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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리나 소트니코바, 평창에서는 잘할까?

 

김연아 올림픽 2연패 도전을 막아냈던 선수는 아사다 마오, 카롤리나 코스트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아니었습니다. 올해 18세의 러시아 출신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라는 예상밖의 인물이 김연아를 이겼죠. 이 결과에 대해서는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습니다. 여러 외신을 비롯하여 카타리나 비트 같은 피겨스케이팅 스타들도 김연아 은메달에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김연아 판정 논란이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공동 금메달 수여 사례를 떠올리면 김연아가 금메달을 받을 여지가 있죠.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은 이미 확정됐습니다. 올림픽 시상대에서 가장 맨 위에 있었으니까요.

 

 

[사진=소치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개인전 결과는 이렇습니다. (C) 소치 올림픽 모바일 공식 홈페이지(m.sochi201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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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관건은 '과연 소트니코바가 올림픽 챔피언에 걸맞는 경기력을 오랫동안 유지하느냐' 여부입니다. 아무리 김연아를 이겼을지라도 세계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선수라고 칭하기에는 어색함이 강합니다. 만약 이번 올림픽이 러시아에서 개최되지 않았다면 금메달은 아마도 김연아에게 향했을 겁니다. 러시아가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에 걸쳐 점수가 폭등하는 현상이 있었으니까요. 단체전 금메달 주역 리프니츠카야와 개인전 금메달 주인공 소트니코바는 홈 어드벤티지 이점을 얻었죠.

 

소트니코바는 2013년 이후를 기준으로 러시아에서 개최되지 않았던 국제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습니다. 2013년 1월 유럽선수권대회 2위(193.99점, 크로아티아 개최) 3월 세계선수권대회 9위(175.08점, 캐나다 개최) 4월 월드 팀 트로피 4위(183.10점, 일본 개최) 11월 컵 오브 차이나 2위(174.70점, 중국 개최) 11월 트로피 에릭 봉파르 2위(189.81점, 프랑스 개최) 12월 그랑프리 파이널 5위(173.30점, 일본 개최) 2014년 1월 유럽선수권대회 2위(202.36점, 헝가리 개최)가 최근 국제 대회 실적입니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 이외의 대회에서 200점을 못넘긴 것을 보면 애초부터 올림픽 금메달 경쟁력이 강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소치 올림픽 이전까지 소트니코바를 금메달 강력주자로 주목했던 인물은 찾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소트니코바의 기량이 급상승했을지 모릅니다. 지난해 3월 175.08점 받았던 선수가 11개월 후 소치 올림픽에서는 224.59점 얻으며 무려 49점이나 올렸죠. 최근 200점 넘는 선수가 여럿 등장했음을 감안해도 약 1년 만에 50점에 육박하는 점수를 올린 것은 믿기지 않는 일입니다.

 

소트니코바는 소치 올림픽 금메달을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여길 것입니다. 당연히 그렇겠죠. 그러나 올림픽을 제패했던 경쟁력을 러시아 이외의 국제 대회에서 얼마나 많이 보여줄지 알 수 없습니다. 흔히 1등에 도전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하는데 소트니코바로서는 소치 올림픽 금메달이 반짝 활약이 아니라는 것을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이제는 더 큰 고개를 넘어야 할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소트니코바가 2018년 한국에서 진행되는 평창 올림픽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할 가능성은 통계적 관점에서 크지 않습니다. 여자 개인전 올림픽 2연패가 1988년 비트 이후로 누구도 등장하지 않았죠. 김연아도 끝내 이루지 못했습니다.(메달 색깔이 나중에 뒤바뀔지 여부는 계속 지켜봐야겠죠.) 하지만 김연아는 심사위원 점수에서 소트니코바에게 밀렸음에도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걸쳐 무결점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벤쿠버 올림픽 챔피언 저력을 소치 올림픽에서 또 다시 과시했습니다. 소트니코바가 평창 올림픽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소치 올림픽 금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었는지 나중에 가려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