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올림픽 은메달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2월 23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인터넷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서는 일명 '김연아 서명운동' 참여 인원이 198만 5천 명을 넘었습니다. 앞으로 1만 5천 명이 더 참여하면 200만 명을 넘습니다. 해외 언론이나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레전드들도 김연아의 소치 올림픽 결과에 수긍하기 힘든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국내 여론의 분위기와 일치한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독일의 피겨스케이팅 전설 카타리나 비트의 김연아 지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22일 캐나다 방송 CBC를 통해 "나는 김연아가 리피트 클럽 가입을 환영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리피트 클럽은 올림픽 2연패 클럽입니다. 비트는 1984년과 1988년 올림픽에서 우승했던 인물입니다. 김연아는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2연패에 도전했으며 만약 심판 판정이 공정했다면 벤쿠버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정상에 올랐을 것입니다.
[사진=김연아 (C) 소치 올림픽 모바일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sochi201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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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는 소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메달리스트가 확정된 뒤 독일 방송 ARD를 통해 이번 대회 결과에 대한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김연아 금메달을 확신했다는 발언을 놓고 보면 그녀는 김연아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보다 경기력이 더 좋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리피트 클럽 가입을 언급하며 또 다시 김연아를 지지했습니다. 한국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리피트 클럽에 들어올 가치가 충분한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던 것이죠.
그렇다고 비트가 김연아를 리피트 클럽에 포함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아닐 겁니다. 그만큼 김연아의 경기력을 높게 칭찬한 것이죠. 제가 피겨스케이팅 매니아가 아니라서 비트와 김연아가 친분 관계가 있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소치 올림픽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모두 봤던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김연아가 금메달을 받았어야 할 인물이라고 공감했을 겁니다. 비트도 그중에 한 명이겠죠.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스타이자 올림픽 2연패 업적을 남겼던 인물로서 그녀의 입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영화 리뷰나 스포츠 경기에 대한 평가를 접했을 때 누리꾼 반응과 더불어 전문가 생각을 주목하게 됩니다. 실제로 포털에서는 영화와 스포츠 같은 콘텐츠에 전문가 입장을 듣는 코너가 운영되고 있죠. 전문가는 그 분야에 대한 내공이 깊으니까요. 그런 것처럼 비트의 반응은 단순히 한 사람만의 생각이 아닙니다. 김연아 은메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공감대가 쉽게 형성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서도 이번 대회 결과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추측됩니다.
하지만 김연아 은메달 논란은 여론의 공감대 형성만으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이제는 국내 스포츠 단체가 얼마나 치밀한 외교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김연아 메달 색깔이 금빛으로 바뀔지 아니면 은빛으로 최종 확정될지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는 대한체육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김연아 판정 논란에 대한 항의 성격의 공식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날 일은 아니겠죠. 김연아가 금메달을 받기까지 끝까지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