그에 나갈 수 있는 레벨로 올라간다면 더욱 많은 기회를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실력을 쌓아나간다면 주전 자리를 충분히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게 보고 멀리 보며 충분히 실력을 쌓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향후 선덜랜드는 지동원, 위컴, 세세뇽이 이끌어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벤트너는 임대 공격수인데 완전 이적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올 시즌은 주전으로 뛰겠지만 유로 2012 이후에는 어떨지 확신이 서지 않으니까요..

  3. 연한수박 2012.01.04 16: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포츠를 즐기진 않지만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 소식을 들으면 참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기회에 골도 넣고 감독에게 인정도 받았으면 좋겠네요^^

  4. 신기한별 2012.01.04 2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축구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5. 앵화잔월 2012.01.05 2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죠... 좀 더 지속적으로 활약을 해야 주전으로 뛸 수 있겠죠...

    지동원선수의 성장이 관건이네요.

  6. xdsaDS 2012.01.08 1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동원은 아직 젊으니까요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