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로서 자주 거론되는 이름은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다. 하지만 2013/14시즌에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와의 맞대결로 높은 주목을 끌게 됐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 획득을 위해서 그리고 두 시즌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향해 즐라탄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이는 즐라탄도 마찬가지다. 스웨덴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과 더불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분발해야 한다. 챔피언스리그 득점 순위에서는 호날두(7골)에 이어 득점 2위(6골)를 기록중이다. 대회 득점왕이라는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다. 두 선수는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서로를 넘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사진=크리스티아누 호날두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realmadrid.com)]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의 빅 매치는 포르투갈과 스웨덴의 맞대결이다. 오는 11월 A매치 데이를 통해 홈&어웨이 방식으로 본선 진출팀을 결정짓게 됐다. 두 팀 중에 한 팀만 내년 6월 브라질에서 월드컵을 치를 수 있으며 호날두와 즐라탄 중에 한 명이 월드컵 본선에 뛸 수 없다. 두 팀의 역대 전적에서는 스웨덴이 15전 6승6무3패의 우세를 나타냈다. 다만, 스웨덴이 포르투갈을 마지막으로 물리친 때는 1984년이다. 그 이후 포르투갈과 A매치 7번 치르면서 5무 2패로 고전했다.
호날두와 즐라탄에게 월드컵은 중요하다. 자신의 우수한 공격력을 세계 무대에서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호날두는 진정한 축구 황제로 등극하기 위해 월드컵 우승이 필요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모두 2008년에 이루었던 업적이다. 이 때는 FIFA 발롱도르가 분리됐다.) 수상에 이어 이제는 월드컵을 노려야 한다. 그러나 포르투갈이 과연 월드컵 우승 전력인지 확신하기 어렵다.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 2012에 이어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 진출을 노리는 상황이 됐다.
즐라탄은 지금까지 1인자라는 이미지와 거리감이 있었다. 정규리그에서 많은 우승을 이루었음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스웨덴 대표팀에서도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지 못했다. 유로 2004 8강, 2006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아직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은 경험은 없다. FC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2009/10시즌에는 FIFA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했으나 대회 최우수 선수는 메시였다. 이제는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스웨덴의 돌풍을 재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현 시점에서는 호날두와 포르투갈을 넘어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것이 우선이다.
호날두와 즐라탄은 챔피언스리그 득점 선두를 다투는 중이다.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노리는 호날두는 32강 B조 1차전 갈라타사라이전 3골, 2차전 코펜하겐전 2골, 3차전 유벤투스전 2골을 앞세워 총 7골로 득점 선두에 올랐다. 레알 마드리드가 3연승을 거두는데 큰 공헌을 세웠다. 즐라탄은 32강에서 총 6골 기록하며 파리 생제르맹의 3연승을 주도했다. 2차전 벤피카전 2골, 3차전 안더레흐트전 4골의 괴력을 과시한 것.
그동안의 챔피언스리그 활약상을 놓고 볼 때는 즐라탄이 호날두에게 밀린다. 대회 우승 이력이 없었던 것과 더불어 토너먼트에서는 조별리그에 비해 부진한 경향이 강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에도 두드러졌다. 2011/12시즌 8강 FC 바르셀로나전 두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고 2012/13시즌 16강 1차전 발렌시아전에서는 퇴장 당했다. 다만, 2012/13시즌 8강 1차전 FC 바르셀로나전에서는 1골 넣으며 팀의 2-2 무승부를 공헌했다. 악연에서 벗어나려는 모양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동기 부여를 놓고 볼 때 조별리그에 이어 토너먼트에서도 잘하고 싶을 것이며 더 많은 골을 바랄 것이다.
반면 호날두는 2013/14시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통해 2014년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할 명분을 얻게 된다. 포르투갈의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메시의 경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8강에서 탈락했음에도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과 그 외 업적에 힘입어 2010년 FIFA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호날두와 즐라탄의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1위 대결 그리고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맞대결이 앞으로 흥미로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