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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리베리, FIFA 발롱도르 수상하나?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각광 받았던 선수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였다. 4년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이 시대 최고의 축구 스타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3년 FIFA 발롱도르는 메시가 아닌 다른 선수에게 돌아가면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새롭게 바뀔 수도 있다. 지난 8월말 2013 유럽축구연맹(UEFA) 최우수 선수에 선정된 프랑스의 프랭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가 FIFA 발롱도르 수상의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당시 리베리는 56표 중에 36표를 얻으며 메시(13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표, 포르투갈, 레알 마드리드)를 일방적으로 따돌렸다. 2012/13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블을 공헌했던 영향이 컸다. 3개 대회에서 40경기 11골 16도움을 기록하며 메시-호날두에 비해 공격 포인트가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항상 한결같은 우수한 경기력을 과시하면서 팀의 우승에 이바지했던 영향이 컸다. 반면 메시와 호날두는 소속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좌절되어 UEFA 최우수 선수가 되지 못했다.

 

 

[사진=프랭크 리베리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메시, 2013년 FIFA 발롱도르 전망은 '흐림'

 

UEFA 최우수 선수가 되었다고 무조건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것은 아니다. 2010년에는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밀리토(인터 밀란)가 UEFA 올해의 클럽 축구 선수(지금의 UEFA 최우수 선수)에 등극했다. 인터 밀란의 트레블 주역으로서 메시를 제치고 상을 받았던 것. 그러나 2010년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은 밀리토가 아닌 메시였다. 2012년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 바르셀로나)가 스페인의 유로 2012 우승에 힘입어 UEFA 최우수 선수가 됐다. 그러나 2012년 FIFA 발롱도르는 메시에게 돌아갔다.

 

메시가 4년 연속 FIFA 발롱도르를 수상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2008/09시즌부터 4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유럽 최고의 득점력을 과시하며 항상 FIFA 발롱도르 수상의 1순위로 떠올랐다. 둘째는 항상 많은 골을 넣었던 이미지가 강하다. 2012년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했음에도 한 해 최다골(91골) 기록을 새롭게 경신하며 세계 축구에 길이 남을 골잡이가 됐다.

 

셋째는 국제적으로 높은 인지도다. 그동안 소속팀과 대표팀, 프리메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를 가리지 않고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다. FIFA 발롱도르는 각국 대표팀의 감독과 주장이 기자단과 더불어 투표를 통해 수상자가 결정된다. 메시는 공격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데다 수없이 골을 터뜨리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확보했다.

 

하지만 메시의 2013년 FIFA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은 예전에 비하면 확신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다.(그렇다고 메시가 상을 받지 못할거라 장담하는건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호날두에게 내줬으며 FC 바르셀로나는 '리베리가 뛰었던' 바이에른 뮌헨에게 4강 1~2차전 총 스코어에서 0-7로 대패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 4골 넣었으나 호날두(7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6골, 스웨덴, 파리 생제르맹)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1경기에서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영향이 크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호날두와 더불어 득점 랭킹 공동 2위(7경기 8골)를 기록중이다. 다만, 인지도가 높은 만큼 여전히 FIFA 발롱도르의 강력한 후보라고 봐야 한다.

 

리베리, 메시 제치고 FIFA 발롱도르 수상하나?

 

반면 리베리는 올 시즌 초반 활약상이 심상치 않다. 각종 대회를 포함한 12경기에서 8골 3도움 기록했다. 지난 시즌 11골에 비해서 득점이 부쩍 늘었다. 분데스리가에서 3골에 머물렀으나 챔피언스리그 3골, UEFA 슈퍼컵과 독일 슈퍼컵에서 각각 1골씩 넣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3골은 지난 시즌 1골보다 더 많다. 지금까지 왼쪽 윙어로서 측면 돌파를 통해 동료 선수의 골을 도와주는 성향이 강했다면 이제는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득점 시도가 많아졌다. 실제로 리베리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12경기에서 슈팅이 13개에 불과했으나 올 시즌 3경기에서는 슈팅 9개를 날렸다.

 

챔피언스리그 3골 중에 하나가 페널티킥 골이라고 폄하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32강 3차전 빅토리아 플젠전에서 후반 16분에 넣었던 골은 리베리의 득점력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상대 팀 선수와 맞닥뜨렸을 때 오른쪽으로 볼을 가볍게 몰고 다닌 뒤 몸과 볼을 재빨리 왼쪽으로 방향을 틀게 하면서 스스로 골 넣을 공간을 확보했다. 그 이후 골대 앞으로 접근하면서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골 기회를 얻어내면서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줬다. 그 이전인 2차전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전반 7분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리베리는 최근 프랑스 대표팀에서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와 골을 기록했다. 9월 10일 벨라루스전 2골, 10월 11일 호주전 1골 3도움, 10월 15일 핀란드전 1골 1도움을 통해 팀의 득점력에 큰 힘을 실어줬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포함하면 최근 8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8골 6도움)를 얻으며 이타적인 성향에 비중을 두었던 기존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 이전에도 미드필더로서 20포인트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이를 뛰어넘을 기세다. 다만, 리베리의 거듭된 공격 포인트 생산이 계속될지 아니면 반짝에 그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과연 '리베리는 메시를 뛰어 넘을까?'라는 인식에 공감하는지 알 수 없다. 2012/13시즌과 2013년 활약만을 놓고 보면 리베리가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할 자격은 있다. 하지만 메시의 포스를 뛰어 넘는, 다시 말해서 메시보다 더욱 뛰어난 경기력을 발휘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메시는 2009년부터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군림했던 기량을 지금도 변함없이 발휘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를 의미하는 2013년 FIFA 발롱도르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5년 연속 수상을 꿈꾸는 메시와 트레블 효과에 힘입은 리베리 중에 한 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