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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신해철 사망, 그대에게 노래 잊지 않겠습니다

신해철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저의 머리속에서는 '이제 그대에게 라이브 직접 못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난해 5월 서울광장에서 펼쳐진 노무현 대통령 서거 4주년 추모 서울 문화제에서 직접 신해철이 공연하는 것을 봤습니다. 그때가 대선 패배 멘붕에서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신해철 그대에게 노래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위로가 되더군요. 신해철 노래 다 들으면서 '직접 라이브로 들으니까 기분 좋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더 이상 신해철이 공연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10월 27일 저녁 신해철 사망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언젠가 깨어나겠지?'라며 그가 빨리 깨어나기를 바랬는데 그게 아니라서 저도 마음속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신해철 사망 정말 안타까워요.

 

[사진=신해철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던 마지막 메시지.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될 줄 예상 못했습니다. (C) 신해철 트위터]

 

저는 지금까지 신해철 노래 및 넥스트 노래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중학생때였던 1997년으로 기억하는데 넥스트의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신해철과 넥스트를 알게 됐습니다. 그 이후부터 신해철과 넥스트 노래를 즐겨 들었으며 나중에는 신해철이 DJ로 진행했던 라디오까지 많이 들었습니다. 신해철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 마치 저의 곁에 든든한 형님이 있는 것 같았어요. 나중에 대학교 진학하면서 라디오 들을 기회가 별로 없었으나 학창 시절에는 신해철과 넥스트 노래, 신해철 라디오 방송을 즐겨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나중에는 신해철이 예전에 활동했던 밴드였던 무한궤도를 알게 됐습니다. 무한궤도의 대표적인 히트곡이 바로 그대에게였죠. 신해철은 그 노래를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부르면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대에게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2000년대에 이어 2010년대에도 흥겨움이 느껴지는 좋은 노래였습니다. 아마도 신해철 노래 중에서 역대 BEST5 안에 충분히 들어갈 것입니다.

 

 

신해철 그대에게 노래를 집중적으로 많이 들었던 시기가 2012년 대선입니다.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의 유세 현장 등장음악이자 캠페인송이 그대에게였죠. 저는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 유세에 몇 번 가봤는데 현장에 나타날 때마다 그대에게가 울려퍼졌습니다. 그 노래를 듣고 문재인을 외치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아침에 잠에서 일어났을 때 항상 그대에게를 들었을 정도였죠. 그때는 지금과 달리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시기라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랬습니다. 결과는 낙선이었지만요.

 

이듬해 5월에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4주년 추모 문화제에 직접 가면서 신해철 그대에게를 라이브로 들었습니다. 신해철 공연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때는 분위기가 신났어요. 정봉주 유시민 대화가 즐겁게 진행되면서 추모제 절정에 접어들 때는 이승환 공연 열기까지 대단했죠.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승환 공연과 더불어 신해철 그대에게 공연을 직접 봤다는 것입니다. 제가 인터넷 등에서 즐겨 들었던 노래를 가수의 라이브를 통해서 직접 봤으니까요. 언젠가 신해철 그대에게 노래를 라이브로 즐겨 들으며 공연 열기에 흠뻑 빠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그때는 제가 힘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뭔가 새로운 일을 했던 시기였는데 그게 잘 풀리지 않아서 슬럼프를 겪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아무것도 안되는 불운한 시기이자 다시는 그때로 돌아가기 싫은 시절이었죠. 그런데 지난해 5월에 신해철 그대에게 노래를 직접 들으면서 저의 마음속에 파이팅이 느껴지더군요. 저에게 없었던 자신감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던 기운을 느꼈습니다. 말그대로 힐링이 되었죠. 신해철 그대에게 노래는 저의 기억속에 잊지 못할 명곡이 되었죠.

 

그러나 신해철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제는 그의 노래를 직접 볼 수 없게 되어 안타깝습니다. 빨리 쾌유하기를 바랬는데 사망이 믿겨지지 않아요. 솔직히 당황스러워요. 저에게 힘이 되면서 때로는 힐링이 되었던 신해철 그대에게 노래를 앞으로도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