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지은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이 유럽 최강의 전력으로 손꼽히는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를 물리쳤다. 그것도 대량 득점으로 승리했다.
뮌헨은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3시 45분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바르사전에서 4-0으로 이겼다. 전반 25분 토마스 뮐러의 골을 시작으로 후반 4분 마리오 고메스, 후반 28분 아르연 로번, 후반 37분 뮐러의 득점으로 바르사에게 4실점을 안겨줬다. 뮐러는 바르사전에서 2골 1도움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막강한 수비력으로 리오넬 메시를 봉쇄하며 바르사를 무실점으로 제압한 것도 의미있다. 두 팀의 2차전은 5월 2일 캄 노우에서 펼쳐진다.
[전반전] 뮐러 선제골, 뮌헨이 바르사를 압도했다
홈팀 뮌헨은 경기 초반부터 바르사에게 점유율 열세를 나타냈으나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취하지 않았다. 바르사가 자기 진영에서 지공을 펼칠 때 앞선에 있는 선수들이 포어체킹을 시도하며 상대 팀 공격을 끊으려 했다. 단테, 슈바인슈타이거가 인터셉트에 성공했고 리베리-뮐러-로번 같은 2선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인 압박을 펼치면서 바르사 선수들의 활동 반경이 자기 진영과 하프라인쪽에 제한됐다. 포어체킹에 이은 역습으로 선제골을 넣겠다는 것이 뮌헨의 작전이었다. 공격시에는 알라바-람 같은 풀백들이 오버래핑을 펼치며 화력 지원을 했다.
반면 바르사는 산체스-메시-페드로로 짜인 스리톱이 뮌헨의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볼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팀의 패스 줄기가 페널티 박스와 무관한 공간에서 활발히 연결되었을 뿐이다. 메시는 2선에서 볼 터치가 많았을 뿐 평소와 달리 상대 팀의 허를 찌르는 공격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측면에서는 산체스가 고립됐다. 람-보아텡의 협력 수비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페드로는 볼 터치가 많았으나 임펙트가 부족했다.
전반 25분에는 뮐러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골대 오른쪽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단테의 헤딩 패스를 머리로 밀어 넣었다. 뮌헨은 1-0 이후에도 포어체킹의 강도를 높이며 바르사에게 반격의 틈을 주지 않으려 했다. 전반 35분에는 로번이 이니에스타의 볼을 빼앗은 뒤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이 있었다. 뮌헨은 전반 37분까지 점유율에서 38-62(%)로 밀렸으나 슈팅 4-1(개)과 코너킥 8-2(개) 횟수에서 앞섰다. 특히 코너킥이 많으면서 바르사 선수들이 공격에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바르사가 점유율에서 앞섰을 뿐 뮌헨이 전반전을 지배했다.
바르사의 점유율 우세는 의미가 없었다. 자기 진영과 하프라인에서 볼을 주고 받는 장면이 많았을 뿐이다. 상대 팀 선수들의 활동 반경을 분산시키려 했으나 뮌헨 포어체킹에 의해 여러차례 공격이 끊기는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에는 슈팅이 단 1개에 그쳤다. 세 명의 공격수가 따로 놀면서 위협적인 공격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던 것. 빌라노바 감독이 지략 대결에서 '스페인 축구에 해박한' 하인케스 감독에게 밀렸다.
[후반전] 고메스-로번-뮐러 골, 뮌헨의 대승
후반 4분에는 고메스가 팀의 두번째 골을 터뜨렸다. 로번의 오른쪽 코너킥에 이은 뮐러의 헤딩 패스를 골대 중앙에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뮌헨은 2-0 이후 두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대량 득점을 노려봤다. 수비 상황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상대 팀 공격을 끊는데 집중했다. 후반 13분에는 람이 오른쪽 측면에서 이니에스타를 끈질기게 마크하며 페널티 박스 안쪽 침투를 막았다. 중앙에서는 단테의 무결점 수비가 돋보였다. 제공권과 몸싸움, 위치선정, 인터셉트에 이르기까지 안정감 넘치는 모습을 유지했다.
바르사는 후반 중반에도 공격이 쉽게 풀리지 못했다. 이른 시간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으나 빌라노바 감독이 기존 선수들을 너무 믿었다. 뮌헨 수비에 읽히는 공격을 반복하며 이렇다할 득점 기회를 연출하지 못했다. 후반 24분에는 바르트라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발의 힘이 부족했다. 반면 뮌헨은 후반 26분 고메스를 빼고 구스타보를 교체 투입하면서 수비를 강화했다. 오히려 뮌헨의 선수 교체 타이밍이 더 빨랐다.
뮌헨은 후반 28분 로번 추가골에 의해 3-0으로 달아났다. 로번은 페널티 박스 오른쪽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알바를 따돌린 뒤 왼발 슈팅으로 바르사 골망을 흔들었다. 다만, 로번의 골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뮐러가 알바에게 파울성 플레이를 펼치면서 로번이 손쉽게 골을 넣었다. 그 이전의 고메스 골 장면은 오프사이드 소지가 있으며, 전반전에는 바르사 선수의 손에 볼이 닿았던 장면이 세 번 있었으나 주심은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4강 답지 않게 심판 판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후반 37분에는 뮐러가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골대 가운데로 접근했을 때 알라바의 왼쪽 컷백을 오른발 슈팅으로 밀어 넣으며 이날 두 골을 기록했다. 뮌헨이 4-0으로 앞서면서 1차전 승리를 굳힌 것과 동시에 결승 진출 전망이 밝아졌다. 후반 44분에는 알바가 로번의 얼굴에 볼을 던지는 행위로 경고를 받았다. 기존에 경고가 누적되면서 2차전에 뛸 수 없게 됐다. 경기는 뮌헨의 4-0 승리로 끝났다.
-바이에른 뮌헨vsFC 바르셀로나, 출전 선수 명단
바이에른 뮌헨(4-2-3-1) : 노이어/알라바-단테-보아텡-람/슈바인슈타이거-마르티네스/리베리(후반 43분 샤키리)-뮐러(후반 38분 피사로)-로번/고메스(후반 26분 구스타보)
FC 바르셀로나(4-3-3) : 발데스/알바-바르트라-피케-알베스/이니에스타-부스케츠-사비/산체스-메시-페드로(후반 38분 비야)