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한국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자랑이기도 하다. 아시아 하면 박지성이 떠오를 정도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지난 5월 1일 고려대서 열린 U-리그 개막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박지성에 대한 이 같은 찬사를 했습니다. 정몽준 회장 뿐만 아니라 국내 축구팬들은 박지성이 국민적인 관심속에 아시아의 영웅에서 신화로 뛰어 넘을 것으로 기대를 한 것이죠.
그런 박지성이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 최고의 팀´을 가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결장의 아쉬움을 곱씹었지만 이번에는 당당하게 그라운드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박지성은 21일 오후 7시 30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클럽 월드컵 결승전 리가 데 퀴토(에콰도르)전에 선발 출장, 오른쪽 날개로서 90분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박지성의 맨유는 후반 27분 웨인 루니의 결승골로 완승, 후반 4분 네마냐 비디치가 퇴장당했던 숫적 열세를 무릅쓰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으로 거듭났습니다.
지구촌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렸던 이번 결승전에서 박지성이 그라운드를 활발히 질주하는 모습은 우리들 머릿속의 추억이 되고 머지않아 역사가 될 것입니다. 그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장으로 관중석에서 정장을 입은채 경기를 지켜봤지만 이번에는 클럽 월드컵 우승의 감격과 기쁨을 동료 선수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올 시즌 절치부심끝에 붙박이 주전으로 떠올라 팀 공격에 없어서는 안 될 ´윤활유´로 자리잡는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고, 마침내 클럽 월드컵 우승을 공헌하여 ´누구도 이루기 힘든´ 자신만의 독특한 화려한 우승 커리어를 자랑하게 된 것이죠.
박지성이 '아시아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이유는 유럽 리거로서 10번의 우승 경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메달을 2번이나 획득했고(이나모토 준이치와 덩팡저우는 소속팀 우승에도 불구 메달을 받지 못했죠.) UEFA 챔피언스리그와 클럽 월드컵 우승 경력 등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대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당당히 빛냈습니다. 특히 6년 동안 10번의 우승을 일군 아시아 선수가 없기 때문에 아시아권 내에서 박지성의 입지는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박지성이 몸담았던 PSV 에인트호벤과 지금의 소속팀인 맨유는 지구촌 축구팬들이 치켜 세우는 유럽의 명문 클럽입니다. 지금까지 두 팀에서 통산 10번째 정상을 맛보며 진정한 ´우승 청부사´로 떠오른 것이죠. 지난 10월 24일 에버튼전까지 ´30경기 연속 선발 출장 무패(26승4패)´ 기록을 달성했던 경험까지 덧붙이면 그의 가치가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 ´하늘만큼 땅만큼´ 빛나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습니다.
박지성은 2002/03시즌 네덜란드 에레데비지에 우승을 시작으로 클럽 월드컵 우승에 이르기까지 유럽리거로서 총 10번 우승 멤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03년 7월에는 피스컵 8월에는 슈퍼컵 우승을 이끌었고 2004/05시즌 더블 우승(에레데비지에, 더치컵)의 주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2005년 여름 맨유 이적 후에도 우승과의 인연은 끈질겼습니다. 2006년 1월 칼링컵 우승, 2006/07시즌과 2007/08시즌 프리미어리그 2연패 및 우승 메달 획득, 지난 5월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을 쌓더니 클럽 월드컵 우승으로 우승 청부사의 명성을 드높였죠. 6년 동안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면서 10번의 우승 기쁨을 맛봤으니 ´행운의 사나이´나 다름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박지성이 활약중인 프리미어리그는 많은 아시아 선수들이 실패했던 곳입니다. '일본 축구의 영웅'이었던 나카타 히데토시(전 볼튼)를 비롯 이나모토 준이치(전 아스날) 리 티에, 리 웨이펑(전 에버튼) 덩팡저우(전 맨유) 이동국(전 미들즈브러)등이 실패의 쓴잔을 들이켰고 조재진(전북)은 올해 1월 자유계약 신분이었음에도 프리미어리그 3개 팀에서 테스트만 받았을 뿐 입단을 성사짓지 못했습니다.
잉글랜드 현지 여론에서는 아시아 선수들을 '티셔츠 장사꾼'으로 여깁니다. 대부분의 아시아 선수들이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죠. 특히 덩팡저우는 지난해 7월 잉글랜드 대중지 타임즈로 부터 '중국에서 건너온 염가 공예품'이라는 비아냥 까지 들었으니까요. 박지성도 맨유 입단 초기에는 '티셔츠 팔기 위해 잉글랜드에 왔다'는 현지 여론의 냉혹한 목소리를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 4년차가 된 현재, 그는 아시아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아시아 선수들이 살아남기 힘든 싸움터라 여겼던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으며 어느새 맨유 공격에 없어서는 안될 '윤활유'로 떠올랐으니까요. 특히 올해는 AS로마, FC 바르셀로나, 첼시, 아스날, 리가 데 퀴토 등 강팀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하여 맹활약을 펼쳐 맨유 전력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부지런한 움직임과 공간 창출 능력, 2선에서의 촘촘한 수비력은 맨유 선수중에서도 단연 '톱 클래스'라 할 수 있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지난 20일 클럽 월드컵 결승전을 하루 앞둔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은 내가 좋아하는 선수이며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의 말 처럼, 박지성의 축구 인생은 늘 '발전'이란 키워드를 달고 다녔습니다. 일본 2부리그와 1부리그를 거쳐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활약했고 지금은 '세계 최고의 클럽' 맨유의 붙박이 주전 선수로 뛰고 있습니다. 맨유에서는 지난 세 시즌까지 선발과 교체 출장, 결장을 오가는 스쿼드 플레이어에 그쳤지만 이제는 선발 출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붙박이 주전의 위치에 도달했기 때문이죠. 기존에는 이타적인 활약에 치중했지만 이제는 이타와 이기를 적절히 섞어가며 골에 대한 집념을 발휘하는 전천후 미드필더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박지성의 면모는 프리미어리그-챔피언스리그-클럽 월드컵 우승 경력을 넘어 그 이상의 무언가를 달성할 수 있는 꿈을 안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바로 '아시아의 전설'이죠. 그가 우리들에게 보여줄 것이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의 축구 인생은 늘 한결같은 '성실'로 다져졌던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의 자랑을 넘어 전설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까지 밟은 박지성의 길은 '한국축구의 전설' 차범근도 이루지 못한 영광스런 신화라 할 수 있습니다. 유럽 언론들이 '20세기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차범근을 극찬하고 있다면 지금은 박지성이 그 계보를 잇고 있습니다. 그는 아직 27세라는 점에서 아시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이름을 떨칠 기회와 시간이 많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화려한 경력을 쌓을지 모릅니다. 그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몇 초의 시간은 한국 축구에서 영원히 기억될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By. 효리사랑
p.s : 그동안 기말고사 때문에 거의 일주일 동안 포스팅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서야 글을 적을 수 있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