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 활약중인 AS모나코는 불과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프랑스리그에서 손꼽히는 성적을 자랑하던 팀이었습니다. 2003/0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고 2004/05시즌에는 리그1 3위에 올랐죠. 하지만 재정난으로 인한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전력이 크게 나빠졌고 지난 시즌까지 강등을 면할 수 있을 정도의 중위권 성적을 이어갔습니다.
그런 모나코에게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기 라콤브 감독이 올해 여름부터 팀의 사령탑을 맡으면서 전력이 크게 향상 되었습니다. 올 시즌 리그1 6승3패(승점 18)의 성적으로 리그 4위에 오르며 6승1무2패(승점 20)로 선두에 있는 리옹을 승점 2점 차이로 추격중입니다. 리옹-몽펠리에-보르도 같은 상위권 팀들과 똑같이 6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지금의 기세라면 리그1 1위 등극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모나코의 오름세는 최근에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의 성적을 거두었으며 단 3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로 재미를 봤습니다. 모나코가 지난 시즌 상대의 빠른 침투 공격에 흔들려 번번이 실점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수비력이 향상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트라오레-푸이그레니어-몬공구-롤로(아드리아누)'로 짜인 포백은 서로 하나된 호흡으로 상대의 공격을 봉쇄하는데 주력합니다.
공격 성향의 미드필더인 네네-쿠타데어-알론소의 공격 전개는 최근들어 척척 맞는 호흡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방 공간으로 찔러주는 정확한 패스 연결과 상대 미드필더진의 압박을 이겨낼 수 있는 뛰어난 볼 키핑력을 앞세워 팀의 공격력 향상에 일조했습니다. 그 결과 단조로운 공격 루트와 느린 패스 타이밍을 일관했던 모나코의 공격력이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특히 브라질 출신 왼쪽 윙어인 네네는 올 시즌 에스파뇰 임대 생활을 마친 뒤 팀에 복귀해 올 시즌 9경기에서 7골을 넣으며 프랑스리그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습니다. 이적생인 쿠타데어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양질의 패스로 팀 공격의 활력을 일깨웠습니다. 그리고 주장인 알론소는 지난 시즌의 어중간한 역할에서 벗어나 오른쪽 윙어로 포지션이 고정되면서 임펙트 넘치는 공격 전개와 날카로운 패싱력으로 팀의 오른쪽 공격을 빛냈습니다.
그리고 원톱인 박주영도 팀 공격에 없어선 안될 선수로 성장 했습니다. 지난 5일 마르세유전에서는 골을 넣으며 프랑스 축구 전문지 <레퀴프>로 부터 주간 베스트 11에 뽑힌 것과 동시에 리그1 공격수 평균 평점에서 당당히 1위(6.67점)에 올랐습니다. 최전방에서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간결한 패스, 탄력 넘치는 점프력을 앞세운 공중볼 다툼, 문전 앞에서의 유연한 경기 운영을 앞세워 팀의 공격력 향상을 이끌었습니다.
모나코는 수비 강화와 네네의 폭발적인 공격력에 힘입어 리그 중위권에서 4위로 뛰어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리그 1위에 오르고 정상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가 필요합니다. 바로 득점입니다. 모나코는 올 시즌 리그1 9경기에서 13득점을 기록중이며 파리 생제르망, AS낭시와 더불어 팀 득점 공동 7위를 기록중입니다. 리옹-몽펠리에-보르도 같은 1~3위 팀들을 제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골이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박주영에게 골이 요구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박주영은 올 시즌 7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시즌의 5골을 뛰어넘을 수 있을것으로 보이지만 '골을 잘 넣는 공격수'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득점에서 분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프랑스리그는 골을 넣기 쉽지 않은 리그로 유명하고 지난 시즌 10골 이상 기록한 선수가 리그에서 15명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모나코의 1위를 이끌기 위해서는 더 많은 득점이 필요로 합니다.
박주영에게는 한 가지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문전에서 공을 잡으면 두 명 이상의 상대 선수 압박에 걸리는 경우가 여럿 있었습니다. 다른 공격수들도 이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모나코의 1위를 이끌어야 할 박주영에게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지난 시즌까지 리옹의 특급 골잡이로 활약했던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그런 상황에서 여러차례 골을 터뜨렸던 것 처럼, 박주영도 상대를 과감하게 제칠 수 있는 기교와 한 박자 빠른 타이밍이 필요합니다.
물론 박주영은 최전방에서 네네-쿠타데어-알론소 같은 2선 공격 옵션들에게 공격 기회와 문전 침투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은 중앙 공격수입니다. 팀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네네보다 골을 넣기가 유리한 편입니다. 중앙 공격수로서 손색 없는 활약을 펼치려면 슈팅 상황에서의 마무리가 침착해야하고 공이 신체에 맞는 타점도 정확해야 합니다.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슈팅의 위력이 커졌지만 이제는 성과로 나타날 필요가 있습니다.
박주영이 앞날의 화려한 행보를 걷기 위해서는 득점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경기 내용 만큼은 팀의 에이스급이기 때문에 이제는 결과에서도 이를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꾸준한 경기력 향상으로 거침없이 성장했던 박주영이 이제는 득점력 향상과 함께 모나코의 1위를 이끌 수 있을지 앞으로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