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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 챔스 16강 이끌 해결사가 되어라

 

10월과 11월 A매치 데이 사이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본선 3~4차전이 펼쳐진다. 손흥민이 활약중인 레버쿠젠은 A조 3~4차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 도네츠크와 두 차례 맞대결 펼칠 예정이다.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위해 최소 승점 4점을 획득해야 한다. A조에서는 1위 샤흐타르 도네츠크,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승점 4)에 이어 3위(승점 3)를 기록중이며 샤흐타르 도네츠크와의 두 경기가 중요하게 됐다. 조 1위 팀이자 챔피언스리그의 다크호스와 상대하는 만큼 두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사진=손흥민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손흥민과 격돌' 샤흐타르 도네츠크는 어떤 팀?

 

레버쿠젠이 상대할 샤흐타르 도네츠크는 2012/13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로 화제를 모았다. E조에서 유벤투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당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첼시를 3위로 밀어냈다. 근래 유럽 대항전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며 동유럽의 강호로 떠올랐다. 2008/09시즌 UEFA컵(지금의 유로파리그) 우승, 2010/11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의 성과를 이루었던 것. 2006/07시즌부터 8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에 출전할 만큼 유럽 대항전 경험이 풍부해졌다.

 

샤흐타르 도네츠크는 승리 본능이 강한 팀이라고 봐야 한다. 2000년대 이후 자국 리그에서 8번의 우승을 이루었으며 지난 시즌에는 4연패를 달성했다. 최근 유럽 대항전 실적까지 포함하면 경기를 이기는 기질이 충만하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주력 선수들의 이탈 공백이다. 1월과 여름 이적시장에 걸쳐 윌리안(안지→첼시) 페르난지뉴(맨체스터 시티) 음키타리안(도르트문트)을 잃었다. 이러한 여파로 시즌 초반 정규리그에서 부진했으나 최근에 많은 승점을 획득하며 2위로 뛰어 올랐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A조 2경기에서는 1승 1무를 기록했다. 1차전 레알 소시에다드 원정에서는 2-0으로 이겼는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테이세이라가 2골 넣었다.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음에도 더블 볼란테를 맡았던 페르난도와 휴브슈만이 여러 차례 상대 팀 공격을 차단하며 팀의 무실점 승리에 힘을 실어줬다. 2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는 1-1로 비겼다. 상대 팀과 더불어 최상의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수비수들의 활발한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 올리면서 코스타와 스르나, 타이손 같은 측면 옵션들의 돌파를 통한 반격을 펼쳤다.

 

손흥민, 스르나와의 맞대결에서 이길까?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은 오른쪽 풀백을 맡는 스르나다. 크로아티아 대표팀 주장으로서 올해 한국과의 A매치 두 차례 경기를 통해 국내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존재가 됐다. 그는 한국과의 두 경기에서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와 끈질긴 수비를 과시하며 팀의 4-0, 2-1 승리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2월 한국전에서는 전반 40분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전형적인 풀백치고는 활발히 공격에 가담하고 볼 배급에 의욕적이면서 프리킥의 명수로 꼽힌다.

 

레버쿠젠의 대표적인 약점은 왼쪽 측면 수비 불안이다. 왼쪽 풀백 보에니쉬가 챔피언스리그 1~2차전에 걸쳐 무리하게 공격에 가담하자 상대 팀에게 수비 뒷 공간을 내주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러한 약점을 샤흐타르 도네츠크가 파고들 것임에 분명하며 스르나가 활발히 공격에 가담할 것이다. 레버쿠젠이 스르나를 막으려면 왼쪽 윙 포워드를 맡을 손흥민의 수비력이 중요하게 됐다. 전방에서 스르나를 압박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상대 팀 공격을 끊는 플레이에 충실해야 한다. 이번 샤흐타르 도네츠크와의 두 경기는 레버쿠젠 이적 후 수비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손흥민은 스르나와의 맞대결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할 것 같다. 올해 두 번의 크로아티아전을 통해 스르나의 성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두 경기 모두 한국이 상대 팀과의 중원 싸움에서 밀리면서 동료 선수들의 활발한 공격 지원을 받지 못했으나 2선의 공격 가담이 돋보이는 레버쿠젠이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다. 다만, 보에니쉬가 부진하면 손흥민의 수비력 부담이 늘어나면서 골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공격보다 수비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 주말 호펜하임 원정에 결장하면서 체력과 컨디션을 끌어 올렸을 것이다. 손흥민이 스르나를 넘어야 레버쿠젠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과정이 탄력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장면은 손흥민의 챔피언스리그 득점이다. 올 시즌 3골 넣었으나 샘(10골) 키슬링(8골) 같은 다른 공격수들에 비해서 득점 횟수가 부족하다. 시즌 초반 레버쿠젠 전술에 적응하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골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스스로 득점 기회를 잘 만들어내는 타입인 만큼 샤흐타르 도네츠크 격파의 선봉장이 되어야 한다. 레버쿠젠의 챔피언스리그 16강을 이끌 해결사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