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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레버쿠젠 챔스 16강 진출, 힘든 경기 펼쳤다

 

손흥민이 활약중인 레버쿠젠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전 4시 45분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에 소재한 아노에타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3/14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 A조 6차전 레알 소시에다드 원정에서 1-0으로 이겼다. 후반 4분 외메르 토프락 결승골에 의해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던 것.

 

이로써 레버쿠젠은 A조 3위에서 2위(3승 1무 2패, 승점 10)로 뛰어 오르며 샤흐타르 도네츠크(2승 2무 2패, 승점 8)를 제치는데 성공했다. 샤흐타르 도네츠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0-1로 패하는 행운이 따르면서 16강 진출 자격을 얻었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 45분 교체되기까지 90분 뛰었으며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레버쿠젠이 목표였던 승점 3점 획득에는 성공했으나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사진=레알 소시에다드전 1-0 승리를 발표한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bayer04.de]

 

손흥민을 비롯한 레버쿠젠 선수들은 레알 소시에다드 원정에서 체력 저하로 고생했다. 지난 5일 프라이부르크 원정, 8일 도르트문트 원정에 이어 이번 경기까지 3경기 연속 원정을 소화했다. 11월 A매치 데이 이후 1주일에 2경기씩 치르는 빠듯한 일정을 보냈던 여파와 더불어 도르트문트 원정에서는 분데스리가 2위 사수를 위한 엄청난 에너지를 쏟았다. 다른 빅 클럽과 달리 선수층이 두껍지 못한 어려움까지 겹치자 레알 소시에다드 원정에서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특히 마무리가 아쉬웠다. 90분 동안 슈팅 22개를 날렸으나 그 중에 유효 슈팅이 7개에 불과했고 필드 골이 없었다. 토프락이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골을 넣었으나 포지션이 센터백임을 감안할 때 손흥민-스테판 키슬링-옌스 헤겔러(로비 크루제)로 구성된 스리톱의 파괴력이 아쉬웠다. 그 중에 키슬링은 지독하게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슈팅 7개를 날렸으나 단 1골도 넣지 못했으며 후반전에 날렸던 슈팅 중에는 골대를 맞춘 장면도 있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 후반 27분 문전 중앙에서 시도했던 슈팅이 너무 위로 떴던 아쉬운 상황이 연출됐다. 후반 44분에는 침투를 통한 결정적 골 기회가 찾아왔으나 체력이 많이 소진되면서 상대 팀 선수를 따돌리지 못하고 추가골 기회가 무산됐다. 두 장면은 최근 드리블 돌파와 골 결정력이 절정에 달했을 때와 딴판이었다. 그동안 한국 대표팀과 레버쿠젠의 3개 대회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에 시달렸던 것이 체력 저하로 이어졌고 이번 스페인 원정에서 파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전반 17분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팀 선수 2명의 압박을 받았을 때 끝까지 볼을 지켜내며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연결했던 탈압박이 좋았다. 연계 플레이가 좋아지면서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전반 중반 레버쿠젠의 역습이 찾아왔을 때는 키슬링-헤겔러와 달리 볼에 관여하는 움직임과 드리블 돌파가 잦아졌다. 이러한 장면이 결과적으로 후반 중반부터 페이스가 떨어졌던 원인이 되었으나 한편으로는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상대 팀 진영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이날 손흥민의 패스 성공률은 97%이며 양팀 선수 중에서 가장 높았다. 핵심 패스는 레버쿠젠 선수 중에서 가장 많았던 4개였다. 골 결정력과 체력 저하가 아쉬웠을 뿐 좌우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오가며 팀의 기동력을 높이면서 퀄리티 높은 공격 전개를 과시했다. 키슬링과 헤겔러,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크루제보다 폼이 더 좋았다.

 

레버쿠젠은 이번 경기에서 창의적인 미드필더가 없는 약점을 다시 드러내며 상대 수비 조직을 무너뜨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유난히 지공에 약한 면모를 보였던 것. 이때 손흥민이 헤겔러와의 스위칭에 의해 레버쿠젠의 역습이 살아나면서 공격 분위기가 살아났다. 레버쿠젠은 후반 4분 토프락 골 이후 상대 팀과 슈팅을 주고 받는 공방전 끝에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다만, 손흥민의 챔피언스리그 데뷔골 기회는 16강이 펼쳐질 내년 2월로 미루게 됐다. 레버쿠젠이 16강에서 어느 팀과 경기할지 벌써부터 조추첨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