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토트넘의 공격적인 선수 영입이 눈에 띄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겨울 이적 시장이었습니다.
이번 이적시장은 경제 악화로 구단들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선수 이동이 많지 않았지만, 몇몇 대형 선수들의 이적과 AC밀란 카카의 1억 파운드(약 2000억원) 맨시티 이적설까지 여름 이적시장 못지 않은 숱한 화제를 뿌렸죠.
겨울 이적 시장이 도입된 것은 올해로 6년째 입니다. 구단들은 시즌을 치르면서 드러났던 전력적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여 재정비를 노렸습니다. 이는 시즌 후반 리그 판도를 좌우하는 절대적 요소가 되었고요. 몇몇 팀들이 전력 보강에 바쁜 걸음을 옮긴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겨울 이적 시장을 정리했습니다.
맨시티, 카카 영입 실패했지만 알짜배기 영입 성공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맨시티의 움직임이 두드러졌습니다. 맨시티는 웨인 브리지(전 첼시, 1200만 파운드) 크레이그 벨라미(전 웨스트햄, 1400만 파운드) 니겔 데 용(전 함부르크, 1400만 파운드) 셰이 기븐(전 뉴캐슬, 800만 파운드) 영입에 총 4800만 파운드(약 960억원)를 투자했습니다. 여기에 카카(AC밀란) 존 테리(첼시) 티에리 앙리(FC 바르셀로나)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 로케 산타 크루즈(블랙번)영입 오퍼까지 보내는 등 분주한 걸음을 걸었죠.
맨시티는 한때 성사직전까지 이어졌던 카카 영입 실패에 아쉬움을 삼키고 있지만 몇몇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나름 전력 보강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연말 박싱데이 이전까지 리그 18위로 강등 위기까지 몰렸던 성적은 어느새 10위로 올랐고, 리그 6위 에버튼을 승점 9점 차이로 뒤쫓고 있어 2009 인터토토컵 진출 가능성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적생 효과는 벌써부터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첼시에서 애슐리 콜에게 밀렸던 브리지는 맨시티의 붙박이 왼쪽 풀백으로 자리잡으며 팀의 고질적 문제였던 왼쪽 수비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데 용과 벨라미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벨라미는 지난달 29일 뉴캐슬과의 데뷔전에서 골을 뽑으며 성공적인 정착을 알리고 있지요. '벤자니-바셀-조-카이세도'가 부진했던 원톱 자리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토트넘, '욜의 아이들'로 부진 탈출하나?
시즌 초반 최하위로 부진했던 토트넘은 지난해 가을 후안 데 라모스 감독을 경질하고 해리 래드납 감독을 영입하여 현재까지 강등권 탈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 리그 14위인 토트넘은 최하위 웨스트 브롬위치와의 승점 차이가 단 2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분발해야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토트넘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들은 로비 킨(전 리버풀, 1500만 파운드) 저메인 데포(전 포츠머스, 1500만 파운드) 파스칼 심봉다(전 선더랜드, 300만 파운드) 카를로 쿠디치니(전 첼시, 자유계약) 입니다. 그 중 킨과 데포, 심봉다는 마틴 욜 감독 시절 토트넘 전력에 없어선 안될 핵심 선수이자 '욜의 아이들'이어서 이들의 활약에 따라 강등권에서 완전히 탈출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킨-데포' 콤비를 불러들인 것은 팀의 약점인 공격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와 밀접합니다. 시즌 전반기 '벤트-파블류첸코' 투톱의 부진으로 팀 전력에 막대한 지장을 받았기 때문에 토트넘에서 맹활약을 펼친 경험이 있는 킨과 데포를 데려온 것입니다. 킨은 비록 리버풀에서 실패했지만 토트넘 시절 팀의 에이스로서 꾸준히 득점포를 터뜨렸고 데포는 2005/06, 2006/07시즌 욜 감독, 킨과 함께 토트넘의 리그 5위 도약을 이끈 선수죠. 여기에 심봉다까지 들어오면서 오른쪽 수비가 탄탄해졌습니다. 이들의 컴백은 라모스가 토트넘에서 실패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릅니다.
아스톤 빌라, 첼시, 볼튼, 블랙번...눈에 띄는 선수 보강
리그 4위 아스톤 빌라는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인 에밀 헤스키를 350만 파운드(약 700억원)에 영입했습니다. 헤스키 영입은 두 가지 관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는데요.
첫째는 중원 사령관 가레스 베리를 필두로 가브리엘 아그본라호르, 애슐리 영, 루크 영, 나이젤 레오 코커, 스티브 시드웰 등 잉글랜드 출신 선수들이 스쿼드의 뼈대를 형성했던 '잉글랜드 커넥션'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치중하는 다른 빅4팀과 상반된 행보죠. 두번째로는 공격력 강화로 빅4를 굳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헤스키가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를 자랑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리그 득점 20위권 안에 있는 아그본라호르(9골) 애슐리 영(5골)의 빠른 공격이 탄력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헤스키는 리버풀 시절 마이클 오언, 위건 시절 아므르 자키의 출중한 득점력을 활발히 지원했기 때문에 마틴 오닐 감독이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첼시는 자금 악화에 따른 긴축 정책을 선언하여 겨울 이적시장 선수 영입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우승 레이스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과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된 조 콜의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 포르투갈 출신 윙어 히카르두 콰레스마를 임대 영입했습니다. 몸싸움이 약한 단점과 FC 바르셀로나, 인터 밀란에서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 콰레스마가 거친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나, 조 콜의 부상 공백을 메꿀 대안임에는 충분합니다. 그와 동시에 스콜라리 감독, 데쿠, 조세 보싱와, 히카르두 카르발류가 형성하던 '포르투갈 커넥션'은 더 굳건해졌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크게 이슈화되지 못했지만, 볼튼과 블랙번의 선수 보강은 성공작이었습니다. 볼튼은 팀의 약점인 공격력을 보강하기 위해 192cm의 포르투갈 대표팀 공격수 아리자 마쿠쿨라를 벤피카로부터 임대 영입했습니다. 마쿠쿨라는 지난달 29일 블랙번전에서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적응을 하고 있으며 지난달 18일 맨유전까지 4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진 공격력도 '마쿠쿨라 효과'속에 최근 리그 2경기에서 5골 넣었습니다.
리그 18위로 강등권에 있는 블랙번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엘 하지 디우프를 선더랜드로 부터 영입했습니다. 디우프는 볼튼 시절 샘 앨러다이스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적응에 무리없을 전망입니다. 그동안 블랙번의 공격이 주로 중앙에 밀집되는 단조로움이 있었기 때문에 좌우 날개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디우프가 팀 공격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기대됩니다.
이 밖에 애버튼은 맨시티에서 부진하던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출신 조를 임대 했으며 헐 시티는 지미 블라드, 케빈 킬베인, 카밀 자야테, 마누초 곤칼베스를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습니다. 맨유는 세르비아 출신 미드필더 조란 토시치와 아담 랴지치를 영입한 반면에 리버풀은 이적 시장에서의 선수 보강이 없었습니다. 아스날은 안드레 아르샤빈 영입을 위한 서류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제출했으며 승인 도장을 받을 경우 영입이 확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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