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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벌써 874억 투자' 맨시티가 심상치 않다

 

어쩌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2012/13시즌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두 명의 대형 선수 영입에 5100만 파운드(약 874억 원, 추정)를 투자했다. 벌써부터 선수 보강에 엄청난 돈을 쏟으며 2013/14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되찾으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승승장구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맨시티는 스페인의 오른쪽 윙어 헤수스 나바스, 브라질의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를 영입했다. 나바스 영입은 그의 소속팀 세비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됐다. 현재 스페인 대표팀 차출에 의해 메디컬 테스트가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서 알려진 이적료는 1700만 파운드(약 291억 원)로 알려져 있다. 맨시티는 한국 시간으로 7일 오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페르난지뉴 영입을 발표했다. 그의 소속팀 샤흐타르 도네츠크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적료는 3400만 파운드(약 583억 원)다.

 

 

[사진=페르난지뉴 영입을 공식 발표한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 (C) mcfc.co.uk]

 

나바스-페르난지뉴 영입은 다비드 실바, 야야 투레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나바스는 세비야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오른쪽 윙어로 활약했으며 실바와 포지션이 겹친다. 실바는 좌우 측면과 중앙을 골고루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로서 나바스와 공존할 수 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볼 배급과 돌파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만큼 서로의 콘셉트가 겹칠 우려가 있다. 나바스가 실바의 경쟁자일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나바스와 실바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출전 시간을 놓고 경쟁을 펼치는 관계다.

 

페르난지뉴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첼시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7분에 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기여했던 인물이다. 활발한 공격 가담과 정확한 패싱력, 빼어난 인터셉트를 과시하며 램파드-미켈 라인을 압도했다. 이러한 활약을 놓고 볼 때 투레와의 경기 성향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잠재적으로는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가레스 배리를 대체할 수도 있다. 맨시티로부터 엄청난 이적료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다음 시즌 많은 경기에 모습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맨시티는 나바스-페르난지뉴 영입으로 미드필더 가용 인원이 많아졌다. 그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일부 선수를 방출하거나 임대 보낼 수 있으나 백업으로 분류되는 미드필더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여름 맨시티로 이적했으나 로테이션 멤버였던 하비 가르시아와 잭 로드웰의 이적료는 각각 1600만 파운드(약 277억 원) 1500만 파운드(약 259억 원)였다. 잉글랜드의 중소 클럽이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다. 이번에는 나바스와 페르난지뉴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 대형 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강화와 더불어 '더블 스쿼드' 완성까지 노리게 됐다.

 

사실, 맨시티의 더블 스쿼드는 완성되지 않았다.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로테이션 멤버들이 충분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에 영입된 스콧 싱클레어는 맨시티 전술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만약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면 주축 선수들의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한 체력 안배 카드로 쓰이면서 시즌 초반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계속 얻었을 것이다. 에딘 제코도 많은 출전 시간을 얻으며 팀을 향한 애정을 쏟아냈을지 모를 일이었다.

 

맨시티는 바이에른 뮌헨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이 올 시즌 트레블을 달성했던 원인은 더블 스쿼드에 있었다. 독일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였던 마리오 고메스가 올 시즌 조커로 활용되었을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백업 선수들이 즐비하면서 주전 경쟁이 치열하다. 유프 하인케스 전 감독의 합리적인 선수 기용까지 더해진 끝에 3개 대회를 휩쓸었고 자신들의 더블 스쿼드가 유럽 최강임을 과시했다. 맨시티는 스쿼드만을 놓고 보면 바이에른 뮌헨처럼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잠재력이 있다.

 

관건은 곧 지휘봉을 잡을 차기 감독의 역량이다.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팀을 확실하게 장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맨시티는 선수들끼리 다투는 장면이 유난히 잦았다. 심지어 감독과 선수가 싸우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의 중심이었던 마리오 발로텔리는 지난 1월 AC밀란으로 떠났으나 여전히 구단은 슈퍼 스타의 영입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하인케스 전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을 엄격하게 다루었듯 맨시티의 차기 감독도 선수들을 강하게 다스리는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맨시티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유력한 인물은 마누엘 페예그리니 말라가 감독이다.

 

나바스-페르난지뉴를 데려온 맨시티는 이스코(말라가) 에딘손 카바니(나폴리) 영입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두 선수 영입을 완료하면 엄청난 이적료를 지출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적시장 분위기만을 놓고 보면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를 평정할 기세다. 물론 돈을 많이 쓴다고 항상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다. 다만, 맨시티의 현재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