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펠레' 호비뉴(25, 맨체스터 시티. 이하 맨시티)의 FC 바르셀로나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부터 지금까지 티에리 앙리와 트레이드 형식을 통해 내년 1월 바르셀로나로 이적하게 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바이에른 뮌헨의 에이스인 프랑크 리베리와 트레이드 될 것이라는 보도까지 등장하는 현실입니다.
이에 맨시티측은 지난 1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호비뉴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서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호비뉴가 머지않아 팀을 떠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1월 이적시장이 아직 2개월 남았음을 상기하면 맨시티측의 입장이 잔류에서 이적쪽으로 바뀔 여지가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맨시티 입장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호비뉴를 다른 팀에 보내기에는 아까운 요소가 있는게 사실입니다. 호비뉴라는 존재가 맨시티에서 상징성이 큰데다 근래에 브라질 대표팀에서 펼친 활약처럼 여전히 재능이 출중하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호비뉴는 맨시티에 잔류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입니다.
호비뉴 이적, 맨시티 이미지와 직결된 문제다
호비뉴는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인 3250만 파운드(약 650억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맨시티에 이적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중위권과 하위권, 강등을 전전하던 맨시티로 이적한 것은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큰 충격과 신선한 뉴스거리를 제공했습니다. 당시에는 첼시 이적이 유력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맨시티 이적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호비뉴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맨시티가 빅4 진입 및 신흥 명문으로 도약하기 위한 결정적 신호탄이 됐습니다. 맨시티는 호비뉴를 영입함으로써 세계적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클럽의 발전에 탄력을 가했습니다. 만약 호비뉴가 맨시티로 이적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맨시티에서 활약중인 아데바요르-테베즈-배리-레스콧-투레 같은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의 이적은 없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만큼 호비뉴라는 존재가 맨시티에 있어 상징성이 큽니다.
호비뉴가 맨시티에서 '완벽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지난해 12월 28일 블랙번전까지 11골 넣으며 14골로 득점 1위를 기록했던 니콜라스 아넬카(첼시)를 따라 잡으려는 오름세가 돋보였지만 그 이후로는 내림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1월부터 4월 19일 웨스트 브롬위치전까지 한 골도 넣지 못했고 경기 내용에서도 부정확한 슈팅과 드리블을 일관하며 팀의 공격 템포와 밸런스가 끊어지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올 시즌에는 시즌 초반 부진 및 발목 부상으로 페이스가 꺾인 상황입니다.
물론 호비뉴의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의심을 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호비뉴는 지난해 9월 13일 첼시와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면서 3개월 동안 11골을 넣는 승승장구를 거듭했습니다. 경기 내용에서도 팀의 왼쪽 윙 포워드로서 빠른 기동력과 부지런한 움직임, 민첩한 문전 돌파를 과시하며 맨시티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지난 1월 카카(레알 마드리드)의 맨시티 이적 무산으로 훈련장을 무단 이탈한 이후부터 행보가 삐꺽거린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호비뉴는 맨시티 입단 당시 "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겠다", "맨시티의 역사를 창조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맨시티의 목표 달성에 있어 자신이 주역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한 것입니다. 호비뉴로서도 자신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맨시티의 성적 향상과 뜻을 같이 해야 합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맨시티가 리그 4위 안에 포함되었고 빅4가 하향 평준화 되었기 때문에 최소 빅4 진입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했습니다. 이것은 호비뉴의 커리어에 있어 플러스가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만약 맨시티가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호비뉴를 다른팀에 보내면 팀의 이미지에 적잖은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호비뉴가 있음으로해서 맨시티의 브랜드 가치가 뛰어 올랐던 것입니다. 맨시티가 내년 1월에 앙리 또는 리베리 영입을 위해 호비뉴를 팔면 팬들에게 좋은 시선으로 비춰질리가 없습니다. 이것은 강원FC가 대형 공격수 영입을 위해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영후를 이적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더욱이 앙리는 노쇠화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고 리베리는 잉글랜드의 척박한 날씨에 거부감을 느끼는 선수입니다. '호비뉴-앙리', '호비뉴-리베리' 카드는 맨시티에게 손해가 될 수 있는 카드입니다. 하지만 호비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앙리-리베리보다 안정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맨시티는 호비뉴를 잔류 시켜야 합니다. 맨시티 전력에서도 호비뉴 같은 존재가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이죠. 비록 크레이그 벨라미가 호비뉴 자리인 왼쪽 윙어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음엔 분명하지만, 그는 30세의 선수이자 기복이 심한 선수입니다. 지금은 벨라미가 호비뉴를 앞서고 있지만, 호비뉴가 제 실력을 발휘하면 꾸준히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역량이 있습니다. 또한 호비뉴는 윙어와 공격수를 동시에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공격옵션이기 때문에 맨시티 전력에 공헌할 수 있는 요소가 여전히 충만합니다.
물론 호비뉴가 맨시티에 오랫동안 남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호비뉴로서도 맨시티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맨시티로서도 호비뉴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꾸준한 전력 향상을 꾀해야 합니다. 맨시티가 빅4 진입에 힘껏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 이제는 호비뉴가 '작은 펠레'에 걸맞는 이름값을 해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