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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주영, 올 시즌 10골 이상 넣을 수 있다

 

'박 선생' 박주영(24, AS 모나코)이 팀의 두 골 과정에 관여하는 맹활약을 펼쳐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박주영이 소속된 모나코는 19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 리그 1 9라운드 RC랑스와의 홈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브라질 출신의 왼쪽 윙어 네네가 전반 8분가 박스 정면에서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21분에는 페널티킥골을 꽂으며 팀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이로써 모나코는 랑스전 승리로 리그 5위에서 4위(6승3패, 승점 18)에 오르며 선두 리옹(6승1무2패, 승점 20)을 승점 2점 차이로 추격하게 됐습니다.

박주영의 장밋빛 미래가 보였던 랑스전

우선, 박주영의 이날 경기 전망은 어두울 것으로 보였습니다. 지난 14일 A매치 세네갈전 차출로 인한 시차 적응 및 컨디션 조절로 인한 부담감이 가중되었기 때문이죠.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박지성이 결장하고 이청용이 체력 저하로 후반 7분에 교체 되면서 박주영에게도 랑스전에서 풀타임 출전 및 맹활약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골 도우미인 알렉산드로 알론소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 했습니다. 박주영은 박지성-이청용보다 하루 더 쉬면서 두 선수보다 컨디션이 더 좋은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내밀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도 평소와 변함없이 4-2-3-1의 원톱으로 선발 출전하여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힘껏 질주 했습니다. 퍼스트 터치 불안과 체력 저하 등으로 경기력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없었을 만큼 A매치 후유증이 없었습니다.

박주영은 그동안 알론소의 기가막힌 패싱력을 지원 받으며 최전방에서 무리 없이 경기를 소화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는 알론소가 빠지면서 네네의 골 도우미가 되었습니다. 네네의 두 골 과정이 박주영이 만들어낸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이죠. 전반 8분 팀의 왼쪽 프리킥 상황에서 헤딩슛을 날렸던 공이 골대를 맞아 리바운드 된 것을 네네가 세컨슛을 꽂았고 후반 20분에는 박주영이 만들어낸 페널티킥이 네네의 두번째 골이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다면, 박주영은 이날 경기에서 두 골을 넣었을지 모를 일입니다.(이 경기가 프리미어리그였다면 박주영은 리그 규정상 2도움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프랑스리그는 해당 사항이 없죠.)

그런 박주영의 활약은 네네의 골 도우미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문전으로 치고드는 빠른 스피드와 유연한 드리블 돌파, 후방에서 공을 받을 때의 안정적인 위치선정이 돋보였습니다. 공격 과정에서는 네네, 마시에우 쿠타데어와의 호흡에 전혀 문제점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특히 네네와 간격을 좁히면서 서로 공을 받을 타이밍을 잘 맞추며 왼쪽 공격을 끌어 올렸습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자신이 직접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을 4번 연출했습니다. 전반 22분 문전에서 쿠타데어의 프리킥이 올라온 것을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공이 자신의 머리에 조금 빗맞아 노골이 됐습니다. 후반 12분에는 박스 왼쪽 바깥에서 날린 오른발 강슛이 상대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전반 8분과 후반 21분 네네의 골 상황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공격 센스 또한 돋보였습니다. 전반 42분 오른쪽 측면에서 동료 선수로 부터 받은 롱패스가 옆줄아웃 될 뻔했던 공을 끝까지 잘 지켜냈습니다. 상대팀 선수 세 명의 압박에 아랑곳 않으며 동료 선수에게 스루 패스를 연결하는 센스가 빛났습니다. 취약 지점에서 공을 잡으면 퍼스트 터치와 트래핑 불안으로 공격 기회를 무산시켰던 지난 시즌보다 볼 키핑력이 발전되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습니다. 전반 29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네네의 대각선 패스를 받아 침투하는 과정에서 두 명의 상대 수비수 압박에 걸려 공을 빼앗긴 것, 후반 1분 세 명의 수비수와 맞닥드리는 상황에서 공을 소유한 타이밍을 길게 끌다가 동료 선수에게 부정확한 횡패스를 연결해 골 기회를 무산 시켰습니다. 자신의 기술력을 믿고 상대 선수를 과감하게 제칠 수 있는 면모를 키우면 모나코를 뛰어넘어 프랑스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됩니다.

분명한 것은, 박주영이 지난해 여름 프랑스리그 진출 이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시즌에 몸싸움과 제공권 장악능력, 문전으로 치고드는 스피드와 침착한 경기 운영을 키웠던 것이 자신의 공격력이 무르익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상대 선수를 제치는 과감성과 기교, 그리고 골을 향상시키면 지금보다 기량이 뛰어난 공격수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올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골 숫자가 늘어날 것임에 분명합니다. 단조로운 공격 루트와 한 박자 느린 패스 타이밍을 일관했던 모나코의 미드필더진이 감독 교체 및 선수 영입 이후 약점에서 강점 요소로 거듭났기 때문이죠. 하지만 올 시즌에는 네네와 알론소가 미드필더진의 구심점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고 최근에는 이적생인 구타데어가 모나코의 주전으로서 폼이 오른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드필더들이 서로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인 공격 연결에 초점을 맞추면서 팀 순위가 4위로 향상된 것과 동시에 박주영에게 골 기회가 많아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박주영은 올 시즌 프랑스리그 7경기에서 2골 넣었습니다. 미드필더들의 무르익은 경기력 속에 지난 시즌의 5골보다 더 많은 골을 기록할 것임에 분명합니다.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2배 많은 10골 이상의 득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 프랑스리그에서 10골 이상 골을 넣은 선수가 15명 이었음을 상기하면 박주영의 10골 기록은 의미가 큽니다. 미드필더들의 역량과 성적 향상으로 부쩍 오름세를 타는 모나코의 특급 공격수로 이름을 떨칠지 앞으로의 활약상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