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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3부리그 득점왕, FIFA 발롱도르 수상할까?

 

어쩌면 2013년 FIFA 발롱도르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몫이 되지 않을수도 있다.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대패로 탈락이 유력해졌다. 아직 4강 2차전이 남았으나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의 기세를 꺾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스페인 두 거함이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 메시와 호날두의 FIFA 발롱도르 수상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에는 메시가 2011/12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실패속에서 한 시즌 최다골과 한 해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FIFA 발롱도르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2013년에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며 5년 연속 FIFA 발롱도르의 위업을 이룰지 의문이다. 메시의 2012년 수상은 2011/12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첼시에서 FIFA 발롱도르에 선정될 만한 선수가 없었던 또 다른 요인이 있었다. 첼시 우승의 주역 디디에 드록바(갈라타사라이)는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24경기에서 5골 1도움에 그쳤다. 페르난도 토레스는 두말 할 필요 없다. 또한 첼시는 2012/13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레반도프스키, 2013 FIFA 발롱도르 수상할까?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2013년 FIFA 발롱도르는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에서 배출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분데스리가 우승을 달성했으며 DFB 포칼컵 결승에 진출하며 트레블을 꿈꾸고 있다. 토마스 뮐러, 단테, 필립 람, 아르연 로번 등 다수의 선수들이 골고루 잘했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돋보인다.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 1위(27경기 22골) 챔피언스리그 득점 2위(11경기 10골)를 기록중이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전에서는 혼자서 4골 넣는 괴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렬하게 심어줬다.

만약 도르트문트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하면 FIFA 발롱도로는 레반도프스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도르트문트 돌풍은 레반도프스키의 공이 컸다. 더욱이 레반도프스키는 '결승에서 맞붙을 수 있는' 바이에른 뮌헨전에 대한 기분 좋은 추억이 있다. 지난 시즌 팀의 마지막 경기였던 DFB 포칼컵 결승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팀의 5-2 대승을 이끌고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지금까지 바이에른 뮌헨전 8경기에서 5골 터뜨렸으며 지난 시즌 해트트릭을 놓고 볼 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득점이 기대된다.

레반도프스키는 레알 마드리드전 4골에 힘입어 챔피언스리그 득점 선두를 노리게 됐다. 1위 호날두(12골)를 두 골 차이로 추격중인 상황. 만약 호날두가 4강 2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면 레반도프스키의 득점왕 등극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레반도프스키가 남은 경기에서 골을 넣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르트문트가 1996/97시즌 이후 16년 만에 유럽을 제패하려면 레반도프스키의 득점이 필요하다. 굳이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이 되지 못해도 도르트문트의 우승은 레반도프스키의 FIFA 발롱도르 수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하다.

레반도프스키, FIFA 발롱도르 수상의 두 가지 변수

FIFA 발롱도르 수상의 변수는 인지도다. 레반도프스키가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4골 넣었으나 메시-호날두가 그동안 쌓았던 명성에 비해 부족함이 있다. FIFA 발롱도르는 축구 기자단과 FIFA 가맹 209개 협회 대표팀 감독과 주장의 투표에 의해 수상자가 결정된다. 원칙적으로는 매년마다 세계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친 선수를 뽑는 것이 맞으나 투표 권리가 있는 누군가는 자신의 주관적 성향에 맞는 선수를 지목할 수 있다. 다만, 레반도프스키가 2013년 하반기 소속팀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면 이 같은 불안 요소를 충분히 해소하게 될 것이다.

골치아픈 변수는 폴란드 대표팀이다. 폴란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H조 3위(2승 2무 1패, 승점 8)에 머물렀다. 1위 몬테네그로(4승 2무, 승점 14) 2위 잉글랜드(3승 3무, 승점 12)를 넘기가 쉽지 않다. 두 나라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렀으나 잉글랜드와의 승점 차이가 4점이다. 잉글랜드를 밀어내고 조 2위로 유럽 예선 일정을 마쳐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결코 쉽지 않다. 만약 브라질행이 좌절되면 레반도프스키의 FIFA 발롱도르 수상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레반도프스키, 폴란드 3부리그 득점왕이었다

하지만 레반도프스키는 메시-호날두 같은 우리들에게 익숙한 축구 영웅과 차원이 다른 자신만의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폴란드 3부리그와 2부리그, 1부리그 득점왕에 이어 분데스리가 득점 선두를 질주중인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특히 유럽 변방 리그로 꼽히는 폴란드에서 3부리거로 활동했던 것이 눈에 띈다. 18~19세였던 2006/07시즌 당시 폴란드 3부리그에 속했던 즈니치 프루슈코프에서 득점왕(27경기 15골)에 오른 것과 동시에 팀을 승격시켰다. 슈퍼 스타로 발돋움하는 첫 시작이었다.

그 이후 레반도프스키는 2007/08시즌 2부리그에서 32경기 21골로 득점왕을 거머쥐었고 1부리그에 속한 레흐 포즈난으로 진출했다. 2009/10시즌에는 28경기 18골로 득점왕에 등극한 것과 동시에 소속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며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 스카우트됐다. 2010/11시즌에는 로테이션 멤버로 뛰었으나 분데스리가 33경기에서 8골 넣으며 팀의 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2011/12시즌에는 분데스리가 34경기에서는 22골 작렬하며 루카스 바리오스(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긴 것과 동시에 도르트문트의 분데스리가 2연패 일등공신이 됐다. 올 시즌에는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많은 골을 터뜨리는 상황.

레반도프스키는 2008/09시즌부터 이어졌던 메시의 독주 혹은 메시와 호날두의 No.1 경쟁 구도를 깨뜨릴 유력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불과 며칠전까지 국내 여론에서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가레스 베일(토트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 라다멜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같은 '인간계 최강' 후보에서 자주 거론되지 못했으나 레알 마드리드전 4골로 자신의 영향력을 끌어 올렸다. 이들과 달리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면서 '신계'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 한때 폴란드 3부리그 선수였던 레반도프스키의 '수직 상승'이 세계 최고의 선수를 상징하는 FIFA 발롱도르 수상으로 이어질지 앞으로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