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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시범경기 호투, 커쇼 부진과 다른 명암

LA 다저스의 호주 개막 2연전 선발 투수는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으로 결정됐습니다. 커쇼는 3월 22일 오후 5시, 류현진은 3월 23일 오전 11시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며 LA 다저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와 맞대결 펼칩니다. 두 팀 모두 미국과 호주를 장거리 비행으로 왕복하며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 반갑지 않겠지만 무난한 시즌 출발을 하는데 있어서 호주 개막 2연전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한국 야구팬 입장에서는 류현진의 시범경기 호투가 반가웠습니다. 4경기 동안 16.1이닝 5실점(4자책점) 평균 자책점 2.20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시즌의 평균 자책점 3.45보다 더 좋은 경기 내용을 과시했죠. 메이저리그 데뷔년도였던 지난 시즌 이맘때에 비해서 컨디션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17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범경기에서는 5.1이닝 2실점(1자책점) 7피안타 1피홈런 3탈삼진을 나타내며 호주 개막전을 앞두게 됐습니다.

 

 

[사진=류현진 (C) LA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losangeles.dodgers.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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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류현진의 호투는 커쇼의 시범경기 부진과 대조적입니다. 커쇼는 시범경기 4경기에서 3패 평균 자책점 9.20으로 부진했습니다. 가장 최근 시범경기였던 지난 1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5.2이닝 5실점 8피안타 2피홈런 5탈삼진으로 저조한 폼을 나타낸 끝에 패전 투수가 됐습니다. 시범경기만을 놓고 보면 지난해 사이영상을 받은 투수가 맞는지 의구심을 가지기 쉽습니다. 2014시즌을 앞둔 LA 다저스의 커다란 고민으로 떠올랐습니다.

 

시범경기에서 못했다고 2014시즌에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의고사와 수능 점수가 서로 다르듯 시범경기는 워밍업 과정에 불과할 뿐입니다. 선수들이 개막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기르면서 자신의 평소 페이스를 되찾는데 의미가 있을 뿐 승패 기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한 해에 162경기를 치르는 특성상 시범경기부터 무리할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커쇼 부진은 심각하게 바라 볼 필요 없습니다. 단지 자신의 이름값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을 뿐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류현진이 시범경기에서 무난한 피칭을 선보인 것은 LA 다저스 코칭 스태프와의 신뢰감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1선발 커쇼는 시범경기에서 부진했고 2선발 잭 그레인키는 부상 이후 복귀전이었던 지난 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전에서 2이닝 3실점에 그쳤습니다. 반면 3선발 류현진은 이들과 다른 명암을 나타냈습니다. 지금의 페이스를 오랫동안 유지할 경우 2014시즌 성적이 2013시즌과 비슷하거나 또는 그보다 더 좋은 기록을 세울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변수는 호주 원정 이후입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른 뒤 빠르게 컨디션을 되찾으며 다음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지난해 미국 동부 원정에서 평소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이유로서 시차 적응 문제가 거론됐습니다. 호주는 미국 동부보다 더 멀리 위치했으며 LA와의 시차는 무려 18시간입니다. 10시간 넘는 장거리 비행 왕복도 감수해야 합니다. 류현진을 비롯한 LA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선수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정입니다.

 

그럼에도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주 개막전이나 그 이후 시즌 일정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덜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만약 커쇼처럼 부진했다면 심리적인 압박이 커졌을지 모를 일이죠. 한국 시간으로 이번 주말 펼쳐질 호주 개막 2연전에서 류현진과 커쇼가 LA 다저스의 승리 투수가 되는 시나리오가 성사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