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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디어메이트

서울 인권 컨퍼런스, 포용하는 인권도시를 향하여

2018 서울 인권 컨퍼런스 행사가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 및 3층 대회의실에서 펼쳐졌습니다. 서울특별시가 주최했던 이 행사는 인권과 관련하여 다양한 참여주체가 자신의 의견이나 노하우 등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콘셉트로 진행됐습니다. 2016년부터 개최되었는데 올해도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포용하는 인권도시(Theme : Human Rights City and Social Inclusion)'를 주제로 하는 서울 인권 컨퍼런스 행사는 한국어-영어, 한국어-일본어 동시통역, 수화통역이 이루어졌을 정도로 외국인 및 장애인분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여러 행사를 방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 인권 컨퍼런스 같은 경우 색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국내외 지방정부와 인권 관련 단체 뿐만 아니라 시민, 외국인 등이 서로 모이며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면서 때로는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 같은 경우 특정 세션에 참석을 했었는데 앞에서 대담을 나누는 분들이 토론하는 모습이 약간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다수의 행사에서 흔하게 봤을 토론자의 발표, Q&A 방식에 익숙했으니 말입니다. 서울 인권 컨퍼런스 행사는 대담자들끼리 실시간으로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 대담 중간에 Q&A 시간을 가지며 또 다른 주제의 토론이 펼쳐지는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행사가 딱딱하지 않도록 짜여진 것 같습니다.



2018 서울 인권 컨퍼런스는 지방정부 인권 거버넌스 공통과제인 일반 세션 4개, 사회적 소수자 대상별 문제 및 해결책을 모색하는 주제별세션 4개, 사회적 이슈인 특별세선 2개를 다루었습니다. 마치 축구의 4-4-2 포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세션 구성이 펼쳐졌습니다. 그중에 저는 특별세션2에 해당하는 '인권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대화 - 1948, 1993 그리고 2018 이후'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인권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대화 - 1948, 1993 그리고 2018 이후'라는 주제에 대하여 1948, 1993이라는 뜻이 궁금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연도를 말하는 것 같은데 1948년과 1993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머릿속에서 연상되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일반인분들은 잘 모를겁니다. 딱히 1948년과 1993년의 연결 고리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알고봤더니 1948년과 1993년은 인권이라는 연결 고리가 있었습니다. 2018년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 비엔나인권선언 2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 1993년 비엔나인권선언이 세계 인권을 얼마나 진보시켰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이 세션에는 이성훈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특임교수 및 한국인권학회 이사가 좌장을 맡았으며, 박원순 서울시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조효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및 한국인권학회 부회장이 대담을 맡았습니다.



한국에서 2018년은 한국 헌법 제정(7월 17일) 정부 수립(8월 15일) 70주년, 제주 4.3사건 70주년입니다. 1948년 및 1993년과의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인권 컨퍼런스에서 네 분이 대담을 나누는 초반 모습을 보니 1993년의 추억을 공유하는 모습이 인상 깊게 느껴졌습니다. 그 시절 인권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분들이라면 1993년 비엔나인권선언 및 파리 원칙이 뜻깊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그것도 그 시절에는 지금의 디지털 시대가 아닌 아날로그 시대였습니다. 지금에 비하면 국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울 인권 컨퍼런스에서 비엔나인권선언 및 파리 원칙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니 그 선언이 세계 인권 역사에 얼마나 상징적인 역할을 했는지 인지하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1948년은 제2차 세계대전, 1993년은 냉전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인권을 향상시키는데 있어서 1948년 세계인권선언 및 1993년 비엔나세계선언의 가치는 더욱 높았던 것 같습니다. 한국의 경우 1993년은 군사독재 정권 독재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입니다.(아마도 1987년?) 1년 전 이맘때 즈음에 한국에서 흥행했던 영화 <1987>을 보면 한때 한국의 인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게 안좋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시절이 다시 돌아가지 않으려면 나라가 나라다워지는데 있어서 인권이 뒷받침해야 합니다. 한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니까요.


이제는 인권의 흐름이 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인권의 흐름이 국가적 과제보다는 이제 생활적 과제로 많이 넘어갔죠. 지방정부가 인권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인권 보장 수준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들이 '노동존중 도시'를 많이 주창하고 실천하는데요. 헌법상 노동 3권이 보장되고 있으나 실제 생활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며 그 예로 청년들의 알바를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노동 옴부즈만 제도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 인권침해, 노동권 침해를 단속하거나 고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지방정부가 하는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2018년 한국의 뜻깊은 행사를 꼽으라면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두 번째 올림픽 개최가 성대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특히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경우 남북 단일팀을 이루었다는 점, 북한이 응원단을 파견하면서 남북 평화 모드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언급하는 이유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인권 컨퍼런스 행사를 통해 2032 남북 올림픽 공동 개최 의사를 전했기 때문입니다. 그 내막은 이렇습니다. 서울 인권 컨퍼런스 세션 도중에 일본인의 질문이 무대에 전달됐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에서 올해 평창올림픽, 페럴림픽이 있었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가을 평양에서 펼쳐진 남북정상회담에 다녀온 것이 거론됐던 것 같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서는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를 협력 합의하기로 했습니다.



[사진 = 저는 일본 도쿄도청사 앞에서 2020 도쿄올림픽 앰블럼을 봤습니다. (C) 나이스블루]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실은 제가 도쿄를 갈 때마다 올림픽 개최를 유치하는 앰블럼을 보면서 서울도 다시 유치할 수 있겠구나"라고 전하면서 "도쿄가 이미 1960년대 하고 두 번째 하잖아요.(정확히는 1964년, 2020년) 2032년 정도는 서울도 유치할 수 있겠구나 했어요. 그래서 청와대, 통일부, 국정원에 다음 정상회담 아젠다로 2032년 올림픽을 서울과 평양이 공동으로 유치하는 것을 넣어달라. 이것은 제 아이디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이 이미 합의했다고 하네요.


또한 "2032년에는 서울 평양 올림픽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져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평창올림픽이 한반도의 전쟁위기 상황에서 평화와 통일로 가는 초석을 다졌다면 아마도 2032년 서울 평양 올림픽은 완성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해야 될 일은 어떻게 올림픽 정신인 한반도에 정착시킬 거냐. 한반도에 촉발된 평화를 우리가 그동안 여러 측면에서 갈등 관계를 가져왔던 일본, 중국, 한국, 동북아시아 더 나아가서는 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이 대륙에도 넓힐 것이냐."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시청 1층에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 전시 '모두를 위한 선언'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서울 인권 컨퍼런스 행사를 방문하며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데 있어서 1948년 세계인권선언의 가치가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많이 발전한 것은 분명하나 알바 문제를 봐도 인권적인 측면에서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그런 점에서 1948년 세계인권선언은 상징성이 큰 것 같습니다.  한국 더 나아가 세계의 인권이 더욱 진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