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으로 돌아온 박지성의 2013/14시즌 등번호가 33번으로 배정됐다. 에인트호번 홈페이지와 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에서 박지성의 등번호가 33번으로 표기됐다.
33번은 유럽 진출 이후 처음으로 달게 되는 등번호다. 2000년대 중반 에인트호번 시절에는 21번에서 7번으로 변경되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는 13번,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는 7번을 달았다. 국가 대표팀에서는 21번과 7번을 다는 경우가 많았으며 특히 7번의 이미지가 강했다.
[사진=PSV 에인트호번 선수들의 올 시즌 등번호. 박지성은 33번이다. (C) PSV 에인트호번 공식 홈페이지(psv.nl)]
박지성이 33번을 배정 받았던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글쓴이만의 추측은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박지성의 올해 한국식 나이는 33세이며 2013/14시즌 하반기에 접어드는 내년에는 만 33세에 접어든다. 나이 때문에 33번이 확정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나이가 사실이라면 33번으로 결정된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축구 선수의 등번호는 1~25번 사이로 집중된다.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경우 등번호 1~25번의 선수가 정규 선수로 등록된다. 때로는 등번호 배정이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의 AC밀란은 2000년대 후반 안드리 셉첸코, 호나우지뉴를 영입했을 때 각각 76번, 80번을 부여했다. 셉첸코는 1976년생이며 호나우지뉴는 1980년생이다. 현 AC밀란의 에이스 스테판 엘 샤라위의 1992년생이자 등번호가 92번이다. 박지성의 등번호 33번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일부 국내 축구팬들은 박지성이 에인트호번에서 7번을 달고 뛰기를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에인트호번에는 이미 7번으로 활약중인 선수가 있었다. 현재 에인트호번에서 7번을 맡는 스웨덴 출신 공격수 올라 토이보넨은 팀의 간판 공격수다. 2009년 1월 이적시장에서 에인트호번과 계약한 이후 125경기에서 59골 넣었다. 2011/12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으며 2012/13시즌에는 장기간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정규리그 13경기에서 7골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는 2경기 교체 출전을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 퀸즈 파크 레인저스 이적 때는 당시 팀의 간판이었던 아델 타랍(현 풀럼)의 등번호 7번을 배정 받았다.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가 박지성에게 7번을 부여했던 것. 타랍의 등번호는 10번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에인트호번에서는 달랐다. 지난해 여름에는 등번호 7번 부여와 더불어 팀의 주장까지 맡았던 일종의 특별 대우를 받았으나 에인트호번에서는 임대 선수다. 토이보넨이 다른 팀으로 떠나지 않는 한 7번을 달기가 어려웠다.
이 밖에 선덜랜드로 복귀한 지동원의 등번호도 변경됐다.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이전 당시에는 선덜랜드의 17번이었으나 올 시즌부터 27번을 달게 됐다. 27번은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시절의 등번호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매 경기 선발 출전하며 팀의 분데스리가 잔류를 공헌했던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