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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나들이

서울등축제 2013 후기 (Seoul Lantern Festival 2013)

 

서울은 가을을 즐기기 좋은 도시입니다. 서울세계불꽃축제(여의도 불꽃축제)와 서울억새축제에 이어 서울등축제를 통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죠. 여의도 불꽃축제가 불꽃을 통해 진정한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신호탄 같은 존재라면, 얼마전 하늘공원에서 막을 내렸던 서울억새축제를 통해서는 가을이 절정에 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등축제는 가을이 끝나기 전에 대규모 인파가 유익한 문화 콘텐츠를 즐기게 하는 영향력이 있습니다. 단풍 여행 때문에 굳이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서울에서 충분히 가을을 만끽할 수 있죠.

 

서울등축제는 여의도 불꽃축제, 서울억새축제와 더불어 서울 시민들에게 익숙한 존재가 됐습니다. 매년 이맘때마다 청계천에서 서울등축제를 하니까요. 항상 많은 분들이 저녁이 되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청계천을 찾았습니다. 2012년에 250만 명이 방문했다면 올해는 300만 명의 관람객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네요.

 

 

서울등축제 2013(Seoul Lantern Festival 2013)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올해 5회째로 축제가 치러지며 오는 17일까지 총 17일 동안 진행됩니다. 이번 축제는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열리며 청계광장부터 삼일교까지 청계천 일대 0.9Km 구간에서 여러 개의 등불 작품이 서울 시민들을 맞이합니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한성백제 천년의 꿈'이라고 합니다. 쉽게 풀이하면 이번 축제의 테마를 백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백제와 관련된 작품들이 많아요.

 

 

온조대왕의 모습이 등불로 표현되었네요. 서울은 600년 넘게 우리나라의 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조선의 수도가 1394년에 개성에서 서울로 바뀌었죠. 그 이전에는 서울이 백제의 수도였습니다. 기원 전 18년에 온조대왕이 서울에 백제를 건국했었죠. 백제가 475년 수도를 공주로 옮기기 전까지 약 500년 동안 서울은 백제의 수도였습니다. 아마도 백제의 수도하면 충청남도의 공주와 부여를 떠올리는 분들이 꽤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백제의 약 700년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수도였던 장소는 서울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서울이 백제의 예전 수도였는지 존재감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몰랐던 것은 아닙니다. 태어날 때부터 서울 시민이었음에도 이곳에서 백제와 관련된 콘텐츠를 직접 봤던 기억이 드물어서 말이죠. 저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나이들면서 기억력이 떨어졌을지 모르죠. 오히려 조선시대와 관련된 문화재에 익숙하니까요. 예를들면 경복궁이나 광화문 말입니다.

 

하지만 올해 서울등축제를 통해 서울이 오래전에 백제 수도였음을 실감했습니다. 등불 작품 옆에 있는 설명판이 도움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를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좋았습니다. 축제를 즐기는 것과 더불어 유익한 정보를 인식하게 되었으니까요. 올해 서울등축제는 서울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백제는 해상 교류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 문물과 기술을 전달했다고 하네요. '일본 국보' 칠지도는 백제가 일본에 전달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서울등축제는 칠지도가 일본에 전해진 모습을 등불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있는 인물을 보시면 게다(일본의 전통 신발)를 착용했습니다. 작품의 디테일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올해 서울등축제는 장소마다 4가지의 테마로 운영됐습니다. 청계광장부터 광교까지 테마1(한성백제 500년), 광교부터 장통교까지 테마 2~3(테마2 웅진백제시대, 테마3 사비백제시대), 장통교부터 삼일교까지 테마4(화합의 백제정신)로 설정되었죠. 백제가 어떻게 성장하고 영향력을 높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등불 작품을 하나씩 볼때마다 감탄을 하게 되더군요. 사진을 찍는 분들도 많았고요.

 

 

금동대향로의 등불 작품을 봤는데 웅장함이 느껴졌습니다. 실제로는 높이가 61.8cm, 무게 11,8kg의 대형 향로이며 국보 287호입니다. 백제를 대표하는 유물이라고 하죠.

 

 

테마4에서는 조선 시대와 외국과 관련된 등불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이 작품은 영화 관상을 떠올리게 됩니다. 조선의 6대 왕 단종과 그의 부인 정순왕후가 555년 만에 서울등축제를 통해 재회한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단종이 어떤 왕인지는 관상을 통해 보셨을 겁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인천 아시안게임)이 홍보되는 모습도 봤습니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2014년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펼쳐지는데 한국이 좋은 성적 거두었으면 좋겠네요.

 

 

서울등축제를 마음껏 즐기려면 충분한 여유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청계광장 입구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니까요. 행사장을 찾기 전에 미리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줄을 서는 시간이 꽤 많기 때문이죠. 청계천 안으로 들어갈 때도 인파 때문에 앞쪽으로 전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인파가 부담스럽다면 위에서 등불 작품을 보셔도 됩니다. 또한 날씨가 추워져서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는 것도 중요하겠죠. 감기 걸리지 않도록 말입니다.

 

오래걷지 않을까 부담을 느끼는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줄서있는 시간부터 길다보니 지속적으로 걸을 수 밖에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다리 밑에 앉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다리가 아프면 앉아서 휴식을 취하면 될 것 같아요.

 

현장에서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았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로 치러지는 행사다보니 외국인들도 관심을 가지더군요. 사진 촬영 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죠. 앞으로도 서울의 다양한 행사들이 사람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